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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들 건강 챙기는 귤정이 되었으면…”

<인물포커스> 성남의료생활협동조합 부설 ‘우리한의원’ 박재만 원장

김락중 | 기사입력 2010/04/03 [01:13]

“주민들 건강 챙기는 귤정이 되었으면…”

<인물포커스> 성남의료생활협동조합 부설 ‘우리한의원’ 박재만 원장

김락중 | 입력 : 2010/04/03 [01:13]
성남지역에서 최초로 조합원이 한방병원의 주인인 ‘우리한의원’이 개설됐다. ‘우리한의원’은  건강과 나눔의 공동체를 지향하는 성남의료생활협동조합이 지역사회에서 주민들의 건강과 생명을 책임지기 위한 진료활동을 목적으로 설립한 부설 한방 의료기관이다.

‘우리한의원’은 지난 1월 30일 성남시 수정구 옛 인하병원 사거리 메드위즈빌딩 9층에 새로운 둥지를 틀고 개소식을 갖은 뒤 ‘돈 보다 성남시민들의 생명과 건강을 위하여~!’라는 모토로 2월초부터 정식 진료를 시작해왔다. 
 
▲ 성남의료생활협동조합 부설 '우리한의원' 박재만 원장과 직원들.     ©성남투데이

성남의료생협(이사장 장지혜)은 지난 2007년 발기인대회를 시작으로 성남지역에서 주민과 의료인이 협동하여 가족과 이웃의 의료와 건강 생활의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소비자생활협동조합법에 근거한 협동조합운동을 전개해왔다.

이에 따라 조합원들의 출자로 의료기관을 설립해 환자의 권리와 생명가치를 존중하는 본건의료 활동을 실현하고 지역주민의 참여로 질병이 발생하기 전에 건강을 지키는 예방보건의 실천을 비롯해 지역주민과 의료인이 함께 협력해 건강한 지역공동체를 만들기 위해 병원설립을 준비해 왔다.

그 동안 700여명의 조합원과 1억2천여만 원의 출자금을 바탕으로 병원을 개원하려 했으나, 아직까지 병원 개원은 여러 가지 여건상 시기상조로 한의원을 먼저 개소를 한 것이다.

성남의료생협 부설 의료기관인 ‘우리한의원’은 돈보다 건강을 먼저 생각하는 한의원으로 조합원 및 가족들의 건강을 챙기는 주치의제를 운영하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또한 국내산 유기농 약재 옴니허브 등 믿을 수 있는 약재를 사용하고 도기 약탕기, 약재 세척 등 세심한 부분까지도 고려하고 한방카페와 갤러리, 북카페 등 조합원을 비롯한 시민들의 만남의 장소로도 활용이 가능한 참여형 공간으로 만들어 개방을 한다.

특히 우리한의원은 생애주기별 건강검진 및 진료, 방문진료 실시, 진료예약제 실시와 의견 개진함을 통해 조합원들의 의견이 직접 반영되고 경영현황을 공개하는 투명경영을 통해 조합원이 실질적인 주인이 될 수 있도록 민주적인 운영을 할 방침이다.

진료과목은 한방내과, 소아과, 부인과, 신경과, 이비인후과, 재활의학과, 침구과, 사상체질과 등이며 초대 한의원 원장으로는 서울녹색병원 한방과 과장을 역임한 청년한의사회 길벗 회장인 박재만 원장이 수고로움을 아끼지 않았다.
 
우리한의원의 진료시간은 평일 오전 9시30분~1시, 오후 2시~7시까지이며 토요일에는 오후 4시까지 진료를 하고 일요일과 공휴일에는 휴진을 한다. 지난  3월부터는 밤 9시까지 일하는 사람들을 위한 야간진료도 시행해 오고 있다.

다음은 ‘우리한의원’ 박재만 원장과의 인터뷰 전문이다.

▲ 성남의료생협 부설 '우리한의원' 박재만 원장.     ©성남투데이
-. 성남의료생협이 운영하는 ‘우리한의원’에 대해 먼저 소개해 달라.


‘우리한의원’은 성남의료생활협동조합이 개설한 의료기관이다. 의료생협은 지역주민들의 의료를 우리 스스로 해결하고자 만들었고 출자금을 바탕으로 공동 운영을 하고 있다. 현재는 한의원 개원을 시작으로 앞으로 일반의원, 치과, 건강검진센터, 장기요양기관 등을 설립 확대 운영해 나갈 것이다. 한의원 개원도 성남의료생활협동조합원들의 설문조사를 실시해 먼저 개설한 것으로 조합원들의 의견수렴을 기본으로 해서 한의원을 개설 운영하게 된 것이다.

-. 의료생협이 운영하는 ‘우리한의원’의 원장으로 오시게 된 계기는?

서울에 있는 녹색한방병원에서 4년간 재직하며 의료활동을 펼쳤다. 병원 특성상 산재환자를 비롯해 노동자 치료 전문병원으로 좋은 취지의 뜻을 지난 병원이었다. 운영이나 취지도 나름대로 특색도 있었고... 그러던 도중 병원근무 이전을 검토하면서 나름대로 고민을 하는 과정에서 서울의료생협에서 활동하는 한의사 선배로부터 성남의료생협을 소개받았다. 성남의료생협 관계자가 한의원 개원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몇 번 찾아와서 일하자는 제안을 받은 뒤 적극 검토했다. 그 과정에서 의료생활협동조합 준비과정과 조합원이 주민들 스스로 운영하는 의료기관의 취지가 좋다고 생각해서 여기까지 오게 됐다.

-. ‘우리한의원’ 원장이외에도 청년 한의사들의 모임인 ‘길벗’이라는 모임의 대표도 맡고 있는 등 사회적 참여와 관심도 많은 것으로 아는데?

기본적으로 의료의 문제는 사회적인 문제라고 본다. 의료 시스템을 비롯해서 법적 제도적인 문제 등.... 이러한 의료문제는 시민들의 건강권, 노동자 농민 등 서민계층들의 문제가 잘 풀려가야 사회적인 해결점을 찾을 수 있는 것이다. 성남의료생협이 좋은 인테리어와 좋은 서비스, 친절만을 표방하는 것이라면 아마도 메리트가 없었을 것이다. 그러나 위에서 언급한 사회적 시스템과 연계해 지역보건사업이나, 의료현안 문제에 대해 관심을 갖고 참여 가지는 모습이 좋은 모습니다. 기본적으로 의료인은 사회 공공재에 대해 관심을 많이 가져야 한다고 본다. 그런 의미에서 민중과 함께하는 한의계진료모임인 ‘길벗’ 대표를 맡고 있다. 비정규직 노동자, 농민, 사회적 약자, 소외되고 고난 받는 자, 사회적 문제로 인한 곤경에 처한 자 등에 대한 의료지원 활동도 펼치고 있다.

-. ‘우리한의원’이 일반 다른 한의원들과의 차별과 특징적인 것은 무엇인가?

가장 큰 특징은 소유와 운영을 누가 하고 있느냐는 것이다. 의료기관은 공공의료와 사적기관이 있는데.....의료생활협동조합은 엄밀히 공공은 아니지만  그래도 의료당사자 주민이 주인이 되는 구조를 가지고 있다. 출자도 직접 하고 운영도 조합원인 주민들의 목소리를 반영할 수 있는 구조, 즉 이사회나 총회, 병원경영위원회 운영(일반 병원의 기획실에 해당)에 평 조합원의 목소리가 반영될 수 있는 구조를 가지고 있다. 여기에서 병원운영 전반적인 계획을 논의하기도 한다. 일반 병원에서는 기획실이 친절 등 경영마인드로 접근을 하지만 여기는 조합원이 실질적인 주인으로 참여하고 의견을 개진하는 등 근본적인 차이가 있다고 본다. 개인적으로도 한의원의 수익보다는 주민의사를 잘 반영하는 것이 주요 관심사다. 물론 한의원 경영적인 측면을 전혀 배제할 수는 없지만......그래도 수익보다 병원 문턱이 높다면 소용이 없다고 본다. 일반 병원과 한의원과는 출발 점 자체가 근본적으로 다르다고 본다.

지난 2월 8일 개원이후 정식 진료에 들어간 뒤 기본 의료기관으로서의 세팅 하면서 운영을 하고 있다. 한의원 운영을 하면서 수익으로부터 자유로워 환자들에 대한 적정진료를 염두해 두고 있다. 수익을 염두해 둔 과잉진료는 배제하고 있고.....특히 침, 뜸, 부황과 약재는 친환경 유기농 약재를 선호하는 경향이 높아 비용이 더 들더라도 이러한 좋은 약재를 가지고 한약처방을 내리고 있다.

이외에도 모든 조합원의 건강 기록부를 작성하기 시작했다. 일반병원에 가면 현재 아픈 것 만 언급하는데 우리는 과거 병력, 가족력 등을 기재한 자료를 가지고 진료를 하고 있다. 체계적인 관리 자료 데이터가 필요하고 그것이 환자의 진료에 도움이 된다. 또한 지역주민들 가운데 병원에 못 오는 거동 불편자, 임산부, 독거노인, 장애인 등 내원이 어려운 사람들을 대상으로(한의사 1명 더 들어오면) 방문 진료도 계획하고 있다. 한의원 이외에 별도의 사랑방도 운영하고 있어  건강교실과 요가 등 조합원들을 위한 정기적인 프로그램도 운영할 예정이다.
 
▲ 성남의료생협 부설 '우리한의원' 박재만 원장.     ©성남투데이

-. 지난 2월 초 개원 이후 운영초기라서 어려운 점들도 많을 것 같은데.....한의원 운영은 전반적으로 어떤가?

의료생활협동조합 의료기관 취지는 좋은데 경영적자의 문제가 예견은 되었다. 개원 이전에 걱정도 많이 있었고.....그러나 다행히 경영 어려움에 대한 짐은 좀 덜었다. 결산 이전이기는 하지만 경영상의 문제는 어려운 정도는 아니다. 점차 한의원 운영기반을 잡아가고 있고 앞으로는 진료 운영 내실 있고 세련되게 할 것이다. 조합원인 주민들이 더 활용할 수 있도록 하면 병원 운영도 점차 나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 그동안 조합원들이나 내방 환자들의 반응은 어떠한지?

조합원들이 처음 병원을 설립한 것이어서 기대심리가 많을 텐데......기본적으로 의료기관에 대한 신뢰가 많다. 그게 더 좋다. 속도니 말로 간 한번 보러오는 것이 아니라 믿고 신뢰하는 관계, 사전에 교감하고 신뢰를 가지고 가기 때문에 그게 좋은 것 같다. 한번 진료를 본 환자들에 대해서는 모니터링을 통해 내원 환자의 불편한 점, 개선할 점 등을 파악해 병원경영위원회에서 개선책과 대응방안을 마련할 예정이다. 개원초기라 다양한 불만 사항 들어오고 있지만, 조합원들이 운영하는 병원이다 보니 의견을 수렴해서 적정한 나름대로의 방안을 제시해 나갈 것이다. 일방적인 진료와 치료권고가 아니라 한의사와 환자가 의사소통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 나갈 것이다. 이를 위해 병원경영위원회 산하에 소위원회로 환자 모니터링 작업을 진행한다. 월 50명 이용환자 대상으로 만족도 조사를 정기적으로 실시해 기본적으로 친절했는지, 의사환자와의 커뮤니케이션은, 환자 진료비용 적정한지, 시설은 여건은? 등등 이들에 대해 모니터링 작업을 통해 병원 운영에 반영할 것이다 .

-. 성남지역이 저소득층들이 많아 의료생협 부설이기는 하지만 공공의료에 대한 고민도 있을 텐데....

환자들의 질환 자체가 경제적으로 어려운면 포기하기도 하는데....경제적인 문제에 대해 덜 고민할 수 사회적인 장치가 필요하다. 생협이 지역보건의료사업을 고민하면서 의료 사각지대에 방치되어 있는 저소득층, 차상위계층 등 보건증진사업 등을 계획하고 있다. 병원 운영 초기라 지금 확대하기는 어렵지만 장애1급 비급여 환자 비용절감 이라든지 병원경영위원회에서 논의해서 조금씩 결정을 해가고 있는데 병원경영 자체 수익금 또는 외부에서 별도로 지역사회 보건기금 만들어 의료 소외계층에 대한 지원사업 등도 고민하고 있다.

-. 평소 건강한 삶을 영위하기 위한 조언 한마디를 해 준다면.....?

건강은 병원에 와서 관리하는 것만이 아니라 일상생활에서의 처방이 더 중요하다. 기본적으로 음식 등 식습관, 운동 등 환자에게 전반적인 생활을 설계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필요하다면 집에서 먹는 물도 약재를 달여서 먹게끔 하는 등 사전 예방활동이 필요하다고 본다.

-. 마지막으로 조합원들과 시민들에게 한마디 해준다면...?

성남의료생협이 처음으로 의료기관인 한의원을 운영하고 있는데......지난 후원의 밤에 ‘귤정’에 대해 언급을 했었다. ‘귤정’은 한마디로 귤나무 숲에 있는 우물이다. 예전에 한 의사가 치료를 하면서 돈이 없는 사람에게는 치료비 대신 우물 있는 곳에 귤나무를 심게 했는데 나중에 그 귤나무들이 자라서 귤나무 숲이 되었다. 그래서 귤나무 숲 속에 있는 우물에서 귤향이 났는데 마을 주민들이 그 이후 그 우물물을 마시면서 병치레도 하지 않고 건강해 졌다는 얘기가 있다. 성남의료생협과 우리한의원도 일종의 마을인데...주민들의 건강을 챙기는 ‘귤정’이 되었으면 한다. 성남의료생협 임원들을 비롯해 조합원들, 그리고 저나 간호사들도 한결같은 마음이다. 앞으로 많이들 이용해주시고 건강하게 사용을 했으면 좋겠다.
 
▲ 성남의료생협 부설 '우리한의원' 박재만 원장이 어린이 환자에게 침을 시술하고 있다.     ©성남투데이

▲ 깔끔하게 정리되어 있는 우리한의원 진료실.....     ©성남투데이
▲ 성남의료생협 부설 '우리한의원'의 약재실과 탕비실.     ©성남투데이
▲ 성남의료생협 부설 '우리한의원'의 약재실 입구에는 환자들이 직접 볼 수 있는 유기농 한방약재들이 진열되어 있다.     ©성남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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