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이윤수의원이 17일 오전 성남시청 브리핑 룸에서 가진 17대 총선출마 선언 기자회견을 통해 본격적인 총선행보를 시작했다.  이 날 낭독된 기자회견문을 통해 이의원의 말에 즐겁게 화답해보자. 정치는 즐거워야 하므로. 유권자들은 더는 지겨운 정치를 원치 않으므로.

 [동영상] 노대통령 탄핵소추안을 발의하고 통과시킨 것은 소신이다!(촬영/이창문 기자)

이의원은 기자회견문 낭독을 통해 우선 "민주당 수정지구당의 후보경선은 수정구의 전유권자를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 방식으로 치러졌다"고 밝히고 이를 "3선의 민주당 중진국회의원, 국회예산결산특별위원회 위원장으로서의 기득권을 포기, 민주적인 절차에 따라 이루어진 것"으로 해석했다.

▲기자회견문을 낭독하는 민주당 수정구 이윤수의원.     ©우리뉴스

그러나 이같은 경선방식은 뒤늦게 경선에 참여한 구동수씨, 전석원씨에게 현실적으로 불리할 수 밖에 없다는 점에서 결국 양씨를 들러리 삼아 이의원을 낙점한 것에 불과하다는 많은 유권자들의 생각과 거리가 멀다. 덧붙이자면  민주당 수정구 여론조사 결과가 공개되는 않는 것도 선거판의 왕인 유권자로서는 썩 유쾌하지 못하다. 여기엔 김 전시장 출마소문에 시달린 것도 덧붙여야 한다.

이의원은 노대통령 탄핵소추안 발의 및 의결에 대해 "노대통령도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시민들과 똑깥이 헌법과 법률을 준수해야 한다는 교훈을 준, 의미있고 용기있는 결정"이라고 말해 노대통령의 선거법 위반을 탄핵의 근거로 제시했다. 이는 탄핵소추안 발의 및 의결에서 이른바 한민연합군이 직접적이고 핵심적인 사유로 삼은 바를 되풀이한 것이다. 

그러나 이의원의 주장은 대통령의 선거법 위반과 관련한 중앙선관위의 입장에 대해 부정적 여론이 현재 지배적으로 나타나는 것과는 거리가 있다. 현재까지 드러난 여론은 국민들의 반대가 우세하다는 것, 헌법학자들의 다수의견이 대통령은 정치인이고 기본적으로 정당출신의 선출직 공무원인 점을 감안할 때 정치적 발언을 할 수도 있다고 보는 것으로 드러난다. 

특히, 그는 뜻밖에도 노무현정권에 대해 색깔론을  제기했다. "노무현정권 하에서 교묘하게 그 실체를 숨기고, 시민혁명을 꿈꾸는 일부 불순세력이 국민을 기만, 선동해 국론을 분열시키고 나라를 위험에 빠뜨리는 음흉한 획책을 꾀하고 있다"는 말이 바로 그것이다. 

더 생각할 필요도 없다. 색깔론은 위험하다. 한국정치의 업그레이드를 위해, 그들만의 정치를 더는 연장시키지 않기 위해 유권자들이 반드시 밟고 가야 하는 낡은 정치구호이기도 하다. 연고주의, 부정, 비리, 무능, 지역분열주의 뿐만 아니라 색깔론 역시 지금은 퇴출의 대상. 이번 선거에서 유권자들은 이의원의 색깔론을 판단의 한 기준으로 삼을 수 있다.

이의원은 당선 뒤 해야 할 일을 구시가지 재개발과 의료공백으로 밝혀 이 두가지 과제가 구시가지주민들의 최대과제라는데 기꺼이 동의했다. 전적으로 맞다. 재개발문제에서 그는 "고도제한 완화 이후 무분별한 개발로 교통문제, 주차문제, 환경문제, 상/하수도문제 등 이상징후가 곳곳에서 드러나고 있다"고 밝혀 구시가지가 사실상 망가지는 길로 가고 있다는 인식을 드러냈다.

동의한다. 이같은 현상은 바로 민선3기 이대엽호의 무능, 무기력과 직접적인 관련이 있다. 더구나 민선3기에선 재개발의 첫삽을 뜰 수 없다. 그렇다면 그는 지금까지 무엇을 어떻게 했나? 이에 대해선 그는 일체 언급이 없다. 단지 당선 뒤 재개발 추진을 위해 "강력한 정치력으로 자치단체를 리드하겠다"고 밝히고 있을 뿐이다. 그러나 한나라당 시장이 눌러앉은 성남시를 어떻게 리드한다는 말인가? 의례적인 협조라면 몰라도.

의료공백문제에 대해선 "수정중원 주민들에게 양질의 의료서비스 제공이 당장 시급하다"고 말했다. 말마따나 구시가지의 의료공백사태에 대한 공개적인 인정인 셈이다. 이와 관련해 이의원은 "누가 어떤 종류의 병원을 수정구에 유치하든 좋은 결실을 맺을 수 있도록 지원, 협력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시립병원추진위가 추진하는 시립병원이든 시가 추진하는 개인병원 대학병원이든, 조의원이 주장하는 국립병원이든 다 좋다는 소리다.

어느 쪽이든 되는 쪽으로 밀겠다는 소리인데 이같은 주장을 놓고 보면 이의원은 의료공백문제에 대해 '정치적' 판단은 했을지 몰라도, '정책적' 판단은 엿불 수 없다. 지역 최대 현안, 더구나 자신의 선거구 현안임에도 불구하고 지역구의원으로서 깊은 정책적 고민의 흔적을 볼 수 없다는 것이 그저 아쉬울 뿐이다.

16일 탈당한 조의원에 대해선 힘을 주어가며 유감을 드러냈다. "권력의 회유와 협박에 못이겨 민주당을 버린 사람"이라는 말이 바로 그것이다. 그렇다면 이의원은 지지율이 급속히 떨어지는 민주당을 버리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한편에선 '민주당을 해체하라!'는 요구가 거리에서 쏟아져 나온다. 본질적으로 선거와는 다른 시민의 저항이다. 민주당에 대한 의리와 탄핵무효를 외치는 시민들 사이에서 이의원의 고민이 깊을 수밖에 없다.

▲이윤수의원을 비롯한 민주당 소속 시의원들과 전 지구당 당직자들이 출마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우리뉴스

마무리를 하자. 이의원의 기자회견문 내용은 즐겁게 주고 받은 바와 같이 상당수준의 반론이 가능하다. 바꿔 말하면 기자회견문은 정치의 업그레이드를 위한 새로움, 변화가 담겨져 있지 않다. 정치는 정치인들에게는 의리가 중요할 지 모른다. 그러나 유권자의 입장에선 의리가 아니라 비전과 정책이다. 그리고 이를 실현할 수 있는 정치인의 자질이다. 이 점에서 이의원의 마지막 말은 톤은 높되 왜소하게 들린다. 게다가 민주당의 심각한 위기감도 들어 있다.

"저는 단 한명의 국회의원이 남는 한이 있더라도 우리 민주당을 끝까지 사수할 것을 이 자리를 빌어 맹세합니다." 

[이윤수 의원 출마 기자회견 전문]  존경하는 성남시민 여러분, 사랑하는 수정구민 여러분! 수정구 국회의원 이 윤 수 입니다. 저는 지난 15일 민주당 성남 수정지역구의 17대 총선 후보자로 결정되었습니다.이미 여러분들께서 알고 계시는 바와 같이, 민주당 성남수정지구당의 후보경선은 수정구의 전 유권자들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 방식으로 그 어느 지역보다도 깨끗하고 공정하게 치러졌습니다. 3선의 민주당 중진 국회의원으로서,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의 위원장으로서, 제가 가지고 있던 모든 기득권을 포기한 채, 민주적인 절차에 따라 내려진 유권자들의 선택에 무조건 따르기로 한 것입니다. 다시 한번 수정구민 여러분들께 감사의 인사를 올립니다. 여러분들의 지지와 성원에 부끄럽지 않는, 깨끗하고 공명한 선거가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현재의 국가 상황은, 장기간의 경기 불황에 따른 신용카드 대란, 청년실업률 증가, 민생치안 불안 등 각종 경제적, 사회적인 문제들로 중산층과 서민들이 커다란 고통을 받고 있습니다. 이러한 어려움 속에서, 헌법과 법률에 따라 민주적 정당성과 절차적 정당성을 갖추어 발의되고, 의결된 대통령 노무현 탄핵소추안은, 노무현 대통령도, 대한민국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여러분과 똑같이 헌법과 법률을 준수하여야 한다는 교훈을 주는, 의미 있고 용기 있는 탄핵결정이었습니다. 마지막 한 순간까지도 국회는 대통령과 청와대 그리고 열린우리당과의 대화와 타협을 통해 문제를 원만히 해결하려고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다 하였지만 허사였습니다. 저는, 이 모든 책임이 노무현 대통령과 열린우리당에 있다는 것을 분명히 밝힙니다. 노무현 대통령과 열린우리당이 진정한 국민의 소리를 무시한 결과 발생한 자업자득인 것입니다. 지금은 노무현 정권 1년 동안 이미 밑바닥까지 곤두박질 쳐버린 실물 경제를 되살리고 민생을 안정시키는데 모든 국력을 집중시켜야 할 때입니다. 우리 사회도 이제는 안정된 사회 운영 시스템을 구축하고, 유지하고 있기 때문에 노무현 대통령의 탄핵으로 인해 국가안보가 불안해진다거나, 경제적으로 살림살이가 더 어려워진다고 하는 것은 새빨간 거짓말입니다. 우리 성남시민 여러분들께서도 근거 없이 유포되고 있는 사회불안 심리에 현혹되지 말고, 국회와 정부가 합심하여 산적한 어려움들을 하나하나 수습해 나가는 과정을 차분히 지켜봐 주시고 동참해 주시기를 간곡히 당부 드립니다. 노무현 정권 하에서 교묘하게 그 실체를 숨기고, 시민혁명을 꿈꾸는 일부 불순 세력이, 국민을 기만하고 선동하여 국론을 분열시키고 나라를 위험에 빠뜨리려는 음흉한 획책을 꾀하고 있습니다. 심지어는 민주당 수정지구당에 대한 폭파 위협과 저의 신변에 대한 위협 때문에 현재도 경찰의 신변 보호를 받고 있는 실정입니다. 저는 이러한 반민주적인 음모와 도전에 대해 단호히 대처하고 분쇄할 것을 약속 드립니다. 제가 금번 4?15 총선에서, 수정구민들에게 다시 봉사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된다면, 다음 두 가지 일은 반드시 이루어 내겠습니다. 첫 번째는, 성남의 오랜 숙원 사업이었으며, 저의 꾸준한 의정활동의 결과로 얻어낸 고도제한완화 문제를 해결한 이후, 그 마무리 사업으로 남아있는 수정구와 중원구의 재개발 사업입니다.  고도제한완화 이후 무분별한 개발로 교통문제, 주차문제, 환경문제, 상/하수도 문제 등 이상 징후가 곳곳에서 드러나고 있습니다. 지금은 강력한 정치력으로 자치단체를 리드하면서 성남의 도시 재개발 사업을 체계적이고 효율적으로 추진하는 일이, 제게 맡겨진 소임이라고 생각합니다. 또한, 판교 개발의 혜택이 성남 주민들에게 고루 돌아갈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이 일 또한 강력한 추진력과 정치력을 가진 사람만이 해 낼 수 있는 일이라 확신합니다. 둘째는, 수정, 중원지역의 의료공백 문제 해결을 포함한 복지시설의 확충입니다. 당장 시급한 것은 수정구, 중원구 주민들에게 양질의 의료서비스가 제공되느냐 안 되느냐 하는 것입니다. 누가, 어떤 종류의 병원을 수정구에 유치하든 관계없이 저는 그 사업이 좋은 결실을 맺을 수 있도록 끝까지 지원하고 협력할 것을 약속 드립니다. 끝으로 저를 포함한 모든 수정구 국회의원 입후보자들에게 정말 깨끗하고 돈 안 쓰는 공명선거를 통해 새로운 선거문화를 만들어 가는데 노력할 것을 제안하며, 간곡히 부탁 드립니다. 유권자 여러분들도 수정구의 대표자를 뽑는 신성한 주민의 권리를 포기하거나, 순간적인 분위기에 휩싸여 그릇된 선택을 하시는 일이 없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현재 우리 성남에서도 권력의 회유와 협박에 못 이겨 우리 민주당을 버리고 탈당하는 사람까지 생겨나고 있습니다. 대단히 안타깝고 유감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저는 단 한 명의 국회의원이 남는 한이 있더라도 우리 민주당을 끝까지 사수할 것을 이 자리를 빌어 맹세합니다. 끝까지 경청해 주셔서 대단히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