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닷없이 언론을 통해 행정타운 조성계획을 터뜨린 민선3기 성남시가 달랑 ‘종이 한 장 계획’으로 주민공람에 들어가 시민들의 눈총을 받고 있다.
 
시는 "신구시가지를 조화롭게 공간적으로 연결, 시민화합과 일체감을 조성하겠다"며 제법 큰 포부를 갖고 행정타운 조성계획을 터뜨렸지만 이를 살펴보면 땅값과 도로 및 하수 등 기반시설비용 외에 전혀 대책이 마련되어 있지 않다. 일단 무작정 세워놓고 보자는 식이다.
 
더구나 행정타운은 국민임대주택단지에 ‘끼워넣기’가 분명해 보인다. 서민을 위한 국민임대주택보다는 이대엽 시장의 ‘10대 비전’(?)의 하나로 미화된 행정타운을 밀어붙이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특히 행정타운 조성에 따른 현 시청사 활용방안도 제대로 논의된 적도 없고 기본계획도 수립되어 있지 않은 데다가 시청사 이전이 수정구 및 구시가지에 미칠 심대한 사회경제적, 문화적 충격에 대해서도 아직 아무런 대책이 마련되어 있지 않다는 점에서 정책적 결함은 심각해 보인다.
 
지난 6월 국회의원 초청 시정보고회에서 열린우리당 이상락 의원이 "시청사 이전 시 수정구에 대체기능의 보완대책과 시청사 활용대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하자, 김형대 재정경제국장은 "구체적인 계획이 수립되어 있지 않으며 시청사 이전 시 구시가지 슬럼화현상 발생을 누구도 부인할 수 없다"고 답변해 참석자들을 놀라게 한 일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시가 행정타운 조성계획을 터뜨리면서 시청사 이전에 따른 구시가지 대체기능 확보라는 심각한 문제를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다는 점은 명백한 구시가지 죽이기라는 비판여론을 피해나가기 어렵고 백치에 가까운 행정 무능이 아닐 수 없다.
 
행정타운 조성시 밀려나는 모란장 이전대책 역시 발표된 게 전혀 없다. 모란장을 통과하는 지역경제와 풍물, 또 삶의 이야기들은 지금의 성남시를 움직이게 한 큰 원동력이 되어 왔으며 지금도 성남시를 대표하는 랜드마크로 자리잡고 있다.
 
이런 모란장을 활성화하고 이런 시각의 연장선에서 모란장 이전대책을 수립했어야 하는 것은 시의 의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는 행정타운 조성계획을 발표하는 데 급급했다. 벌써부터 모란장 상인들은 불안에 떨며 발만 동동 구르고 있다.
 
이 같은 문제들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채 이 시장의 '10대 비전(?)'의 하나로 미화된 행정타운 조성계획은 앞으로 추진과정 길목마다 돌뿌리에 걸릴 가능성이 높다.
 
달랑 ‘종이 한 장 계획’으로 주민공람에 들어간 성남시, 아마 향후 추진계획 마련을 위해서 지금 똥줄이 타고 있을 것이 분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