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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레인 위에서 태어난 사람!’ 당신이 우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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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레인 위에서 태어난 사람!’ 당신이 우리입니다

불안한 시대, 대중들이 변하고 있다. “너와 나는 분리되지 않는 하나입니다.”

한덕승 | 기사입력 2011/07/12 [21:58]

‘크레인 위에서 태어난 사람!’ 당신이 우리입니다

불안한 시대, 대중들이 변하고 있다. “너와 나는 분리되지 않는 하나입니다.”

한덕승 | 입력 : 2011/07/12 [21:58]
▲ 한덕승 기획편집위원     ©성남투데이
#. 희망버스를 탄 사람들은 누구인가

 
1차 희망버스 참가자들에 대한 온갖 위협에도 굴하지 않고 전국에서 1만에 가까운 시민들이 2차 희망버스에 몸을 실었다. 노동운동가나 시민운동가 등 활동가들도 있었으나 다수는 자발적으로 참여한 대중들이었다. 그들은 누구인가. 그들은 비정규직 노동자, 대학생, 청소년, 장애인, 주부, 철거민, 성적소수자, 실직자, 농민 등이다. 또한 양심적 지식인과 종교인, 정치인과 예술인이 동참했다. 다양한 계층의 시민들이 하나의 대열에 합류했다.

참가자 중에서 누가 다수인가라는 질문보다는 그들을 관통하는 특징이 무엇인지를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들은 90년대 중반부터 본격화된 신자유주의 정책에 의해서 자신의 삶의 뿌리가 흔들리고 있는 사람들이다. 이런 의미에서 90년대 이후 한국사회는 동일한 노선을 지닌 하나의 정부가 있었다고 볼 수 있다. 항시적인 정리해고로 불안에 떨며 살 수밖에 없는 사람들, 농토에서 쫓겨날 수밖에 없는 농민들, 치솟는 물가와 전월세 대란에 하루하루가 살얼음판인 주부들, 등록금과 취업난에 내일을 기약할 수 없는 대학생들, 뉴타운과 재개발에 의해서 밀려나는 사람들. 그들의 삶을 관통하는 키워드는 ‘불안’과 ‘추방’이다.

삶의 터전에서 추방된 사람들과 아직은 추방되지 않았으나 언제 추방될지 몰라 불안해하는 사람들, 그리고 이 불안한 사람들에게 연대의식과 채무의식을 느끼는 사람들이 함께 버스를 탔다.

#. 우리는 왜 주말의 휴식을 반납하고 무박 2일의 투쟁을 선택 했는가

2000년대 들어와 대중의 투쟁 양상은 많이 바뀌었다. 대중은 가르치려하는 사람들과 이념적 구호를 거부했다. 축제처럼 부담 없이 참여하고 자신의 개성을 드러낼 수 있는 시위 형태를 계발했다. 새로운 대중투쟁의 모습 속에서 전통적인 운동권은 지도력을 점차 잃어갔다. 전위나 지도 없는 자발적인 대중투쟁이 활성화 되었다. 그러나 한계도 드러냈다. 촛불로 대표되는 대중투쟁에서 노동자와 농민, 철거민 등의 목소리에 연대하는 공감의 소리는 작았다. 심지어는 깃발을 든 사람들에 대한 거부감을 노골적으로 드러냈다. 쇠고기 수입, 반값 등록금 같은 온 국민의 보편적 관심사는 광범한 대중들의 참여와 관심을 끌 수 있었으나, 용산 철거민 문제나 비정규직 등 노동자의 투쟁에는 어느 정도 공감하면서도 소위 ‘당사자 주의’가 지지를 받았다.

그런데 대중이 바뀌고 있다. 정리해고에 반대하는 한진 노동자의 투쟁에 기꺼이 손을 내밀고 있다. 노동자의 투쟁에 함께 투쟁할 용의가 있음을 말하기 시작했고, 행동에 돌입하였다. 대중은 이제 몸으로 느끼기 시작한 것이다. ‘세상에서 최초로 크레인에서 태어난 사람’인 해고노동자 김진숙의 얼굴에서 자신의 모습을 발견한 것이다. 당일 부산역 집회 현장에서 터져 나온 구호인 “당신들이 우리다. 김진숙이 우리다.”라는 구호는 이 변화를 실감나게 보여주었다. 오늘 대한민국에서 기준을 만들고 원칙을 만드는 사람들이 자본가들이고 정치권력을 쥔 사람들이며, 그들의 ‘전체를 위하여 어쩔 수 없다’라는 논리가 사실은 수많은 대중을 추방하는 논리라는 것을 알게 된 것이다.

권영길 의원과 박석운 대표가 말했듯이 “세계 민중운동 역사상 초유의 일”이 벌어졌다. 자신의 돈을 들여가며 달콤한 주말의 휴식을 반납하고(성남 희망버스는 일요일에 출근해야 하는 사람들 때문에 새벽 2시께 출발할 수밖에 없었다.), 왕복 12시간을 달려가 무박 2일의 투쟁에 참여하는 새로운 대중들- ‘절망 속에서도 희망을 꿈꾸는, 너와 나는 둘이 아닌 하나’라는 생각을 하는-이 탄생한 것이다.

▲ 희망의 버스, 희망의 자전거, 희망의 도보, 희망의 비행기…. 9일 밤 전국 각지에서 희망 전도사들이 영도조선소 앞으로 모여들었다.     © 성남투데이

#. 희망버스를 외면하고 왜곡하는 자들은 누구인가

이건희나 조남호(한진중공업 회장)로 대표되는 한국의 자본가들과 현 정부, 조중동이나 KBS로 대표되는 제도언론은 희망버스를 고의적으로 외면하고 있다. 그들은 희망의 바이러스가 전염되지 않게 하는 방법이 외면이라는 것을 안다. 그들은 외면과 함께 희망버스를 왜곡하고 있다. “외부세력” “배후 조직에 의해 조종되는 사람들”이라는 언급이 그러하다. 그러나 그럴수록 그들은 대중을 이해할 수 없게 된다. 야당의 다수 정치인들의 인식도 비슷하다. 그들은 뿌리로부터 흔들리는 대중들의 삶의 위기와 움직임을 읽어내지 못하고 있다.

위기는 가속화될 것이다. 대중들은 더욱 더 변방으로 밀려날 것이다. 그러나 대중들은 절망의 심연 속에서 새로운 희망을 만들고 있다. 그들이 알지 못하는 전혀 새로운 세상을 꿈꾸고 있다. 전혀 의심하지 않던 국가에 의문부호를 던지고 있다. 정치권력의 교체만으로는 세상을 바꿀 수 없다는 사실을 온 몸으로 깨닫고 있다. 새로운 공동체란 어떤 것인가를 고민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

#. 기사에 덧붙이는 글; 문제가 해결되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그러나 문제 해결을 외면하는 자들 때문에 3차 희망버스가 시동을 걸고 있습니다. 당신이 대지 위에 힘찬 발걸음을 내딛기를, 당신이 크레인에서 희망한 모든 것을 하나하나 이루어가는 그날이 앞당겨지기를 간절히 소망합니다. 당신을 억누르는 억압과 불안이, 바로 우리에 대한 억압과 불안이라는 것을 아는 우리는 일상에서 싸웁니다. 그리고 당신이 그날도 크레인에 머무를 수밖에 없다면 3차 희망버스를 타렵니다. 3차 희망버스가 어떤 모습을 보일지 전혀 상상할 수 없는 자들에게 희망이 무엇인지를 똑똑히 보여주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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