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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구시가지를 죽이려 하는가

우리당 최만식의원, 시의회 본회의에서 ‘시청 이전 반박’

벼리 | 기사입력 2006/11/23 [14:23]

누가 구시가지를 죽이려 하는가

우리당 최만식의원, 시의회 본회의에서 ‘시청 이전 반박’

벼리 | 입력 : 2006/11/23 [14:23]
“구시가지가 죽느냐, 사느냐 하는 중대 기로에 있다. 시청이 수정구에서 빠져나가면 구시가지 시민들에게는 크나큰 타격을 안겨줄 것이다. 시청은 구시가지 시민들에게는 숨통과 같다. 이대엽 시장을 비롯한 관계 공무원들에게 호소한다. 수정구를 살려 달라. 중원구를 살려 달라, 성남시를 살려 달라.”(열린우리당 최만식 의원의 시청 이전에 대한 이의제기 중 일부)

23일 열린우리당 최만식의원이 시청 이전을 저지하기 위해 이대엽 시정부와 이에 명확한 근거없이 동조 태도를 보이고 있는 한나라당에 대한 반박을 전개했다. 전날 경제환경위에서 있은 ‘여수 국민임대주택단지 내 공공청사 부지매입 및 시청사·의회 신축의 건’에 대한 한나라당 의원들의 단독 표결처리 결과인 ‘원안가결’을 본회의장에서 뒤집기 위해서다.

▲ 경제환경위원회 유근주(한나라당)의원이 공공청사 부지매입 및 시청사.의회 신축의 건의 심사결과를 보고하자 열린우리당 최만식 의원이 수정중원구, 성남시를 살리기 위해서는 관련 안건을 부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조덕원

이날 최만식 의원은 제141회 시의회 제2차 정례회에서 한나라당 유근주 의원(경제환경위 간사)의 심사결과 보고가 끝나자마자 강력한 이의를 제기하며 시청 이전 논리를 논박하는 포문을 열었다. 최 의원의 논박은 크게 세 가지로 전개되었으며, ‘시청 이전은 구시가지를 죽인다’는 분명한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첫째, 이대엽 시정부가 시청이 낡고 노후하고 협소하다면서 리모델링이나 주변부지 매입을 통한 문제 해결은 시도하지 않고 이전하려고만 시도하는 것은 합리적인 선택이 아니라는 것이다. 시정부가 대안이 될 수 있는 다른 해결방법들을 고려하지 않고 단지 이전이라는 하나의 방법만을 고집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

둘째, 이대엽 시정부가 시청 이전이 오래 전부터 추진해온 계속사업이어서 더 이상 이전을 늦추기 어렵다는 주장은 허구라는 것이다. 오성수 민선1기 시장 때 추진한 행정타운 조성문제와 이대엽 시장이 추진하는 시청 이전문제는 전혀 다른 별개의 문제 곧 ‘행정의 연속성’과는 전혀 무관하다는 것이다.

실제로 오성수 시장 당시 행정타운 조성은 시민적 공감대 형성이나 합의도출 과정을 거친 바가 없었고, 오 시장 개인의 정치적 발상에 입각해 추진하다가 불발로 끝나고 말았다. 이 시장이 추진하는 시청 이전이 오 시장 때 추진하던 행정타운으로부터 연속성을 가진다고 주장할 증거가 전혀 없는 셈이다.

게다가 이 시장이 추진하는 시청 이전이 오 시장 때처럼 공론화를 거치지 않은 것도 마찬가지. 이 때문에 오히려 최근 시청 이전 관련 주민공청회가 주민들에 의해 무산된 사태나 열린우리당이 발표한 시청이전 반대가 우세하게 드러난 여론조사 결과에서 보듯이 심각한 반대여론에 직면해있다.

최 의원은 이 시장이 추진하는 시청 이전이 오 시장 당시의 행정타운 조성과 행정적으로 전혀 연속성이 없다면서 오히려 구시가지 재개발 추진사례를 들어 이 시장이 정작 챙겨야 할 행정의 연속성을 지키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민선2기 때부터 추진해온 순환재개발을 이 시장이 마구 흔들어 엉망진창으로 만들어버렸다는 것이 바로 그것이며 실제로도 그렇다. 이 때문에 최 의원은 “성남시를 위해 일하는 공직자라면 성남시 발전과 주민을 위한 좋은 정책을 행정의 연속선상에서 추진해나가야 하는 것 아니냐”고 반문하기도 했다.

셋째, 신청사 예정부지를 방치하면 땅값이 더 올라 예산이 더 많이 소요된다는 주장은 구시가지 주민들의 피눈물이 나는 현실이 외면당하고 있는 점과 너무나 대조되는 것이어서 어처구니 없는 주장이라는 것이다.

최 의원은 “외지인들이 원주민을 몰아내고 사들인 20평 분양지 집값이 자그만치 3~4억원을 넘는다”며 “구시가지 곳곳이 투기로 얼룩져 땅값, 집값이 천정부지로 오르고 있는 상황을 고민하고 무엇보다도 시청 이전에 드는 3,200여억 원의 비용을 구시가지 재개발에 우선 투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대엽 시정부는 최 의원이 예산의 우선 투입을 요구한 재개발문제뿐 아니라 역시 예산이 우선적으로 투입되어야 하는 시립병원 설립문제에서도 오락가락 행정으로 시민들의 원성이 사고 있는 현실이다. 또 중소상인들을 비롯한 시민들의 우려와 반발이 높아지고 있는 대형유통점의 구시가지 입점문제에 대해서도 방치로 일관하고 있어 구시가지 서민들의 피눈물 나는 현실을 외면하고 있다는 비판도 받고 있다.

시청 이전에 대한 최 의원의 세 가지 논박은 시청 이전이 구시가지를 죽인다는 메시지를 시민들에게 전하는 것이다. “시청 이전은 이전 후 벌어질 구시가지 공동화에 대한 대책이 전무한 상황에서 교통난, 주거난, 슬럼화 등 큰 어려움을 구시가지 주민들 가슴 깊이 느끼게 할 것”이라고 최의원은 우려했다.

최 의원은 시청 이전을 반대하는 논박에 그치지 않고 구시가지를 살리는 정책대안도 제시, 시청 이전 반대가 반대를 위한 반대가 아닌 정책대안을 가진 반대임도 분명히 했다.

수정구를 살리기 위해서는 수정구에 집중되어 있는 교육과 행정역량을 활성화시켜 교육·연구개발 및 행정기능을 강화할 뿐 아니라 주거단지 형태로 발전시켜내고, 중원구는 상대원 2·3공단의 산업시설을 활용해 생산기지로 발전시키켜내고 아울러 공단의 배후 주거단지를 만들어 살려야 한다는 것이다.

최 의원은 끝으로 시의원들에게는 “성남시 역사에 길이 족적을 남겨야 한다”며 시청 이전 반대를 촉구하고 관계 공무원들에게는 “어떤 정책이 시민들에게 이로운지를 신중히 검토해달라”며 시청 이전을 재검토할 것을 촉구했다.

이날 최의원의 시청 이전에 대한 논박과 메시지는 시청 이전이 가시화될 경우 구시가지 재개발과 시립병원 설립은 사실상 물 건너간다는 위기위식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또 누가 구시가지 나아가 성남을 살리는 세력이며 반대로 누가 구시가지와 성남을 죽이는 세력인지를 염두에 둔 발언으로 보인다.

한편 이날 최만식 의원의 논리적으로 명쾌한 정책적 이의제기에 한나라당 의원들은 정책적인 반대토론으로 전혀 대응하지 않아 다시 한번 한나라당의 시청 이전 찬성 입장이 합리적인 근거 위에서 세워진 것이 아님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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