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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능한 이재명 시장, 문제가 뭐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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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능한 이재명 시장, 문제가 뭐지?

‘21세기 분당포럼’의 성남시장 초청 강연 및 토론회를 다녀와서

한덕승 | 기사입력 2011/05/24 [02:41]

유능한 이재명 시장, 문제가 뭐지?

‘21세기 분당포럼’의 성남시장 초청 강연 및 토론회를 다녀와서

한덕승 | 입력 : 2011/05/24 [02:41]
▲ 한덕승 기획편집위원     ©성남투데이
<21세기 분당포럼>이 주최한 이재명 성남시장 초청 강연회에 다녀왔다. 민선5기 성남시정 전반에 대한 이 시장의 구상과 현황을 직접 듣고 싶었기 때문이다.

이 시장은 유능했다. 시장에 대한 선입견(재야 출신 운동가로서 시정에 대한 이해와 행정능력이 없을 거라는)을 가졌던 사람들도 새롭게 이 시장을 바라보는 듯 했다. 사회를 본 이영해 교수는 중간에 이런 취지의 말을 했다. “김병량 시장은 행정의 달인이나 관료적인 면을 보였고, 이대엽 시장은 행정을 전혀 몰라 토론 초청에 응답하지 않은 반면에 이 시장은 시정 전반을 제대로 파악하는 것 같다.”

이 시장은 시정 구호인 ‘시민이 행복한 성남, 시민이 주인인 성남’에 대한 취지에서 부터 성남시의 재정 상태와 임기 4년 동안의 재정 운영 계획 및 현안인 미금 정차역 설치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시정 전반에 대한 구체적인 이해에 기초한 자신감 있는 태도가 묻어 나왔다. ‘이 정도 시장이면 재정을 파탄내는 일은 없을 것.’이라는 안도감과 ‘성남시의 이익을 위해서라면 물불을 가리지 않는 시장’이라는 느낌을 받았다.

“성남 시민이 뽑아 준 시장으로서 지역 이기주의라는 소리를 들어도 성남시와 시민의 이익을 위해서라면 그 누구와도 싸우겠습니다.”라는 말과 “되는 건 되는 거고 안 되는 건 안 됩니다. 검토해 보겠다는 의례적이고 형식적인 답은 안 하겠습니다.”라는 명쾌한 태도가 인상적이었다. 필자의 이 시장에 대한 불안감의 많은 부분이 해소되었던 좋은 기회였다.

그렇다면 무엇이 문제란 말인가? 시대적 요구에 맞는 시정 발전 방향, 시정 전반에 대한 세밀하고도 구체적인 파악 능력, 행정 관료에 대한 지휘 능력 등 시정이 성공하기 위한 필요조건을 갖춘 시장의 문제가 도대체 뭐지? 아마도 이 시장의 스타일 때문인 것 같다. 좀 더 근거를 파고든다면 이 시장의 스타일을 규정하는 그의 민주주의에 대한 철학의 문제가 아닐까? ‘한 사람의 열 걸음 보다는 열 사람의 한 걸음’의 중요성을 그는 얼마나 체현하고 있을까?

시민이 행복하고 주인이 되기 위해서는 새로운 패러다임이 뿌리를 내려야 한다. 새로운 패러다임이란 무엇인가? 기존의 관료 중심적인 성장 위주 발전 모델이 아니라 시민이 참여하는 민주적인 지자체 운영에 기초한 복지 모델이 아닐까? 이를 이 시장도 알고 있을 것이다. 그러나 새로운 시정 모델이 안착하기 위해서는 ‘나를 따르라’식의 독주 스타일로는 쉽지 않을 것이다.

시정 변화의 핵심은 공무원들이 변하는 것이다. 공무원들이 시장의 지시를 맹목적으로 수행하는 차원을 넘어서 체질이 확 바뀌어야 한다. 그들이 변하기 위해서는 질책과 교육만으로는 안 된다. 공무원들이 직접 시민이 참여하는 행정의 모범을 만들고 그 과정에서 기존에 배어 있던 타성적 태도가 사라져야 한다. 새로운 ‘시민 참여 시정’ ‘열린 시정’의 모범을 만들고 전체적으로 확산시켜야 한다. 공무원이 변하지 않고 새로운 시스템이 안착되지 않는다면 ‘다시 도루묵’이 될 것이다.

진정 유능한 시장은 혼자서 모든 일을 처리하는 것이 아니라 공무원들이 유능한 일꾼, 시민의 벗이 될 수 있는 조건을 만드는데 있다. ‘열린 시정’ ‘시민 참여 행정’은 공무원들이 시민과 함께 머리를 맞대고 해결책을 모색하는 구체적인 경험 속에서 싹 튼다. 행정의 가장 기초 단위인 주민자치센터까지 새로운 물결이 흘러넘칠 때 비로소 ‘시민이 행복한 성남, 시민이 주인인 성남’이 현실로 다가올 것이다.

민선 5기는 향후 성남의 발전 방향을 규정하는 중요한 시금석이 될 것이다. 시민들의 다양한 이해관계에 기초한 갈등은 필연이다. 갈등이 표출되는 것은 당연한 것이다. 이런 면에서 갈등을 대변하고 조정하는 시의회의 역할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이 시장의 시의회에 대한 입장의 전향적인 변화가 요구되는 시점이다. 민주화 이후 민주정부의 개혁 실패 원인을 소위 ‘개혁 딴지 걸기’ 세력에 돌리는 것은 일리가 있으나 무책임한 태도다.

문제는 개혁의제를 정책화하는 능력에 있다. 이 능력은 성남의 정치 지형을 있는 그대로 이해한 바탕에서 치밀한 계획을 수립해야 가능하다. 특히 여당인 민주당이 지금처럼 제 목소리를 내지 못하고 시 집행부의 ‘들러리’ 소리를 듣는다면 임기 내내 문제가 계속될 것이다. 민주당이 정치력을 발휘해야 민선5기가 성공한다.

민선 5기가 출발한지 1년이 다 되어 간다. 냉철한 평가가 필요한 시점이다. 특히 민선5기 출범에 일정 역할을 한 이른바 ‘공동정부’ 구성 세력들의 내부 성찰에 기초한 평가가 반드시 있어야 할 것이다. 그저 ‘좋은 게 좋은 것’은 아니다. 비판적 이성이 작동하지 않는 세력의 귀결점은 말해 무엇 하겠는가.

▲ 21세기 분당포럼이 주최한 이재명 성남시장 초청 강연회 및 토론회.     © 성남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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