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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는 평화를 일구는 힘이다˝김구의 '나의 소원' 그리고 노무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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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는 평화를 일구는 힘이다"
김구의 '나의 소원' 그리고 노무현

[특별기고] 지금종 문화연대 사무처장 "이라크 파병은 즉각 철회되어야"

우리뉴스 | 기사입력 2004/07/29 [07:41]

"문화는 평화를 일구는 힘이다"
김구의 '나의 소원' 그리고 노무현

[특별기고] 지금종 문화연대 사무처장 "이라크 파병은 즉각 철회되어야"

우리뉴스 | 입력 : 2004/07/29 [07:41]
▲지금종 문화연대 사무처장     ©우리뉴스
김선일씨가 이라크 무장세력 ‘유일신과 성전’에게 살해당한 사건을 둘러싸고 온나라가 들썩이고 있다. 고인에 대한 연민과 슬픔은 물론이거니와 살해자에 대한 분노, 나아가 이러한 상황을 만든 노무현정부와 미국에 대해서도 상당한 분노의 화살이 돌아가고 있다. 이라크파병에 관해 어떠한 입장을 가지고 있든, 김선일씨의 외롭고 처절한 죽음에 관한 책임을 누구에게 묻든 간에 요즘 우리 국민들은 일종의 정신적 공황을 맞고 있으며 심각한 우울증에 시달리고 있다. 나도 예외가 아니어서 일을 하다가도, 길을 걷다가도 불현듯 떠오르는 김선일씨 생각에 생활이 말이 아니다.
 
AP통신이 전한 비디오테입에서 침착하게 자신의 생각을 밝히던 고인의 모습이 죽음의 공포가 시시각각 다가오며 지치고 절박한 모습으로 변해가고, 마지막순간의 절망적인 절규로 바뀌어 가는 것을 TV를 통해 그저 무력하게 지켜볼 수밖에 없었던 것에 자괴감마저 든다. 고인과 생면부지인 내가 이럴진대 하물며 유족의 심정이야 어쩌랴 하는 생각에 다시 가슴이 미어진다.
 
그런데 이런 상황이 더욱 큰 문제를 만들고 있는데, 그 것은 바로 무분별한 민족주의, 국가주의의 발호이다. 갖가지 설문조사를 보면, 김선일씨 살해사건 이전에는 파병에 반대했다가 살해 이후에 파병 찬성으로 돌아 선 사람이 적지 않다고 한다.
 
물론 이라크 저항세력이 저지른 잔인한 살해를 옹호하려는 생각은 추호도 없다. 역지사지의 입장에서 보아 미국의 침략전쟁에 동조하는 국가의 국민을 살해함으로써 경고를 하려고 했다고 이해한다고 하더라도 대상이 민간인이라는 데서 옳지 못하며, 그 방법이 잔인하다는 데서 비난받아 마땅하다. 인류역사가 말하듯 공포를 노리는 모든 행위는 공포만이 아니라 증오와 복수를 불러오기 때문이다.
 
따라서 김선일 살해세력의 행위는 무엇으로도 용서받을 수 없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우리나라의 파병이 정당화되거나 주장되어서는 안 된다. 인터넷에 떠도는 무책임한 주장들처럼 특전사나 해병을 보낸다고 범인만을 찾아 응징할 수 있을 것인가? 정부가 앵무새처럼 주장하듯 이라크 재건만을 도울 수 있을 것인가? 그 것이 정의로운 일이고, 정말로 국익을 위한 일일까? 상식있는 사람이라면 모두가 알다시피 이 질문들에 대한 대답은 ‘아니오’ 이다. 사실관계를 장황하게 늘어 놓지 않더라도 파병반대에서 찬성으로 돌아 선 사람들 조차 상당수는 명확하게 이러한 사실들을 알고 있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민족과 국가에 대한 자존심에 상처를 입었다고 생각하는 일부 사람들은 파병을 주장하는 것이다. 나는 국가주의와는 달리 민족에 내포한 모든 가치가 무의미하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민족주의에도 엄연히 공격적이고 파괴적인 매우 위험한 생각들이 담겨있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나치가, 시온주의자, 미국 등이 저지른 혹은 저지르고 있는 만행의 밑바닥에는 민족과 국가라는 이데올로기에서 비롯된 것임을.

▲CCD 서울총회 참석자들이 경의선 철로를 걸으며 한반도 평화를 기원하고 있다.     © 우리뉴스
하나의 생명은 국가의 무게에 비해 결코 가볍지 않다. 그리고 국가의 이름으로 개인을 희생시킬 수 있는 권리는 누구에게도 없다. 그런 점에서 이번 사건은 국익이라는 허울 좋은 이데올로기로 한 생명을 앗아간 끔찍한 사건이다. 따라서 호혜와 상생, 평화가 넘치는 세상을 꿈꾸는 사람이라면 현상만으로 사건과 세상을 볼 것이 아니라 모든 일들의 기저에 흐르는 본질과 작동원리에 보다 많은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다. 생각해 보라. 이 모든 사건이 누구에 의해, 어떻게 진행되어 왔으며, 누가 이익을 얻게 되고, 누가 희생 당할 것인지 말이다.
 
이달 초에 87개국 5백 여 민간단체로 이루어진 문화전문가단체들의 국제연대기구인 CCD(Cultural Coalition for Diversity) 총회가 서울에서 열린 바 있다. 서울 총회에는 60여 나라에서 130여 명의 외국 문화계 인사들이 참여했는데 국내에서 큰 문화행사가 치러진다는 이유로 총회 폐막 하루 전날 청와대에서 대통령 초청 만찬을 가졌다.
 
이번 행사의 공동 집행위원장이라는 역할을 맡아 외국 손님들과 함께 이 자리에 참석했던 나는 노무현 대통령의 그 날 연설을 잊을 수가 없다. 노 대통령은 김구 선생이 ‘나의 소원’에서 문화 국가를 만들고 싶다고 강조한 구절을 인용해 문화 국가 창조를 역설했던 것이다. 그리고 그는 연설이 끝나고 초청한 외국 손님들과 함께 한 식사자리에서 스크린쿼터를 축소하겠다는 발언을 했다. 그리고 얼마 후 이라크 파병 소신을 거듭 천명함으로써 결과적으로 한 사람의 소중한 생명을 앗는 결과를 초래했다.
 
이 같은 일련의 상황을 지켜보며 김구를 인용한 대통령의 연설이 자꾸만 떠오른다. 그는 그가 존경한다는 김구가 그토록 강조했던 ‘문화’를 정녕 이해하고 말했을까? 아니 ‘나의 소원’을 단 한 번이라도 제대로 읽어나 보았을까? 하는 의문이 꼬리를 문다. “내가 남의 침략에 가슴이 아팠으니 내 나라가 남을 침략하는 것을 원치 아니한다.… 진정한 세계의 평화가 우리나라에서, 우리나라로 말미암아서 세계에 실현되기를 원한다”는 김구의 소원에 진정으로 귀기울여 본적이 있을까? 대통령이 문화를 장식품이나 경제를 위한 도구쯤으로 착각하는 것이 아닐까?
 
문화는 평화를 일구는 힘이다. 문화는 사랑이고 생명이다. 더불어 살아가는 원리를 깨닫고, 실천하는 삶의 방식의 원천이다. 따라서 문화를 얘기하는 대통령은 성, 계급, 학벌 등 어떠한 차별에도 반대하고, 사회적 약자에 대한 연민과 정책적 대안을 가지며, 평화와 통일을 추구하고 자연환경과 문화적 종 다양성의 보존을 위해 노력하는 관점과 태도를 지녀야 할 것이다. 그리고 국민을 신자유주의 무한경쟁에 내몰기보다는 협력적 공생 속에서 타인에 대한 배려가 가치 있는 사회에서 살 수 있도록 꿈꾸는 사람이어야 한다. 다시 말해 문화적인 대통령은 그럴듯한 이미지나 수사로 꾸며지는 것이 아니라 문화적인 삶의 태도를 지녀야 가능한 것이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노무현 대통령은 문화를 얘기하되 반문화적인 행보를 거듭하고 있다. 이는 ‘기타 치는 대통령’이라는 이미지나 김구선생을 인용함으로써 덮어지지 않는다. 미국의 미디어산업의 압력에 굴복해 스크린쿼터제 축소를 언급하고 있고, 미국의 침략 전쟁에 동조해 파병을 강행하려 하면서 어떻게 문화를 거론할 수 있단 말인가. 이 와중에 무고한 한 시민의 목숨이 무참히 스러져 갔다. 이제 더 이상 국익이라는 명분을 앞세워 폭력의 악순환에 뛰어드는 어리석은 짓은 그만두어야 한다. 참전군인들이 증언하듯 전쟁은 미친 짓이다. 세계시민으로서 두고두고 부끄러운 기록이 될 이라크 파병은 즉각 철회되어야 한다.
 
*. 이 기고문은 민중의 소리(www.voiceofpeople.org)에도 게재되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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