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가 당초 임대목적과 달리 자사 통신설비로 초고속인터넷사업을 하던 종합유선방송사업자(SO)인 아름방송(ABN)과와의 법정싸움에서 최종 승리함에 따라 KT로부터 케이블방송용으로 관로와 전주를 임대해 사용하고 있는 아름방송 등 SO들의 초고속인터넷 사업이 차질을 빚을 것으로 예상된다.

▲ 아름방송측이 지난 4월경 KT측과 소송이 진행되는 동안 성남시의 무더기 도로굴착 공사 허가를 받아 시민들의 민원제기에도 불구하고 광케이블 공사를 위해 '불법'으로 인도 전부를 점유하고 있는 모습.     © 성남투데이

성남지역 케이블방송업체인 아름방송은 KT로부터 케이블방송용으로 임차한 관로와 전주 등을 초고속인터넷용으로 사용하는 것을 금지하는 판결이 지난달 30일 대법원에서 확정된 것으로 뒤늦게 밝혀졌다.

아름방송은 이번 판결로 KT에서 임차한 통신시설을 초고속인터넷용으로 사용할 수 없게 됐으며 위반시에는 매일 1천만원의 손해배상금을 지급해야 하며, 아름방송이 임대목적외 통신설비 사용으로 KT에 배상해야할 손해배상금은 50여억원에 달한다.

KT는 현재 자사로부터 케이블용으로 임차한 통신설비를 통해 초고속인터넷을 판매하고 있는 SO가 전국적으로 10개사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KT는 케이블방송용으로만 SO에 관로와 전주 등의 통신설비를 임대해주고 있다.

KT 관계자는 "당초 임대 목적과 달리 우리회사의 주력 서비스 중 하나인 초고속인터넷 서비스 사업을 하는 SO들에 대한 경고라는 상징적 의미가 크다"면서 "SO의 계약위반 마케팅 행위에 대해 적극 대응하는 한편 예방 차원에서의 법무활동도 전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KT는 2003년 8월 수원지방법원에 아름방송을 상대로 대여설비 목적외 사용금지 처분 청구소송을 내 지난해 7월 승소한 데 이어 올해 6월 서울고등법원 항소심에서도 이긴 바 있다.

이에 대해 아름방송 관계자는 "방송과 통신이 융합하는 시대에서 KT가 인터넷사업만은 독점하려고 처음부터 싹을 자르려 하고 있다"며 "전국 SO중 규모가 크고 KT 본사가 있는 성남 분당을 타켓을 잡은 것 같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대법원의 확정판결에 따라 아름방송측은 오는 11월 말까지 추징금 50여억원을 낸 후 더이상 KT 관로를 쓰지 않고 11월 말까지 성남시에 150km의 자체 관로를 구축해 망을 이동시킬 계획이다.

한편 아름방송은 KT측과의 소송이 진행되는 동안 지난 4월경부터 자체 통신망을 확보하기 위해 도로 및 인도의 불법 확대점용으로 시민불편 등 민원제기에도 불구하고 도로굴착 공사를 강행했고, 관리감독 권한을 가지고 있는 성남시도 무더기 도로굴착 공사 허가를 내주고 시민들의 민원을 방치해 ‘권언유착 의혹’이 제기되기 등 물의를 빚은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