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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벼리의 돋보기〕지방언론, 지역언론은?

벼리 | 기사입력 2008/06/17 [23:08]

조중동만이 조중동?

〔벼리의 돋보기〕지방언론, 지역언론은?

벼리 | 입력 : 2008/06/17 [23:08]
지금 들불처럼 번지고 있는 성난 민심은 ‘미친 언론’까지 건드리는 양상이다. 촛불집회에서 “조·중·동 찌라시!”, “조·중·동 폐간!”이라는 구호가 터져 나오고 있다. 조선일보 사옥 앞에는 쓰레기 더미가 쌓이기도 했다. 조선일보가 쓰레기라는 뜻이다. 조·중·동에 광고하는 기업 제품에 대해 불매운동과 압박도 이만저만이 아니다. 구독을 거부하는 움직임도 거세다.
 
▲ 지난 10일 6.10항쟁 21주년을 맞이한 촛불집회가 진행되는 동안 광화문 조선일보 사옥 앞에는 조선일보를 규탄하는 내용의 낙서와 집회참석자들이 자발적으로 수거한 쓰레기를 모아 놓기도....     ©성남투데이

조·중·동으로 상징되는 언론에 대한 시민들의 극심한 반발은 시민들의 눈과 귀, 입이 되어야 할 언론이 그렇지 않기 때문이다. 언론이 시민들의 눈과 귀와 입이 되는 것은 언론을 언론이게 하는 근거다. 어떤 이유에서든 근거를 상실한 언론은 찌라시, 쓰레기로 치부된다. 결국 폐간하라는 시민적 요구에 직면할 수밖에 없다. 실은 그런 평가 자체가 언론으로서는 스스로 문을 닫아야 할 치욕이다.

그러나 미친 언론의 문제는 우리가 아는 것보다 심각하다. 조·중·동만의 문제가 아닐뿐더러 상당수 지방언론, 지역언론에도 그대로 적용될 수 있는 문제이기 때문이다. 우선 지방언론이 문제가 심각하다. 지방언론의 경우 실은 전두환 독재정권 당시 1도1사 지침이 풀린 이래 우후죽순으로 생겨나면서 상당수가 지탄받는 조·중·동 못지 않다. 그 핵심에 바로 지방지 지역 주재기자들이 있다.

상당수가 관의 보도자료를 적당히 가공해서 전달하는 나팔수 노릇에 충실하다. 그만큼 지방권력에 대한 감시기능은 뒷전이다. 말해야 할 것에 대해서는 침묵하는 것이다. 광고 수주, 뒷돈을 목적으로 하는 기사 작성도 큰 문제다. 전에는 사이비기자들을 도려낸다는 이유로 검찰이 지역 주재기자들을 대상으로 정기적인 ‘후리가리’(일제 단속)를 벌이는 일도 있었다. 사이비기자들이 후리가리를 피해 도피행각을 벌였음은 물론이다.

지금은 지역언론도 가세한다. 지역언론은 작용범위가 지역사회라는 점에서 지방언론보다 기초지자체나 지역주민과 매우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있다. 지방언론보다 더 많은 응답을 할 수 있다는 점에서 더 높은 책임도 가지고 있다. 걸맞게 답해야 함은 물론이다. 그러나 현실은 정반대로 치닫는다. 언론의 존립 근거를 망각하고 관이나 특정세력과의 유착도 서슴지 않는다. 누구보다 발 빠르게, 예리하게 포착해야 할 지역사안을 두고 똥인지 된장인지 구분조차 못하는 일도 빈번하다. 지방언론이 보여준 병폐들을 닮아가는 중이다.

얼마 전 성남시청 취재과정에서 있었던 일이다. 어느 과장이 “적당히 타협하고 대신 챙길 것은 챙기라”고 말했다. 시장 정도의 직책이라면 대서특필로 응답해줬을 터인데 상대가 뭘 모르는 과장인지라 즉시 한 마디 되돌려줬다. “욕하지 마라.” 과연 말귀를 알아들었을까. 이 응답은 실은 그 무슨 무게를 실은 게 아니라 그에 대한 욕에 불과했다. 그의 말이 용법상 욕이라는 사실을 주지시켰기 때문이다. 그러니 욕으로 되돌려줄 수밖에.
 
▲ 미친 언론의 문제는 우리가 아는 것보다 심각하다. 조·중·동만의 문제가 아닐뿐더러 상당수 지방언론, 지역언론에도 그대로 적용될 수 있는 문제이기 때문이다.     ©성남투데이

시체말로 안이한 공무원들의 어법대로 뻔히 상대하는 기자의 ‘성향’을 알면서도 이런 욕을 면전에 할 정도라면 그가 어떤 생각과 자세로 일하는 공무원인지는 짐작하고도 남음이 있다. 이런 부류의 공무원은 시민혈세나 축내면서 줄서기에나 능한 사이비공무원일 뿐이다. 공무원이라는 말이 가리키는 보편적 의미나 반영해야 할 사회적 기대치와는 전혀 무관하다는 판단에서다.

문제는 이런 공무원들을 상대하는 기자들이다. 그의 말은 기자들에 대한 ‘일반적인’ 인식이 투사되고 있기 때문이다. 바로 대개의 기자들은 ‘관변기자’라 부르면 딱 맞는 기자상으로 비쳐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일반적인 것과 보편적인 것은 전혀 다르다. 전자는 경험에서 파악되지만 후자는 누구나 지향해야 할 가치나 이념에서 파악되기 때문이다. 그 공무원의 경우는 경험을 전부로 받아들여 일반적인 것과 보편적인 것을 구분하지 못하는 착각에 빠진 경우다.

그럼에도 그가 보여준 인식은 지방언론, 지역언론의 일반적인 상태를 웅변한다. 지자체 공무원들이 일상적으로 상대하는 기자는 지방지, 지역지 기자들이기 때문이다. 관변기자라는 일반적인 상은 지금 지방언론, 지역언론 기자들이 어떤 짓을 하고 있는지 압축적으로 보여주는 증거가 된다. 지방자치의 안착이라는 시대적인 요구를 염두에 둘 때 중요한 역할을 해야 할 지방언론, 지역언론의 위상이란 ‘그대(지역주민) 앞에만 서면 한없이 작아지는’ 몰골을 하고 있다고 해야 한다.

막강한 파워를 과시해온 조·중·동이 찌라시, 쓰레기 취급을 받는 것을 보면서 새로운 흐름이 일고 있음을 강렬하게 느낀다. 흐름은 고정이 아니라는 점에서 얼마든지 다양한 변신이 가능하다는 특성이 있다. 우선 이 흐름은 ‘인과응보’일 것이다. 그러나 인과응보라는 자연스러움만 있는 것은 아니다. 인간이 역사를 만들어낸다는 점에서 이 흐름은 의미로서 목적으로서 새로운 언론이라는 실천적인 질문을 던지고 있다.

언론과 기자는 두 가지를 잃지 말아야 한다. 찌라시, 쓰레기 취급을 당하지 않는다는 경계와 동시에 자존심, 그리고 오직 진실을 추구하고 진실을 말한다는 언론 고유의 가치다. 이 경우에만 새로운 언론이라는 실천적인 질문에 답할 수 있는 자격을 얻는다. 이를 위해 필요한 것은 그 나머지 모두를 ‘괄호치기’ 하는 것이다. 괄호 안에 묶어둬야 할 것은 돈, 권력, 당파적인 이념, 또 다른 사적인 이익이나 구실 등이다.

괄호치기를 감당해내지 못하는 것은 언론도, 기자도 아니다. 감당하지 못하는 언론, 기자가 늘 변명을 늘어놓는다. 추한 일이다. 어찌 조·중·동만이 조·중·동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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