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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폭력은 개인적인 일이 아니다"
사회구조에서 발생...국가가 직접 나서 해결해야

[인터뷰] 성남여성의전화 이시정 대표

이창문 기자 | 기사입력 2004/05/19 [06:32]

"가정폭력은 개인적인 일이 아니다"
사회구조에서 발생...국가가 직접 나서 해결해야

[인터뷰] 성남여성의전화 이시정 대표

이창문 기자 | 입력 : 2004/05/19 [06:32]
올해로 10주년을 맞이한 성남 여성의전화는 가정과 사회에서 부당한 대우를 받는 여성들의 고통을 함께 하면서 여성들의 잃어버린 권리를 회복하고, 나아가 여성들의 사회, 경제적 참여의 기회를 넓혀 평등한 사회를 열어 가고자 지난 1994년 12월에 설립됐다.
 
성남 여성의전화 부설 기관으로 가정폭력상담센타와 성남성폭력상담소가 있으며 여성인력개발센터를 위탁운영하고 있다. 또한 365일 24시간 운영되는 여성위기상담전화 '여성1366(국번없이 1366)'을 통해 직접적이고 구체적인 도움을 주고 있다. 
 
가정의 달을 맞이하여 지난해부터 성남 여성의전화를 이끌어 오고 있는 이시정 대표를 만났다.
▲ 성남여성의 전화 이시정 대표     ©우리뉴스

 ▷ 언제부터 성남 여성의 전화에서 일하게 되었는가?
 
▶ 9년 전에 성남으로 이사오면서 지역 사회에 관심을 갖게됐다. 이전에는 사회운동에 대해 너무 몰랐다. 그러던 어느날, 택시기사로부터 성남에 가정폭력과 성매매가 많다는 얘기를 듣고 서 지역에서 내가 할 일이 무엇일까 생각하게 됐다. 그래서 성남 여성의전화에 들어오게 됐다. 지금은 '하나의 지푸라기라도 되겠다'라는 심정으로 일하고 있다.

▷ 여성의전화를 이끌어오면서 어려운 점은 무엇인가?
 
▶ 내담자에게 도와 줄 수 있는 한계에 부딪히는 경우가 많다. 법이 멀기 때문이다. 폭력은 개인적인 일이 아니다. 성매매 가정폭력은 사회구조에서 오는 것이기 때문에 NGO가 아닌 국가에서 지원해 해결해야 한다. 내담자가 올 때 무료법률 등을 해 주지만 피해자의 절박한 도움을 줄 수 없다는 것에 어려운 점이 있다. 국가적인 차원에서 해야 할 일을 우리가 하고 있다는 것에 화가 난다. 국가적 제도적으로 뒷받침을 해줘야 한다. 정말 한계를 느낀다. 가정의 인권도 지키지 못하는 여성들에게 이렇다할 지원을 해주지 못하고 있다는데 매번 고민하고 있다.
 
▷ 가정폭력으로 인한 내담자 사례 중에 대표적인 것이 있다면?
 
▶ 남편의 가정폭력으로 인해 아들의 정신적 심리적인 고통이 이만저만이 아니다며 내담한 사례가 있다. 문제는 아들이 요사이 '아빠같은 행동을 한다'는 것이다. 아들이 남편처럼 똑같이 될까 두려워 이혼을 결심했다고 한다. 그런데, 이 아내는 경찰에 끌려가는 남편이 불쌍해 보인다는 것이다. 결혼생활이 오래 되면 판단하기가 어려워지는 경우다. 교육을 통해 일깨워주어도 행동으로 옮기기가 어렵다는 반증이다. 
 
▷ 가정폭력 사건은 잘 처리되고 있는가?
 
▶ 가정폭력법이 시행 된지 몇 년이 지났는데도 인식이 변하지 못하고 피해자에게 적절하게 합으로 도출해 내려고 하고 있다. 며칠 전에도 경찰의 수사태도를 하소연하는 한 피해자가  있어 진상을 확인하고 담당자가 공식적으로 개입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여성청소년계 하고는 지원요청시 협조적이며 의견들도 적절하게 수렴하고 있다. 요즘은 경찰들이 직접 피해여성을 데리고 오는 사례도 있다. 하지만 아직도 미진한 부분들이 많다.

▷ 경찰 수사과정에 문제점은? 
 
▶ 경찰을 불렀는데도 남편 앞에서 '끌고 가봤자 벌금 150만원이 나오니 참아라 한다는 것이다. 이유없이 남편이 폭력을 행사하지 않는다면서. 그로 인해 정신적인 피해가 더 생겨난다는 것이다. 이런 경우 확인하여 경찰서 감사실에 신고를 한다. 증거주의가 잘 채택되었으면 한다. 증인 없이도 피해자의 진술을 통해 받아들여져야 한다는 것이다. 너무 남성위주의 법으로 기울어져 있다. 조사과정에서 가부장적인 사고와 주관적인 판단 하에 조사를 하다보니 피해자가 더 양산되는 것이다. 가정폭력의 피해자에게 "그 정도 가지고 그러시냐 돌아가라" 하며 설득을 한다는 것은 "맞아 죽어라" 하는 것과 같은 무언의 폭력이다. 가정보다 인권이 중요하다. 그렇기 때문에 가슴이 아프지만 극약처방으로 강력하게 대처해야 한다.
 
▷ 경찰 수사과정 이외의 문제점은?
 
▶ 의료적 측면에서 법적 제반이 미약하다. 폭력이 가해졌을 때 병원에서는 가정폭력 건은 의료보험이 안된다는 것이다. 어쩔 수 없이 넘어져서 다쳤다고 해야 한다. 의료보험을 받으려면 진단서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 이러한 가정폭력에 대해 피해 여성들은 어떠게 대처해야 하는가?
 
▶ '폭력이 범죄다'라는 인식이 중요하다. 폭력을 가해하는 것은 이유가 없다고 본다. 사회적으로 "남자는 그럴 수 있다"라는 통념 속에 스스로 "내가 잘하면 고쳐지겠지"라는 인식부터 버려야 한다. 때리는 이유는 없기 때문이다. 요즘 30대는 40-50대와 다르다. 여성관련 법안이 만들어져 있고 대처하고 있는 방법도 잘 알고 있다. 또한 여성의전화 등 관계기관에 도움을 잘 요청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끊임없이 가정폭력이 양산되고 있다.
 
▷ 가정폭력의 예방대책이나 극복방향이 있다면?
 
▶ 가정폭력의 인식이다. TV에서 다루고 있지만 아직도 가해자뿐만 아니라 피해자들에게 인식의 폭을 넓혀줄 홍보의 장이 별로 없다. 현재 기관을 찾아오는 내담자들에게 '가정폭력은 범죄다'라는 인식을 확인시켜주고 있으며 그런 방향으로 가고 있다. 종교쪽에서도 가정폭력을 근절하기 위한 가정의 중요성을 많이 얘기하고 있다. 가정문화의 중심에서 구성원간에 깊이 있는 대화와 인정 등 가정에서 먼저 출발해야 한다고 본다. 가정이 건강하면 사회가 건강하듯 가정에서 끊임없이 노력해야 한다. 성폭력의 교육, 가정의 중요성 인식과 소중함을 일깨우는 교육, 가해 대상자의 가정 접근 방법 등 많은 교육을 제공하고는 있으나 재정적 지원이 어렵다는 것이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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