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우리당 중원구 국민참여경선이 끝났다. 이제 조의원을 말할 차례가 되었다. 성남유권자들의 뜻을 분명히 전해야겠다, 그의 정치적 기회주의에 대해서. 이를 위해 우선 13일, 14일 양일간에 일어난 일을 적어보자.

13일 밤 중원 민주당은 긴급 확대당직자회의를 열어 조의원의 열린우리당 입당문제를 논의한 바 있다. 논의의 결론은 '조의원, 열린우리당 가라!'였다. 지구당 구조상 입을 연 것은 물론 조의원이다. 시쳇말로 "나, 살아야겠는데 여러분 생각은 어떠냐"하는 자리였다. 같은 날 조의원은 열린우리당 중앙당의 모씨를 만났음도 확인되었다. 지역정가에선 이 만남이 조의원의 열린우리당 입당과 관련된 것이 아니냐는 소문도 파다했다. 

▲ 조성준의원은 지난 의정보고회에서 노무현 정권에 대해 신랄하게 비판을 가하기도 했다.     ©우리뉴스

14일 조의원은 민주당 일부 의원들과 민주당의 대통령 탄핵안 발의와 가결에 대한 책임을 물어 지도부 총사퇴를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여는 자리에 함께 했다. 이같은 내용의 기자회견 소식은 이미 13일날 알려졌다.

13일, 14일 양일간에 걸쳐 조의원을 둘러싼 사건들을 엮어보면 조의원이 얼마나 정치적 기회주의자인지 드러난다. 14일 조의원이 동참한 기자회견 내용이 아무리 국민적 정서에 부합되는 것이라 해도, 이미 하루 전날인 13일 지구당 내부에서 열린우리당 입당부터 거론 및 결정했다는 것은 이중풀레이에 다름 아닌 탓이다.

결국 14일 조의원의 기자회견 동석이 민주당 탈당과 열린우리당 입당을 위한 복선이라는 해석도 가능하다. 민주당의 대통령 탄핵 발의와 가결이 잘못된 것이라면, 이에 대한 자신의 근거와 판단이 있다면 민주당 내부에서 싸워야 한다. 이것이 의원 개인의 소신을 포기하지 않으면서도 당인으로서 취해야 할 마땅한 태도다. 그러나 조의원은 어제와 오늘이 연결되지 않은 이중플레이를 했다. 비겁하고 치사한 정치행각이다.

지난 10일 열린우리당 중원구 경선후보인 이상락씨가 조의원이 대통령 탄핵 발의에 서명하지 않은 사실을 들어 "시대적 대의에 충실하기보다는 자신의 정치적 생명을 유지하고자 하는 행동"이란 논평을 내었을 때 성급하고 당파적이지 않은가 하는 판단으로 평가를 미뤄놓은 적이 있다. 그러나 이제 그 논평은 13일, 14일에 일어난 일을 통해 조의원에게 타당한 평가가 되었다. 

결국 조의원이 열린우리당 입당을 결정한 이상, 대통령 탄핵 발의와 가결에 대한 반대태도는 소신있는 처신이라기보다는 정치적 기회주의에서 비롯된 것으로 봐도 무방하겠다. 정치적 기회주의가 위험한 것은 개인의 영달을 위해 공의와 절차를 소중히 하는 민주주의의 기본을 무너뜨린다는데 있다. 민주주의의 대척점에 있는 것이 바로 정치적 기회주의다. 

더구나 조의원은 열린우리당 입당에 관한 한, 14일 열린우리당 중원구 총선후보로 확정된 이상락씨가 공개적으로 밝힌 것처럼 때를 놓쳤다. 국민참여경선을 치러 공의와 절차를 중시하는 민주주의의 가치를 확인한 중원열린우리당 입장에서는 조의원의 열린우리당 입당이 흔들기를 넘어 반민주적인 행위로 될 수밖에 없다.

덧붙여 조의원은 이번 17대 총선과 관련해서 14일 이상락후보의 지적처럼 이미 때를 놓친 행보를 보인 바 있다. 결국 조의원은 지역정치 성숙에는 하등 도움 되지 않는 정치적 기회주의로 인해 스스로 무덤을 파고 말았다. 조의원은 이제 입이 열개라도 말을 할 수 없게 되었다.

이 점에서 열린우리당은 중앙당이든 지구당이든 단호할 필요가 있다. 단단히 빗장을 잠그지 않으면 안된다. 특히 중원열린우리당은 더 이상 중앙정치 놀음에 지역정치가 휘둘리지 않음을 명백히 보여줄 필요가 있다. 총선결과보다 더 소중한 것이 있음을 지역사회의 유권자들에게 분명하게 확인해줘야 한다. 이것은 지역유권자들의 뜻이기도 하다. 유권자들의 분노를 달래주어야 한다.

바로 민주주의 앞에 조의원으로 하여금 무릎을 꿇게 하는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