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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장의 글러먹은 ‘탄천 공원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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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장의 글러먹은 ‘탄천 공원화’

[벼리의 돋보기] ‘탄천 되살리기’는 상처받은 분당에 큰 선물

벼리 | 기사입력 2004/12/07 [00:35]

이 시장의 글러먹은 ‘탄천 공원화’

[벼리의 돋보기] ‘탄천 되살리기’는 상처받은 분당에 큰 선물

벼리 | 입력 : 2004/12/07 [00:35]
밝은 사람은 물과 같다. 물은 만물을 이롭게 하지만 다투지 않는다. 사람들이 꺼리는 아래에 있으니 오히려 도에 가깝다. (上善若水 水善利萬物而不爭 處衆人之所惡 故幾於道)
 
노자의 한 마디다. 물에 대해 옛 사람들이 어느 만큼의 의미 부여를 했는지 단적으로 알 수 있게 한다. 이대엽 시장이 지난 시장 선거 당시 ‘탄천의 자연생태 복원’을 약속해서 참으로 물과 같은 사람인가 싶었다. 두 가지 이유에서다.
 
하나는 분당 개발과 그 개발의 부작용인 용인 막개발로 망가질 대로 망가진 탄천을 내 어릴 적 잠수도 하고 물고기 잡고 반딧불이 뒤쫓던 탄천으로 되살리겠다는 혜안으로 생각한 탓이다. 다른 하나는 통상 지방자치 실시 이래 도시경영전략이나 도시공간전략에서 자연을 뒷전으로 물리는 어리석은 자치단체장들이 판을 치는 수상한 시절에 망가진 탄천을 되살려 도시의 소중한 자산이자, 밝은 미래도시의 주요한 실현수단으로 삼겠다는 혜안으로 생각한 탓이다.
 
그러나 사정은 정반대로 나타났다. 자연하천으로 되살리려는 노력은 고사하고 탄천을 못살게 구는 ‘악역배우’을 맡은 게 아닌가. 자전거 도로 놓고, 조깅로 놓고, 분수 쏘고, 각종 체육시설 늘리고, 탄천 옆에 골프장 짓겠다 하고, 탄천변 대체도로 놓고, 벚나무길 만들겠다 하고, 말도 많은 물놀이장도 더 만들겠다 하고, 인라인 도로도 만들겠다 하고, 건강체험코스도 만들겠다 하고, 아예 도시기본계획에 공원으로 지정하고…….
 
게다가 이 시장은 탄천 되살리기가 아니라 점점 더 심하게 부하를 거는 활용 중심의 ‘탄천 공원화’라 해야 마땅한 이런 사업들을 ‘광’파는 데 전혀 부끄러움이 없으니, 그나마 전임 시장의 공약사업으로 시작돼 민선3기로 이어진 분당천, 여수천, 운중천 등 지천의 자연형 하천 복원사업은 표가 나질 않게 돼버렸다.
 
어디 그 뿐이랴. 분당이 콘크리트로 뒤덮이고 상류지역인 용인이 막개발이라 탄천에 물이 없고 5급수 이하 수준인데, 아무리 수십억 들여 하상정비를 해도 원천적인 해결책은 되지 못한다. 갈수기 건천화 해소를 이유로 수십억 들여 탄천변에 관로를 묻고 팔당원수를 퍼붓는 일도 역시 마찬가지다. 원천적인 해결책도 아니면서 원수 좀 퍼부었다고 역시 이 시장은 물이 맑아졌네, 하고 열심히 광 팔고 있으나, 이는 근거 없는 거짓말이다. 이번 수감자료에 팔당원수 투입 전후 수질 비교분석을 하지 않았다고 공무원들이 고백하고 있지 않은가.
 
탄천 되살리는 방법은 간단하다. 자연의 이치에 따르면 된다. 수량이 늘어나고 물이 맑아지면 된다. 팔당원수를 퍼붓는 땜빵식으론 결국 눈 가리고 아웅일 뿐이다. 수량이 늘어나려면 콘크리트로 뒤덮인 분당의 도시환경을 주목해야 하고, 탄천 주변의 산림 및 녹지공간에 주목해야 하고, 하수처리 문제 특히 상류지역인 용인의 하수처리 문제에 주목해야 한다. 이 세 가지 주목거리가 어떤 대책들을 내와야 하는지는 더 이상 언급하지 않으련다.
 
이들 대책과 관련해선 이 시장의 도시경영 전략과 능력, 대규모 개발계획 위주로 짜여진 2020년 성남시도시기본계획의 문제점, 지자체간 분쟁을 해결할 수 있는 시장의 광역행정 능력과 관계가 있다. 구미동사태가 주는 교훈은 그래서 참으로 값진 것이다. 특히 용인의 하수처리 문제는 무대책으로 일관하다간 ‘열에 열 하나’ 민선4기에 심각한 폐해를 끼치고 말 것이다.
 
시 공무원들도 전문연구기관에 연구용역을 준 탄천종합기본계획에 대해 잡다한 과업을 요구해선 안된다. ‘과업지시서’에 나타난 대로 ‘생활 속의 탄천’을 명분으로 탄천에 자꾸 과부하를 거는 지금의 활용 중심의 ‘탄천 공원화’ 현상을 합리화해선 안된다. 아직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는 시의회 탄천특위도 마찬가지다. 탄천을 되살리자는 시민의 목소리를 전하는 탄천특위가 되어야지 어영부영할 탄천특위가 아니다.
 
특히 ‘탄천 자연생태 복원’을 공언한 이 시장이 새겨둬야 할 게 있다. 앞서 소개한, 물을 아는 사람은 도에 가깝다는 노자의 아포리아가 그것이다. 그 이치를 꿰뚫을 수 있으면 다음에 시장 안하겠다 해도 시민들이 절대 안된다고 난리친다. 탄천에 대한 시장의 생각을 분명히 하라. 사고의 핵심을 ‘탄천 되살리기’에 두는지 ‘탄천 공원화’에 두는지 분명히 하라. ‘탄천 자연생태 복원’을 약속해놓고도 지금처럼 이도저도 아닌 잡동사니식 탄천 접근은 이 시장에게 치명적인 부메랑이 되어 돌아올 것이다.
 
탄천을 되살리는 일은 성남의 미래를 결정짓는 가장 큰 사업의 하나가 된다. 그 사업은 근처에 가지 못할망정 바라만 봐도 좋은, 마치 강원도의 맑은 하천을 옮겨 놓은 듯한 느낌을 주는 하천을 만드는 일이다. 이 일은 성남시민, 특히 구미동사태로 상처받은 분당 주민들에게 큰 선물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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