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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돋보기 좀 꺼내볼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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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돋보기 좀 꺼내볼래?

[벼리의 돋보기] 시선의 선택

벼리 | 기사입력 2005/01/05 [00:17]

네 돋보기 좀 꺼내볼래?

[벼리의 돋보기] 시선의 선택

벼리 | 입력 : 2005/01/05 [00:17]
가장 싫어하는 사람이 사회적인 인정가치를 척도로 사람을 비교하고 평가하는 사람이다. 그 척도는 결핍되어 있다는 이유에서 반드시 채워야 할 것으로 세워진 것이고, 그 척도에 따른 비교와 평가는 사람들로 하여금 사람살이를 사회적인 인정가치를 얻는 길로 몰아가기 때문이다.
 
그래서인가. 세상에서 사람들을 사로잡으려는 구호들은 '지식이 힘이다', '명예를 더럽히지 말자', '권력 잡아보자', '부자 되세요', '이름을 날리자', '착하게 살자' 따위들이다. 요즘은 '웰빙'이 유행하나? 그러나 조심하라. 이들 구호들의 난무와 상대 속에서 대가리 굴리는 것들, 힘 쓰는 것들이 때론 뒷구멍에서 때론 공공연하게 거듭거듭 '사회적인 조작'을 되풀이한다는 것을.
 
이 같은 세태에 송곳 하나를 들이밀면, 사회적인 인정가치들이 한결같이 소유와 관련이 있다는 점이다. 소유는 결핍을 전제한다. 결핍을 결핍으로 보게 한다. 따라서 반드시 소유케 한다. 이것이 세태가 되면 필연적으로 소유하려는 무리들을 만들어내고 만다. 이 무리들은 소유하기 위해서라면 어떤 투쟁도 불사할 태도다. 소유의지에 사로잡힌 어떤 투쟁도 지지받아선 안된다고 믿는 근거가 여기에 있다.
 
사람은 결단코 결핍이 아니다. 결핍의 존재가 아니다. 결코 채워야 할 존재가 아니며, 누구 마음대로 채워질 수 있는 존재도 아니다. 사람이 사람인 까닭은 사회적인 인정가치들을 제 나름대로 달리 볼 수 있고 다른 값을 매길 수 있다는 데 있다. 또 그다지 사회적이진 않지만 자기 나름의 인정가치들을 세울 수 있고 그것을 사회적인 수준으로 끌어올릴 수도 있다.
 
다르게 따라서 새롭게 평가할 수 있다는 것은 사람이 자율적인 존재이기 때문이다. 하나를 가지고도 열을 가진 사람보다 더 만족하는 사람을 접할 때 자율적 인간의 힘을 느낀다. 뿐만 아니라 사람다움의 향기와 사람살이의 맛도 느낀다. 오히려 지나치게 많이 소유한 자들은 정반대의 느낌을 주는 경우가 많지 않는가. 
 
결국 사회적인 인정가치들을 어떻게 볼 것인가가 중요한 문제로 남는다. 예를 들어, 지식의 경우 지식의 많고 적음을 대립적으로 대응시키는 것은 지식을 소유개념으로 본다는 것을 드러낸다. 그러나 지식이 많은 자들은 지나치게 순치되어 있거나 마모되어 있다는 느낌이 들 때가 많은 것은 왠일일까.
 
지식이 짧더라도 지식의 질을 헤아린다거나 몸에 밴 지식이라거나 또는 지식이 없는 것이 오히려 자랑이 될 수 있는 경우들을 헤아려볼 수 있다. 이는 소유의지에서는 파악이 불가능하다. 사회적인 인정가치들을 비소유적으로 보자마자 세상은 다르게, 훨씬 더 깊고 넓게 보일 수 있고 자기 나름의 인정가치들의 모색과 세움도 길이 열린다.
 
세상이 보여주는 대로 따라 보는 것은 제대로 보는 것이 아니다. 이 경우, 짐승과의 차이란? 보여주는 대로 보는 한, 세상은 세상으로만 있을 뿐 자기와는 무관한 법이다. 자신의 고유하고 넉넉한 시선을 비쳐볼 줄 아는 것이 제대로 보는 것이다. 인간은 자율적 존재이니까. 전자, 후자를 각각 졸보기, 돋보기로 비유할 수 있겠다.
 
다소 도식적이긴 하지만, 졸보기는 가장 잘해도 묘사나 잘할 수 있을 것 같다. 그 운명은 정보 전달에 그친다고나 할까. 반면 돋보기는 응시의 눈이다. 속내를 들여다보고 감춰진 것을 캐고 가치를 재평가하려 든다. 자기의 삶, 자기의 말을 살고 싶고 가끔은 누군가 들어줬으면 하는 헛꿈도 꾼다고나 할까. 그럼, 한 가지 중요한 궁금거리만 남았다.
 
'네 돋보기 좀 꺼내볼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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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잘 늙는다는 것
  • 의회독재를 경계한다
  • 플라톤 왈, ‘나보다 못하는 거시기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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