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우리당 시의원들이 성남시의회 박권종 부의장에 대한 불신임 결의안을 제출해 오는 23일 열리는 성남시의회 제142회 임시회에서 다루어질 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는 가운데 박 부의장이 동료 시의원들에게 설 명절을 앞두고 전복 선물세트를 전달해 물의를 빚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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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남시의회 박권종 부의장이 동료의원들에게 선물한 전복 선물상자 © 조덕원 |
시의회에 따르면 최근 박권종 부의장은 설 명절을 앞두고 민주노동당 김현경, 최성은 의원을 제외하고 동료 시의원들에게 전복 선물세트를 돌렸으나, 불신임안을 발의했던 열린우리당 의원들이 이를 의회 사무국에 반납을 하는 웃지 못할 해프닝이 벌어졌다.
민주노동당 의원들은 아예 당의 방침으로 명절 등 일상적으로 일체의 선물을 받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 김현경, 최성은 의원은 아예 명단에서 빠졌지만, 열린우리당 시의원들의 이번 행동은 상당히 이례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열린우리당 일부 시의원들은 전복 선물을 제3자를 통해 의회 사무국에 반납을 하기도 했고, 일부 의원들은 직접 전복 선물세트를 의회 사무국을 방문해 반납을 하는 진풍경이 연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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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복선물 상자에는 박권종 부의장 명의의 "즐거운 설 명절되십시요"라는 인사말이 적혀 있다. © 조덕원 |
14일 오후 이에 대한 본지의 취재 과정에서도 성남시의회 사무국을 직접 방문해 전복을 반납한 열린우리당 시의원협의회 대변인인 김해숙 의원이 목격됐다.
김해숙 의원은 상당히 머쓱한 모습으로 의회 사무국 직원에게 전복 선물세트를 반납한 뒤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오는 23일 박권종 부의장의 불신임 결의안은 제출해 놓고 있는 상황에서 명절때 의례적으로 의장, 부의장이 돌리는 선물이기는 하지만 박 부의장의 선물을 받기가 좀 그렇다”며 전복 선물세트 반납의 배경이 부의장 불신임안과 연계되어 있음을 우회적으로 설명했다.
일부 또 다른 의원은 “박권종 부의장의 불신임 결의안이 제출되어 있는 상황에서 설 명절 때 관례적으로 돌리는 것이라고는 하지만 시기적으로 적절치 않아 보이는 행동이었다”며 “박 부의장이 좀더 자숙하고 의정활동 전반에 대해 돌이켜 보면서 큰 결단을 내려야 할 때”라고 충고했다.
한편, 박 부의장의 전복선물 지출내역이 시민들의 세금인 업무추진비(판공비)가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 시의회 관계자는 "부의장 명의의 전복선물은 부의장 업무추진비(판공비)와는 별개로 부의장 개인이 직접 마련한 선물이다"며 "의회 사무국에서 업무추진비로 지출된 것은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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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열린우리당 김해숙 의원이 의회 사무국을 직접 방문해 박 부의장의 전복선물을 반납하고 있다. © 조덕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