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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공단 인·허가 가부 결단?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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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공단 인·허가 가부 결단? 이유는?

〔벼리의 돋보기〕신문은 픽션인가

벼리 | 기사입력 2008/11/13 [22:05]

1공단 인·허가 가부 결단? 이유는?

〔벼리의 돋보기〕신문은 픽션인가

벼리 | 입력 : 2008/11/13 [22:05]
11일 한 지방일간지 성남주재 기자가 ‘좌고우면하는 성남시 공무원’이라는 기사를 썼다. 우선 기사의 절반이 공무원의 덕목에 관한 것이다. 요약하면 이 기자는 공무원의 덕목에 관해 자기가 묻고 자기가 답한다. ‘눈치냐? 소신이냐?’ 묻고는 ‘소신’이라 답한다. 진짜 황당하다.

왜냐하면 이 기자는 ‘빤한 질문’에 ‘빤한 답’을 했기 때문이다. 이는 가령 어른이 아이에게 ‘착한 사람 될래? 나쁜 사람 될래?’라고 묻고는 아이로부터 ‘착한 사람 될래요’라는 답을 받아내는 것과 같다. 이런 유형의 질문과 답은 누구나 할 수 있는 것이다!

즉 굳이 물어볼 필요도 없고 굳이 답할 필요도 없는, 그런 것에 불과한 것이다. 그래서 이런 질문과 답은 하지 않은 것만 못하다. 따라서 이 기자에게는 이런 질문이 가능하다. “기사 대신 실제로 공무원에게 눈치냐 소신이냐를 묻는다면 어떤 일이 벌어지나?”

황당하다고 말한 까닭을 이제 독자들은 충분히 이해할 수 있으리라. 왜 이런 황당함이 포착되는 걸까? 첫째, 이 기자의 질문과 답은 차라리 하지 않은 것만 못한 상투적인 것이기 때문이다. 둘째, 이 기자는 자신의 기사가 얼마나 상투적인지를 드러내는 기사의 바깥 즉 현실을 간과했기 때문이다.

이 기자가 별 문제가 되지 않는 그냥 상투적인 기사를 썼다면 각자 나름대로 그 수준을 판단해버리고 그냥 웃어젖히면 그만이다. 실은 언론영역 뿐 아니라 학문, 심지어 비평의 영역에서조차 그런 유형의 글을 쓰는 사람들은 수없이 많다.

내 경우, 그런 사람들에 대해 ‘흔해빠진 사고’로 치부해버리는 원칙이 있다. 그런 사고의 이면에는 실은 어떤 의미도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세상이 그들에게 어떤 대접을 하든 흔해빠진 사고에는 상대조차 하지 않는다는 것이 내겐 자연스럽다.

그러나 이 기자는 내가 그냥 넘길 수 없다. 나머지 기사의 반이 1공단 용도변경문제를 거론하면서 앞서 거론한 그의 자문자답에서 답인 공무원의 ‘소신’을 요구하는 내용이기 때문이다. 즉 그에게는 어떤 의미(의도)를 가진 ‘뒤 켠’이 있는 것이다. 그는 이렇게 썼다.

<1공단 개발 인·허가권을 가진 성남시 공무원들은 ‘가부(可否)’ 결정을 차일피일 미루고 있다. 눈치보기의 전형으로 목소리 큰 쪽의 움직임에만 촉각을 곤두세우며 좌고우면하는 한심한 행태를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담당공무원들의 소신에 기초한 결단이 필요한 시점이다.>

인용한 대로 이 기자는 성남시 공무원들이 ‘지금 당장 1공단 개발 인·허가 가부를 결단하라’고 촉구하고 있다. 그리고 앞서 거론한, 내가 황당하다고 말한 그의 자문자답에서 답인 공무원의 ‘소신’이란 잣대를 들이대고 있다. 이 기자는 가일까? 부일까? 다시 이보다 앞서 그가 쓴 것을 들어보자.

1) 1공단 개발업자는 “사유지인 1공단부지를 개발해 성남 구도심의 랜드마크화를 통한 지역경제 활성화를 강조한다.”

2) 시민단체는 “전면공원화를 주장한다.”

3) 양자가 “수년 째 첨예하게 맞서고 있다.”

4) 이 첨예한 대립에 “시의원들 일부가 가세해 개발반대 논리를 펴며 시 집행부가 개발 승인을 못하게 압박하고 있다.”

5) 일부 시의원들이 가세한 것은 “공원화를 바라는 시민 대다수의 요구를 대변하는 진정성에서 비롯된 것일까? 아니면 지방선거를 염두에 둔 일부 정치권의 포석일까? 사실여부를 확인하기가 쉽지 않다.”

그가 쓴 이런 내용에 몇 가지 질문들이 가능하다. 다음과 같은 것이다.

1) 이 기자는 1공단부지에 ‘사유지’라는 수식어를 왜 붙였을까? 사유지란 말은 ‘내 땅이다. 내 땅 내가 마음대로 하겠다는데, 왜 떫어?’라는 뉘앙스가 강하다.

2) 이 기자는 1공단 개발업자는 “사유지인 1공단부지를 개발해 성남 구도심의 랜드마크화를 통한 지역경제 활성화를 강조한다”고 말한다. 이 기자는 1공단부지 개발의 ‘전제’가 공업지역의 주거 및 상업지역으로의 용도변경임을 모르는 걸까? 아니면 알고서도 말하지 않는 걸까? 이 용도변경은 상상을 초월하는 땅값 상승이 뒤따른다. 이 용도변경이 특혜시비가 일어날 수밖에 없고 지금까지 일어났던 이유다. 게다가 1공단 개발업자는 이른바 용도변경을 겨냥한 ‘싹쓸이 매입’으로 아직까지도 성남시민을 커다란 충격으로 몰아넣고 있다. 이런 사회적 충격을 이 기자는 모르는 걸까? 아니면 알고서도 말하지 않는 걸까?

3) 이 기자는 1공단 개발업자가 “1공단부지를 개발해 성남 구도심의 랜드마크화를 통한 지역경제 활성화”를 성남지역사회를 향해 말한 적이 없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가? 이 말은 ‘짜고치는 고스톱 아니냐’의 의혹을 받아온 성남시의 “도심기능을 부여하여 활성화”한다는 1공단부지의 ‘토지이용구상’을 재탕한 말이기도 하다.

4) 이 기자가 1공단 개발업자가 말하는 것은 ‘강조’로, 시민단체가 말하는 것은 ‘주장’이라고 표현하는 이유는? ‘주장은 주장일 뿐’이라는 말은 들어본 적은 있어도 ‘강조는 강조일 뿐’이라는 말은 들어본 적이 없어서다. 왜 1공단 개발업자에 ‘힘’을 실어주는가?

5) 이 기자는 첨예한 대립의 쌍방을 왜곡하는 것이 아닐까? 대립의 쌍방은 ‘정확히’ 어디인가? 시민단체와 1공단 개발업자? 시민단체와 1공단 특혜용도변경 시비에 수년 째 휩싸여온 성남시? 명백히 후자다. 언제 성남시민이 1공단 개발업자와 싸운 적이 있던가?

6) 이 기자는 왜 시민단체의 ‘전면공원화’를, 이에 공감해 가세한 일부 시의원들에게는 ‘개발반대’로 말을 바꾸나? 깎아내리는 것은 아닐까? 1공단 전면공원화에 시민단체와 가세한 일부 시의원들 사이에 다른 게 있나? 가세한 시의원들, 정말 그럴까? 동시에 말을 바꿔 시 집행부의 ‘개발 승인’에 대립시키는 의도는? 시의회와 시 집행부의 갈등에서 의회에 우선 책임이 있다는 주장? 이것은 오히려 갈등을 증폭시키는 것은 아닐까?

7) 이 기자는 시의원들에 대해 “공원화를 바라는 시민 대다수의 요구를 대변하는 진정성에서 비롯된 것일까? 아니면 지방선거를 염두에 둔 일부 정치권의 포석일까? 사실여부를 확인하기가 쉽지 않다”고 말한다. 왜 이렇게 말하는 걸까? 문맥상 진정성보다 정치적 의도가 강조되는 뉘앙스가 강하다. 이 말의 ‘바깥’에는 1공단 특혜용도변경 시비에 수년 째 휩싸여온, 이대엽 시장이 이끄는 성남시 그리고 1공단 개발업자가 있음에 유의하자.

이런 질문들을 통해 이 기자의 그럴듯한 주장의 전제조건들은 엉성하거나 틀렸거나 의심스러운 구석들이 대부분이다. 전혀 논리적이지 않다. 나는 그래서 기사를 하나의 건축물로 본다면 이 기자의 기사는 지구상에선 상상조차 할 수 없는 기괴한 구조를 가지고 있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자, 그럼 이 기자는 가일까 부일까? 뜨거운 감자로 떠오른 17일 도시계획위원회 심의를 코앞에 두고 왜 공무원들이 소신을 가져야 한다는 상투적인 얘기를 들고 나오는 걸까? 참고로 이 기자는 지난 9월 23일 1공단 용도변경과 관련, ‘늘어나는 비용부담...사업 포기 고민할 판’이라는 기사를 쓴 바 있고, 1공단 개발업자의 말을 다음과 같이 들려준 바 있다.

<그는 사업 인·허가권을 가진 행정기관과 관련, “적법한 절차에 의해 어떤 사업이 추진되고 있다면 해당 공무원은 소신을 가지고 일처리를 해야 된다고 생각한다”며 ’무소신 행정‘에 대해 일침을 가했다.>

이 글에는 두 개의 붉은 색을 가진 인용문이 있다. 하나는 기자의 말이며 하나는 1공단 개발업자의 말이다. 너무 닮았다. 어쩌면 같기도 하다. 이 닮음을 보면서 다음과 같은 내가 좋아하는 말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다. 실은 그 말이 의미하는 것을 부정하기 위해 언론하는 입장이기 때문이다.

“언론은 픽션이다.”(베네딕트 앤더슨)

#. 기사에 덧붙이는 말;  이 기자가 인용한 1공단 개발업자의 말에 100% 동의한다. 성남시 행정은 그의 말대로 무소신 행정이기 때문이다. 그럴 수밖에 없는 이유가 있다. 이 시장이 ‘1공단 1/3 공원화’를 성남시민과 약속해놓고도 지금까지 제 이름을 걸고 해놓은 게 눈곱만큼도 없으면서 대신 공무원들을 통해 1공단 개발업자를 잡고 있기 때문이다.

무책임한 시장 덕에 공무원들이 할 수 있는 일이란 1공단 개발업자 잡는 일,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그것은 다름 아닌 흥정놀음이다. 이 흥정놀음이 지금 성남시가 하고 있는 1공단문제의 전부다. 따라서 문제 해결의 출발점은 이 시장이 자신의 공약을 지킨다는 원칙을 재천명하고 그 수행과정을 시급히 밝히는 것이다. 그래야 1공단문제는 전혀 다른 차원에서 지금과는 전혀 다른 모색을 시작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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