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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장, '예방행정'이 뭔지 아나?
구미-죽전 도로연결,'실패한 자치행정'

[기자수첩]구미동-죽전 도로 연결 공사강행을 지켜보며

이창문 기자 | 기사입력 2004/11/18 [19:34]

이 시장, '예방행정'이 뭔지 아나?
구미-죽전 도로연결,'실패한 자치행정'

[기자수첩]구미동-죽전 도로 연결 공사강행을 지켜보며

이창문 기자 | 입력 : 2004/11/18 [19:34]
예고된 사태가 마침내 현실로 나타났다. 18일 이른 아침부터 강행된 죽전-구미 도로연결 공사가 바로 그것이다. 이로 인해 대안 없는 도로 연결을 온몸으로 막아온 구미동 주민들 나아가 진작부터 18일 사태를 우려해온 분당 주민들은 어떤 심정이었을까.
 
분당 새도시 입주 이래 판교톨게이트문제, 분당 새도새 개발에 무임승차한 용인 난개발문제로 구미동 주민을 포함한 분당 주민들의 교통문제는 분당지역 최대 지역현안 아니던가. 18일의 사태를 겪은 분당 주민들에게 의례적이거나 수사적인 위로는 적어도 지금은 모욕이자 위선이다. 그 무엇으로도 주민들을 위로할 수 없다.
 
다만 18일 사태에 대한 성찰은 반드시 필요하다. 성공이 아니라 '실패한 자치행정 사례'라는 점에서, 따라서 두고두고 곱씹고 교훈삼아야 한다는 점에서다. 잘 됐다. 때마침 당사자인 성남시는 18일 저녁 잽싸게 '죽전-구미 도로연결 공사에 대한 성남시 입장'이란 공식입장을 시홈페이지를 통해 발표한 바, 이를 교본삼아 성찰해보자.
 
성남시의 공식입장은 18일 사태의 근본원인이 토지공사에 있음을 지적하고 있다. 맞다. 동의한다. 그런데 이상하다. 왜 이 사태가 17일 손학규 경기도지사가 보낸 최후통첩에서 비롯되었음을 언급하지 않는가? 왜 손 지사를 감추는가? 대신 "중앙정부가 근본적인 책임을 져야"한다고 비난의 화살을 돌리는가?
 
정확히, 그리고 분명히 하자. 죽전-구미 도로연결 공사는 2000년 12월 경기도 도시교통정책심의위에서 '불가' 입장이 확정된 것이었다. 쉬운 말로 민선2기 당시 경기도지사와 성남시장이 죽전-구미 도로연결 공사는 안하기로, 길을 뚫을 수 없다고 합의한 것이고 이것이 경기도, 성남시의 공식입장이었다는 얘기다.
 
민선2기 당시 경기도지사, 성남시장은 왜 길을 뚫을 수 없다고 합의했을까. 바로 토지공사가 1999년 12월 죽전지구 개발계획에 반영한 도로연결 공사는 수도권 남부 광역교통망이 끝나지 않은 시점에서 감행될 경우 분당 새도시 주민들에게 심각한 교통문제를 안겨준다는 우려 때문이었다. 지방행정, 자치행정 관점에서 보면 바로 경기도지사, 성남시장이 나서서 '예방행정'을 한 대표적인 사례다.
 
그럼 경기도는 민선3기에 들어와 어떠했는가? 성남시는 또 어떠했는가? 이미 18일 사태가 다 말해주고 있지 않은가! 17일 손 지사가 보낸 최후통첩은 무엇이란 말인가? 지난 6월 10일 사태 당시 길이 안뚫리도록 앞장서겠다던 이대엽 성남시장은 과연 끝까지 반대했는가? 경기도와 성남시는 여태껏 무엇을 했길래 무력을 동반하면서 길이 뚫리는 사태를 맞이하고 말았는가?
 
이유는 바로 민선2기 당시 두 지자체 사이에 맺은 합의를 뒤집었기 때문이다. 도지사 바뀌고 시장 바뀌면 이렇게 뒤집어도 좋은가! 6월 10일 사태 이후 어떤 일이 예고되고 있음을 충분히 알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과연 두 지자체는 그 동안 무엇을 했단 말인가? 길이 뚤린 지금, 결론은 두 지자체가 예방행정을 안했다는 것이다.
 
더구나 6월 10일 사태 당시 메가폰을 잡고 진두지휘하던 그럴듯한 모습을 보여주었고 길이 안뚫린다고 호언장담하던 이 시장은 18일 현장에 없었다. '시장님만 믿습니다', '시장님 화이팅'을 외치던 주민들의 심정이 과연 어떠했을까! 결론은 메가폰을 잡고 진두지휘하던 모습은 '헐리우드 액션'으로, 안뚫린다는 호언장담은 '허언장담'으로 결판나고 말았다!
 
성남시의 공식입장 발표내용에는 17일 최후통첩을 보낸 경기도에 책임을 묻는 얘기가 단 한 마디도 없다. 앞서 지적한 대로 대신 중앙정부에 비난의 화살을 돌리고 있다. 이대엽 시장에게 물어보자. 왜 손 지사에게는 책임을 묻지 않는가? 이유가 무엇인가? 민선2기 당시 합의를 뒤집은 손 지사는 책임이 없다는 뜻인가? 답해보라!
 
더구나 성남시가 발표한 공식입장에는 가관이 아닌 내용이 들어 있어 쓴웃음을 참을 수 없다. "시장으로서 막지 못하고 주민들에게 실망을 주게 되어 책임을 통감한다"는 내용이 그것이다. 책임을 통감한다고? 아뿔사! 이 시장, 이미 벌어진 일, 이미 막차 떠난 일 아니오! 이 시장의 책임 통감 운운은 결국 부질없는 사후약방문일 뿐이다. 도대체 무슨 염치가 있다고!
 
설령 백보를 양보해 이 시장의 책임 통감 발언에 진의가 있다고 치자. 그렇더라도 과연 그 책임의 내용이 무엇인지는 따져봐야 한다. 과연 무엇인가? 이미 밝혔다. 2000년 12월 안뚫는다는 성남시의 공식입장을 뒤집고 이후 예견되는 사태에 대해 예방하지 못한 책임이 바로 그것이다. 그렇다면 결국 18일 현장에 이 시장이 나타나지 않은 것은 예방행정을 하지 못한 시장의 무능과 책임 회피의 고백이 아니겠는가!
 
더불어 18일 현장에 6월 10일 사태 당시 성명서까지 발표하면서 관련자들에 대한 책임을 묻겠다던 그 많은 분당의 지역정치인들은 다 어디로 갔는가? 그들은 과연 현장에서 벌어진 엄중한 사태를 주민들과 함께 했는가? 임태희 의원이나 현장에 왔을 뿐이다. 예방행정을 하지 못한 이 시장을 비롯해 그 많은 지역정치인들이 과연 앞으로 18일 사태에 대해 누구에게, 무슨 책임을 묻겠다고 '호언장담'할지 어디 두고보자.
 
그간 성남시의 입장 변화는 이 시장의 '허리우드 액션'에 이은 우회도로 어쩌구저쩌구 하는 '곡예타기', 그리고 길이 뚫리는 당일에는 이 시장이 나타나지도 않는 '모르쇠'와 18일 저녁 잽싸게 올라온 죽전-구미 도로연결 공사에 대한 성남시 입장이란 '사후약방문'으로 요약된다. 바로 실패한 자치행정의 전형을 이 시장이 극명하게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이 시장, 책임 통감한다고? 뭘? 성남시 발표 공식입장에는 그런 대목은 단 한 마디도 없는데! 결국 이 시장의 책임 통감 발언은 '병 주고 미안해'(?)라는 한편의 웃지못할 코메디다. 그러므로 지금 이 시장이 할 수 있는 최선의 길은 다만 18일 사태를 겪은 분당주민들의 질타를 뼈아프게 새기는 길밖엔 달리 없다. 시 홈페이지에 올라온 글들이다.
 
"믿었던 성남시마저 등돌린 지금 더 이상 무슨 말이 필요하며....."(양효상)
"존경하는 시장님!.....다음 시장선거에서 분당-죽전 길을 개통했다고 또 NHN 입주했다고 해서 낙선되는 일은 절대로 없을 것입니다."(김규홍)
"구미-죽전간 도로연결 당시 시와 시장이 했던 일이 무엇입니까?"(최영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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