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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7월 8일 국치일(國恥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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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7월 8일 국치일(國恥日)

〔벼리의 돋보기〕이런 매국노들 봤나

벼리 | 기사입력 2008/07/11 [04:46]

2008년 7월 8일 국치일(國恥日)

〔벼리의 돋보기〕이런 매국노들 봤나

벼리 | 입력 : 2008/07/11 [04:46]
정말 눈을 의심했다. 눈이 휘둥그레졌다. 잘못 본 게 아닌가 싶었다. 8일 9시 텔레비전 뉴스에 나온 그 광경. 집권여당 한나라당 의원들의 미국산 쇠고기 시식 광경. 1분 남짓 화면이 이어지는 동안 전율이 엄습했다. 과연 저들이 국회의원들 맞나. 과연 저들이 국민의 대표라고 자임하는 자들 맞나? 한나라당 의원들은 왜 미국산 쇠고기 시식회를 가졌을까. 방송으로 왜 나왔을까.

▲ 집권여당 한나라당 의원들의 미국산 쇠고기 시식 광경(사진출처;한나라당 홈페이지)     © 성남투데이

첫째, 저들은 저들이 국민의 대표라고 생각한다는 점에서 몸소 보여주는 ‘대표’라는 방법이 국민에게 먹힐 것이라고 판단했음이 분명하다. 대표의 의미가 고작 이런 것이라니! 이것은 저들의 의도다. 둘째, 미국산 쇠고기 시식회에 앞서 안형환 의원이 밝혔듯이 그들 주장에 따르면 광우병 공포에 대한 국민의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서다. 이것은 저들의 목적이다.

이런 의도와 목적을 이루기 위해서 저들은 자임하고 도구가 되기로 한 것이다. 그럼 작정했으면 도구답게 굴면 된다. 딴 소리 말고 폼 나게 열심히 먹으면 되는 것이다. 이런 그림이 그들의 원하는 좋은 그림이고 그 좋은 그림이 방송을 타고 국민에게 전달되면 된다. 그래야 도구 역할을 감당하는 것이 된다. 물론 이 그림에 대한 국민의 판단은 남는다. 지금은 저들이 국민의 대표인지 의심스럽기 때문이다.

그런데 균열이 발생하고 말았다. 의도·목적과 도구 사이에서다. 시쳇말로 ‘삑사리’다. 심재철 의원이 “광우병 광풍이 대한민국을 어지럽게 했다”며 “거짓말이 과학을 이기는 우스꽝”이라고 한 발언이 그것이다. ‘광우병 광풍’이라니? 다름 아닌 ‘광우병 공포’다. 이 때문에 국민이  촛불을 들고 두 달 넘게 이명박 정부에 맞서 싸우고 있지 않은가. 그는 국민의 촛불저항을 대한민국을 어지럽게 한다고 말한 것이다.

“광우병 광풍이 대한민국을 어지럽게 했다”는 그의 말은 곧 ‘광우병 공포가 국민의 촛불저항을 불러일으켰다’는 말이다. 여기까지는 생각의 차이, 어법의 차이라고 치자. 참고 봐주기로 하자. 암, 국민이 왕인데. 생각의 차이, 어법의 차이마저 용인할 수 없다면 민주주의가 아니다. 이런 도량으로 그냥 봐주자. 까짓것, 우리가 뽑았는데. 문제는 다음 발언이다. 넓은 도량으로도 묵과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는 “거짓말이 과학을 이기는 우스꽝”이라고 말했다. 어떻게 국민의 대표를 자임하는 자가 “거짓말이 과학을 이긴다”고 말할 수 있나? 오히려 말 같지도 않은 그의 말, 말 같지도 않은 말을 늘어놓는 그가 우스꽝스럽다. 거짓말과 과학은 함께 쓸 수 없는 말이기 때문이다. 거짓말의 차원과 과학의 차원은 다르다. 거짓말은 도덕의 문제이며, 과학은 인식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거짓말이 도덕의 문제라는 것은 초등학생들도 안다. 초등학생들은 ‘거짓말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이것을 초등학생들은 교과과목인 ‘도덕’을 통해서 배웠다! 거짓말을 과학의 문제라고 생각하는 초등학생은 없다. 반면 과학은 대상을 다룰 때 도덕적인 판단은 물론 쾌·불쾌와 같은 미적인 판단을 하지 않는다. 도덕적 판단, 미적인 판단을 보류하고 오직 대상에 대한 인식상의 참·거짓만을 따진다. 과학의 대상, 과학이 성립하는 것은 여기에 근거한다.

과학과 도덕은 다르다. 왜 다른 것을 자의적으로 함께 붙여 말장난 치는가. 국민의 대표를 자임하는 자라면 더구나 그럴 권리는 없다. 게다가 그의 생각이나 그의 어법을 존중할 때, 역으로 그가 말하는 거짓말은 국민에게는 진실이다. 따라서 그의 생각이나 그의 어법을 존중할 때 “거짓말이 과학을 이긴다”는 말은 실은 “진실이 과학을 이긴다”는 말이다. 그렇다. 진실이 과학을 이긴다!

그의 생각이나 어법을 존중할 때, 그의 과학은 국민에게는 ‘비과학’이기 때문이다. 곧 그는 비과학적인 사람이라는 것이다. 그렇다. ‘진실이 과학을 이긴다’는 말은 ‘진실이 비과학을 이긴다’는 말이다. 과학적 태도에서는 광우병 공포가 국민의 촛불저항을 불러일으킨 원인을 주목할 것이다. 무엇보다도 그 원인에 ‘책임을 함께 지는’ 요인들을 드러낼 것이다. 그 요인들은 다음과 같은 질문들을 통해서 그리고 그 답을 통해서 구해질 수 있다.

광우병이 유발하는 공포심은 어느 정도일까? 그것이 거대한 촛불저항으로 나타날 만큼 국민들 사이에 만연하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이명박 정부의 책임은 없을까?(形相因)

이명박 정부가 추가협상을 통해 광우병 공포를 유발하는 30개월 이상의 쇠고기에 대한 수입을 제대로 막고 있다는 신뢰를 국민에게 주고 있을까?(質料因)

촛불저항에 나타난 재협상 요구는 이명박 정부 퇴진을 노린 불순한 요구일까? 아니면 국민의 생명권을 지키고 국가의 검역주권을 세우라는 정당한 요구일까?(目的因)

광우병 공포, 추가협상에 대한 불신, 재협상 요구에 대한 이명박 정부의 외면으로 국민의 촛불저항은 오늘도 계속되고 있는 것은 아닐까?(活動因)


이 질문들에 대한 답이 주어지지 않는 한, 광우병 공포가 국민의 촛불저항을 불러일으킨 원인에 대한 규명은 이루어질 수 없다. 대책도 나올 수 없다. 이 질문들은 광우병 공포가 국민의 촛불저항을 불러일으킨 원인에 책임을 함께 지는 요인들을 규명하는 질문들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 질문들과 그 답으로 구성된 요인들은 광우병 공포로 인한 촛불저항이 계속되는 동안 원인과 함께 하기 때문이다.

왜 발생했는지 곧 원인을 알아야 아는 것이다. 원인이 존속하는 동안 함께 하는 요인들을 알아야 아는 것이다. 원인을, 원인과 함께 하는 요인들을 모르고 안다는 것은 아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과학적인 태도가 아니라 비과학적인 태도다. 이 점에서 미국산 쇠고기가 안전하다고 하는 것은 아는 것이 아니다. 그것이 과학적인 주장이 아니라 비과학적인 주장이라는 것은 국민이 알고 있다. 이것이 진실이다. 그래서 ‘진실이 비과학을 이긴다’고 말하는 것이다.

이상 증명한 대로다. 비과학을 과학으로 ‘위장’하며 진실을 거짓말로 ‘호도’하며 ‘거짓말이 과학을 이길 수 없다’는 심재철 의원의 발언은 다만 우스꽝스러울 뿐이다. 국회의원? 광대 놀음일 뿐이다. 이 때문에 의도·목적과 도구 사이에 균열이 곧 삑사리가 나고 만 것이다. 한나라당 의원들이 벌인 미국산 쇠고기 시식은 결국 국민이 아는 진실을 호도하려는 ‘너희들만의 정치’, 그 폭로일 뿐이다.

이 폭로가 의미하는 것은 한편으론 놀랍고 한편으론 서글프기까지 하다. 원인의 치유는커녕 원인의 규명조차 이루어지지 않은 조건에서, 이명박 정부와 집권여당 한나라당과 국민 사이의 인식의 괴리가 태평양 같은 조건에서 저들의 미국산 쇠고기 시식 사실은 대한민국 국회의원들 맞나, 곧 매국노의 행각으로 비쳐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여기엔 텔레비전을 통해 보여준 저들의 미국산 쇠고기 시식 장면도 가세한다. 이미지가 지닌 힘 때문이다.

국가는 ‘다른 국가에 대해’ 국가다. 검역주권을 세우지 못해 국민의 신뢰를 상실한 이명박 정부 아닌가. 군의 반발까지 사면서 서울공항을 이전하려는 이명박 대통령 아닌가. 집권당인 한나라당 의원들이 미국산 쇠고기 시식 광경이 화면으로 비쳐졌을 때 국민에 떠오른 인상이 딱 한 가지일 수밖에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딱 한 가지! 바로 그들은 ‘매국노’ 인상을 주었다는 것! 이미지의 메시지는 국민이 반대하는 미국산 쇠고기를 몸소 먹는 저들이기 때문이다.

CNN을 통해 미정부 관리들과 미국의 쇠고기 수출업자들, 이들이 한나라당 의원들의 미국산 쇠고기 시식 뉴스를 영상으로 접했다 치자. 그들은 어떻게 볼까. 그들은 한나라당 의원들이 촛불을 든 국민에게 얻어터지고 있다는 것을 모르지 않다. 정말이지 상상조차 하기 싫다. 국민은 국민에 속한 개개인으로 하여금 영속성의 관념을 갖게 한다. 그래서 국민은 국가일 수 있다. 그러나 정부는 국가가 아니다. 언제나 교체 가능한 대리인일 뿐이다. 집권여당 역시 같다.

지금 국민은 다른 국가에 대해 국가이기를 주장한다. 정부가 그렇게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한나라당 의원들은 미국산 쇠고기 시식을 통해 불에 기름을 부은 셈이다. 국민은 그렇게 느낀다. 국민의 일부가 아님을 보여주었다고 느낀다. 국민의 일부가 아니라면 뭔가? 매국노다. 따라서 미국산 쇠고기 시식을 보여준 한나라당 의원들은 매국노가 아니면 무엇이란 말인가. 내셔널리스트로서 하는 소리가 아니다. 국가는 국민 없이 존재할 수 없다는 지극히 상식에 입각해서다.

광우병 공포에 이어 대한민국이 망해가고 있다는 공포를 느낀다. 이명박 정부의 태도가 그렇고, 광우병 위험 미국산 쇠고기 수입에 반대하는 국민 앞에서 미국산 쇠고기 시식을 서슴지 않는 한나라당 의원들 때문이다. 대체 이들이 매국노가 아니라면 무엇이란 말인가. 국민의 치욕이다. 한나라당 의원들이 미국산 쇠고기를 몸소 먹어치운 2008년 7월 8일. 대체 이날이 국치일(國恥日)이 아니라면 무엇이란 말인가.

‘대한민국 내일의 주역들아, 미안하다, 미안하다, 정···말······미···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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