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촛불이 진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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촛불이 진화하고 있다

반값 대학등록금 시위는 오늘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핵심문제다

한덕승 | 기사입력 2011/06/10 [00:10]

촛불이 진화하고 있다

반값 대학등록금 시위는 오늘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핵심문제다

한덕승 | 입력 : 2011/06/10 [00:10]
▲ 한덕승 기획편집위원     ©성남투데이
가능할까? 미국의 사립대학 다음으로 비싼 대학등록금이 반값이 될 수 있을까? 더 나아가 무상교육으로 쭈~욱 갈 수 있을까? 우석훈(2.1연구소장)은 말한다. “대학 등록금 시위는 대중의 에너지에 달려있다. 현 수준이면 적당한 선에서 해결될 것이며, 대학생이 다 들고 일어서면 반값으로, 중고생이 나서면 무상으로 간다.”고. 맞는 말이다. 결국 대중의 힘이 어디까지 분출되느냐가 관건이다.

여야를 가릴 것 없이, 보수든 진보든 누구나 인정한다. 대학등록금이 너무 비싸다고. 50억대의 부자인 오세훈 서울시장도 “대학 등록금이 미쳤다. 두 아이의 대학 등록금 때문에 허리가 휠 정도였다.”고 엄살을 떨 정도니. 오히려 선수를 친 것은 여권이다. ‘반값 등록금’공약을 들고 나온 것도 MB후보였고, 4.27 재 보궐 선거 이후 민심이 심상치 않음을 감지한 한나라당이, 내년 총선을 앞두고 들고 나온 것이 ‘대학 등록금 인하’ 정책이다. 그러나 그 누구도 예측하지 못 할 것이다. 대중은 예측이 불가능한 존재니까. 이후 상황이 어떻게 흘러갈 것인지는 그 누구도 모른다.

2008년 5월의 촛불처럼 혁명적 분위기가 만들어질 수도 있다. 물론 혁명은 누가 원한다고 일어나지도 않으며, 아무 때나 일어나지도 않는다. 아무나 할 수 있는 일도 아니며 누구의 사주로 발생하지도 않는다. 그런데 갑자기 불길이 솟아오른다. 단 하나의 사건이 대중들을 혁명적 열정으로 들끓게 할 수 있다.

이성으로 모든 것을 판단하는 자는 대중의 역동성을 읽지 못한다. ‘혁명의 전위’나 ‘대중의 지도’ 운운하는 것은 번지수가 틀린 말이다. 대중을 촉발하는 것은 의식보다 무의식의 논리일 수 있다. ‘촛불의 배후’를 찾겠다고 법석을 떤 공안 당국은, 20세기 그것도 ‘전 재산이 29만원인 아저씨’ 시절에 머물러 있다. 프랑스 대혁명 시기 아리따운 왕비인 마리 앙뜨와네뜨의 순진한 발언(빵을 달라는 대중의 요구에 “빵이 없으면 고기를 먹지.”)에 버금가는 ‘나는 바보로소이다’를 고백하는 것이다. 그들은 대중의 역동성을 전혀 이해할 수 없으니 어쩌면 그런 반응은 당연한 것.

2008년의 촛불 대중은 특정한 역사적 조건 속에서 형성된 대중이었다. 먹거리를 비롯한 위생의 문제가 단지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국가에 의해서 관리되어야 한다는 것에 길들여진 대중이었다. 그런데 그렇게 길들여진 대중이, 국가가 소고기 구입문제를 소비자의 선택으로 돌리자 들고 일어섰다. 국가가 광우병이 의심되는 소고기를 수입하면서, 선택은 소비자의 몫으로 돌리자 국가는 왜 있어야 하는가에 대한 의문이 표출된 것이다. 국가가 국민의 위생관리를 개인의 선택에 맡긴다는 것은 위생관리를 포기하는 것이다. 대중은 국가의 위생보호망으로부터 쫓겨나자 역으로 국가추방(MB퇴출)을 선언했다.

대학등록금 문제도 소고기 문제와 비슷한 문제다. 먹고 사는 문제다. 기업화된 대학 그러나 질 낮은 교육, 경쟁에서 이기려면 스펙을 관리해야 하는데 알바를 해야 하는 상황, 곡절 끝에 졸업을 해도 절반은 백수, 그나마 취직을 해도 막막한 대출원금 상환. 어쩌란 말인가? 이 상황에서 “요즘 젊은이들은 패기도 없고 꿈도 없고 개척정신이 부족하다.”는 말이 나올까? “내가 해 봐서 아는데 하면 된다는 신념이 중요하다.”라는 말이 나온단 말인가? 상황인식의 나이브함.

어떤 의문이 떠올라야 하나. 국가가 뭐지? 국가는 교육의 책임을 개인에게 돌리고 도대체 뭘 하는 거지? 4대강 정비한다고 하천을 파헤치는 것이 국가의 역할인가? 정책의 우선 수위가 어떻게 되어야 하지? 국가가 주도하는 교육을 받으며 성장한 아이들이 국가의 무책임에 물음표를 던지고 있는 것이다. 평소에 의식하지 않았던, 무의식 속에 잠재되어 있던 문제들이 터져 나오는 것이다.

대학등록금 문제는 소고기 수입 문제와 마찬가지로, 특정 계층만의 문제가 아닌 전체 국민의 문제다. 비정규직 문제는 그들만의 문제라고 눈을 감는 사람들도, 대학 등록금 문제는 당장의 나의 문제거나 미래의 나의 문제다. 대학등록금 문제는 세계에서 가장 높은 대학 진학률(80%) 때문에 대한민국의 국민 대부분을 고통으로 몰아넣고 있는 문제가 되었다. 그래서 혁명적 상황이 조성될 수 있는 여지가 있는 것이다.

물론 배우 김여진이 홍익대에서 들은 “대학 청소 노동자의 임금을 올리면 우리가 등록금을 더 내야 한다. 그래서 청소 노동자의 시위를 지지할 수 없다”고 말하는 괴물이 되어 버린 대학생이나 애써 현 상황에 눈을 감는 학생이 아직도 많지만. 그러나 잠재된 무의식은 어떤 계기가 주어지면 폭발한다. 그들도 고통의 당사자니까.

나도 예비 대학생(대학을 못 가거나 안 갈 수도 있지만) 학부모로서 오늘 광화문에 가야겠다. 성남에서도 촛불을 켜는 사람들이 있다면 굳이 서울까지 갈 필요는 없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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