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tice: Undefined index: HTTP_ACCEPT_ENCODING in /home/inswave/ins_news-UTF8-PHP7/sub_read.html on line 3
[기자수첩] 촌극으로 전락해버린 ‘성남FC 주주총회’:
로고

[기자수첩] 촌극으로 전락해버린 ‘성남FC 주주총회’

성남FC 임직원, “의결권은 주식 숫자대로...성남시체육회는 15만주니까 15만표” 해프닝
성남시의회 권고사항 반영된 개정안, 성남시체육회 사무국장 개인의견으로 뒤집어 통과

한채훈 기자 | 기사입력 2014/12/24 [16:37]

[기자수첩] 촌극으로 전락해버린 ‘성남FC 주주총회’

성남FC 임직원, “의결권은 주식 숫자대로...성남시체육회는 15만주니까 15만표” 해프닝
성남시의회 권고사항 반영된 개정안, 성남시체육회 사무국장 개인의견으로 뒤집어 통과

한채훈 기자 | 입력 : 2014/12/24 [16:37]
▲ 제5회 성남시민프로축구단 임시 주주총회가 2014년 12월 23일 열렸다. 이날 주주총회를 통해 정관을 개정하고, 새로운 이사 4명을 선임한 가운데, 성남FC 주주총회가 여러가지 문제점을 노출하면서 촌극을 빚었다.     ©한채훈

 

성남시민프로축구단 제5회 임시주주총회가 23일 열린 가운데, 의결 과정에서 성남FC 임직원이 “의결권은 주식 숫자대로인데 성남시체육회는 15만주니까 15만표”라고 말하는 어처구니가 없는 해프닝이 펼쳐지고, 성남시의회 권고사항이 반영된 정관 개정안을 성남시체육회 사무국장이 개인의견을 주장하면서 개정안을 역으로 다시 수정해 수정안을 통과시키는 등 주주총회가 그야말로 촌극을 빚었다.

    

이날 오전 10시 탄천종합운동장 내 체육회관 이벤트홀에서 열린 성남FC 주주총회에서 다뤄진 부의안건으로 ▶성남시민프로축구단 정관일부개정안과 ▶이사 보선의 건이 다뤄졌다.

    

이 가운데 문제가 됐던 사안은 ▲제5조 회사가 발행하는 주식총수를 현행 1천만주에서 1백만주로 개정하자는 내용 때문이었다.

    

▲ 성남시체육회 이현무 사무국장이 성남시민프로축구단 임시 주주총회에 참석해 의견을 말하고 있다.     © 한채훈

 

성남시체육회에서 사무국장으로 활동 중인 이현무 국장이 의견을 냈다.

    

이 사무국장은 “안녕하십니까. 저는 이현무라고 합니다. 제5조 주식발행총수를 1천만주로 하는 것이 낫다고 생각합니다. 1천만주는 목표치일 뿐이지 반드시 해야 한다는 강제사항은 아니지 않습니까? 구지 100만주로 낮춰서 개정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라는 의견을 내놓은 것이다.

    

이에 신문선 대표이사는 “저도 일부 동의하는 바이지만, 성남시의회에서 시의원들이 지적했던 부분을 저희가 반영해 개정하려고 안건을 올린 것”이라며 배경설명을 했다.

    

그러자 이현무 사무국장은 “그 의견이 시의원 전체의 의견이었습니까? 시의회 전체 의견은 아니지 않습니까? 시의원 한 분만 지적하신 사안 아닙니까?”라고 재차 반문하면서 시의회 권고사항을 역으로 뒤집기 위한 논리로 자신의 주장을 펼쳐 논란의 불씨를 만들었다.

    

표결에 들어가기에 앞서 신문선 대표이사는 “참고로 의장으로서 한 말씀을 드리면, 저희 시민구단의 대주주는 성남시체육회다. 조금 전 말씀하신 의견은 대주주인 성남시체육회쪽 의견이었다는 말씀을 참고적으로 드리면서 의결하도록 하겠다”고 말하며 곧장 표결에 들어가 체육회 사무국장의 의견이 압도적으로 찬성을 얻자, 한 시민주주가 “아니! 이건 안 되는 겁니다. 체육회 의견하고 시민들 의견하고 어떻게 같습니까?”라며 문제제기를 했다.

    

▲ 신귀영 성남FC 경영기획실장이 성남시민프로축구단 임시 주주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 한채훈

 

그러자 신귀영 성남FC 경영기획실장은 “제가 참고로 말씀드리겠다. 의결권은 주식숫자대로 의결권이 있다. 성남시체육회가 대주주인데 15만주가 있기 때문에 15만표라고 생각하시면 되고”라고 말하자 한순간에 주주총회장에 있던 성남FC 서포터즈들의 공분을 사 고성이 오갔다.

    

신 실장의 발언에 대해 또 다른 시민주주는 “사회자님! 대주주 혼자 결정하지 뭐 하러 우리를 불러놓고 들러리 서게 하고 있어? 그럼 내가 뭐 하러 여기와서 왜 떠들고 있냐고? 의결권을 체육회가 51% 가지고 있다 해도 우리 시민구단으로서 제대로 가기 위한 의견을 시민들에게 구하는 자린데, 사회자님이 그렇게 말씀하시면 독재운영 하겠다는 거 아닙니까?”라고 목소리를 높이며 역정을 냈다.

    

▲ 성남FC 시민주주가 사회자의 발언에 크게 역정을 내고 있다. (성남시민프로축구단 임시 주주총회 2014.12.23)     © 한채훈

 

신 실장은 “정관상의 의결절차를 말씀드린 것이고요”라고 해명하고, 신문선 대표이사는 “잠깐만요. 제가 의장으로서 사과드립니다. 말이 와전된 것에 대해서는 죄송하게 생각합니다. 여러분들께서 열띤 토론을 해주시고 계셔서 우리 시민구단의 미래가 밝겠다는 확신이 듭니다”라며 서둘러 장내를 수습하기 위해 화제를 바꾸기도 했다.

    

하지만 갈등이 폭발되자 그제야 성남시체육회 이현무 사무국장은 “죄송합니다. 제가 발언한 것은 체육회의 의견이 아니라 개인적인 의견입니다”라는 말로 뒷수습에 나서면서 물의를 빚기도 했다.

    

특히 성남FC의 시민주주들을 생각하지 않는 일방적인 운영도 문제로 드러났다.

    

이날 주주총회는 성남시민프로축구단 주주로 등록되어있는 12,406명의 참여대상 가운데 10시14분 “37명의 주주가 참여해 성원을 이뤘다”는 신귀영 경영기획실장의 성원보고에 따라 개최됐다.

 

▲ 성남FC 팬이 우선이라고 말만 하는 구단이 되지 않길 바랍니다라는 제목의 성남FC 팬의 자유게시 글     © 성남투데이

 

성남FC는 당초 참여예상인원을 약 200여명으로 잡았으나, 5분의 1도 채우지 못한 초라한 주주총회가 펼쳐진 것이다.

    

이날 임시주주총회는 평일인 화요일에 열렸다. 그것도 오전 10시였다. 보다 많은 시민들 의견을 경청하고자했다면 주주총회 날짜를 평일 오전 10시로 잡지는 않았을 것이다.

    

이에 대한 팬들의 불만의 목소리도 함께 제기됐다.

 

지난 18일 성남FC 공식홈페이지 팬존 자유게시판에는 ‘팬이 우선이라고 말만하는 구단이 되지 않길 바랍니다’라는 제목의 글도 올라왔다.

    

▲ 성남FC가 평일 오전에 주주총회 일정을 잡자, 이에 대한 팬들의 의견     © 성남투데이

 

이 팬은 “평일 오전에 임시주주총회라니. 성남FC 주식으로 먹고 사는 사람이 있다면 평일 오전이라도 달려오겠지만, 현재 성남FC 주식은 수익성이 없는 주식이죠? 바로 대다수 팬들의 생활에 전혀 ‘관심이 없다’라고 비추어질 수밖에 없는 대목입니다. 사무국도 일정이 있으니 그 일정에 맞추었겠죠. 그러나 프로스포츠구단에서 팬이 제일 중요하다면 다른 업무들을 당연히 미루고 임시주주총회를 주주들이 가장 많이 참석할 수 있는 시간대에 해야 하는 거 아닙니까? 무슨 4-5공 시절 ‘체육관 선거’라도 해서 주주들이 가장 없을 때 ‘날치기 통과’ 시킬 부분이 있는 것도 아니고 말입니다. 제발 말로만 하는 팬들을 생각하는 구단이 되지 마시고, 행동으로 보여 주세요.”라고 글을 남겼다.

 

팬들을 고려하지 않은, 그것도 시민구단이 시민팬들을 더욱이 생각했다면 이러한 비판성격의 글이 게재될 일은 없었을 것이다.

    

결과적으로 이 팬의 성남FC 자유게시판 예언은 그대로 맞아떨어졌다.

 

▲ 37명 주주가 참여함에 따라 성원보고 후 10시18분 사진(上)과 업무시간 중 공직자 30여명이 참여해 빈 자리를 메운 모습 10시48분 사진(下)     © 한채훈

 

주주들이 가장 많이 참석할 수 있는 시간대에 주주총회를 열지 않았기 때문에 37명으로 처음 시작했고, 결국에는 인원수를 채우고자 업무시간임에도 불구하고 업무에 열중해야할 성남시 공직자 약 30여명을 추가적으로 주주총회장으로 소집한 것이다.

    

전형적인 보여주기 식 동원에 의한 주주총회를 연상케 했다. 시민의 참여를 독려하지는 못할망정 빈자리를 메우려고 공직자를 동원하는 모습에 행정공백이 우려됐다.

    

하지만 이와 같은 소관부서의 노력과는 상반되게 구단주가 앉아야하는 자리는 비어있었다.

    

신귀영 성남FC 경영기획실장은 “연말이다 보니 구단주님께서는 참석하셔야할 행사들이 많아 바쁘신 관계로 부득이 불참하시게 됐다”고 밝혔다.

    

▲ 성남시민프로축구단 임시 주주총회에 구단주인 이재명 성남시장이 불참한 빈 자리가 유독 크게 느껴진다.     ©한채훈

 

구단주 이재명 성남시장은 같은 시각 성남시청 1층 로비에서 음악계의 거장 금난새 지휘자를 영입한 것을 기념하는 토크쇼에 참여하느라 총회에 참석하지 못했다.

    

성남FC 주주총회 행사에 구단주가 꼭 참여해야한다는 법은 없지만, 조금이라도 일정을 조정하는 노력을 기울였다면 충분히 다녀갈 수도 있었을 것이라고 생각하자 아쉬운 마음에 이재명 구단주의 빈자리가 더 크게 느껴졌다.

    

아니, 차라리 오늘 같이 촌극을 빚은 행사에 구단주가 참석하지 않아 다행일 수도 있겠다고 안도했다.

    

물론 해프닝으로 끝났지만 성남FC 임직원이 성남시체육회가 대주주이고, 주식 15만주를 소유하고 있으며, 15만표에 달하는 의결권이 있다는 발언은 삼갔어야 했다.

    

이날 주주총회는 성남시체육회가 15만주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체육회 관계자 혼자만 참석해도 성원이 될 수 있고, 의결권도 행사해 모든 것을 결정할 수 있는 자리였다. 그것이 바로 주식회사 주주총회의 모습이고,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그러나 모두가 아는 사실을 꺼내보이면서까지 속내를 비추는 성남FC 관계자의 실수는 단순한 실수로 치부하기에는 두 번 다시 일어나서는 안 될 발언이었다. 궁극적으로 성남시민프로축구단은 진정 시민의 것이지, 성남시체육회 관계자나 성남FC 관계자 개인들의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시민주주들의 공분을 사기 충분한 실수발언이었다.

    

▲ 성남시의회 문화복지위원회     ©성남투데이

 

성남시체육회 사무국장의 본인 개인 의견을 내지말라고 할 사람도 없다. 그러나 성남시의회 권고사항에 대해 성남시체육회 사무국장인 본인이 직접 나서면서까지 역으로 수정하려하는 모습은 대외적으로 모양새가 좋지 않았다는 것이다.

 

예산심의와 행정사무감사권을 가지고 있는 시의회의 권고사항을 한 방에 정리하고 개정안을 수정하자는 의견을 내는 모습을 성남시의원들이 현장에서 봤다면 얼마나 낯이 뜨거워졌을까!

    

특히 “시의회의 권고사항이 시의회 전체의 의견이었냐? 시의회 전체 의견은 아니지 않느냐? 시의원 한 분만 지적하신 사안이 아니냐?”는 반문에는 은연중 의회에 대한 존중은 없고, 가히 도전적으로 느껴지기까지 했다.

    

성남시체육회 사무국장으로서 성남시체육회가 가진 15만주라는 주식 의결권을 지니고 주주총회장에 들어섰다면, 개인이 아닌 체육회 사무국장 공인인 것이다. 공인이 처신에 각별히 유의해야한다는 것은 누구나 다 아는 사실 아니던가.

    

주주총회장에서 논란의 불씨가 생기게 된 발생원인 과정 속에서 사무국장의 책임도 일부 있었다는 것이 이날 참석한 복수의 시민주주들 의견이었다.

    

▲ 성남FC 최종전에서 곽해성 선수가 골을 넣자 이재명 구단주와 신문선 대표이사가 주먹을 불끈쥐고 기뻐하고 있다.     ©성남투데이

 

참고로 2014년도 성남FC가 발행할 주식의 총수는 1천만주였고, 이 가운데 발행주식의 총수는 2.3%에 불과한 23만363주였다.

    

발행할 주식의 총수를 1백만주로 할 것인지, 1천만주로 할 것인지는 그렇게 크게 중요하지는 않다.

    

성남FC의 가치를 더욱 끌어올리기 위한 노력을 얼마만큼 기울였느냐와 성남시민프로축구단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얼마나 시민이 참여할 수 있는 장을 만들기 위해 노력을 기울이느냐에 성남FC 흥망성쇠가 달려있다는 사실을 성남시민프로축구단은 명심해야 한다.

 

이날 주주총회를 통해 신문선 대표이사는 성남시민들이 직접 주주로 참여하며 의견을 개진하는 모습을 보면서 정말로 시민구단으로서 좋은 선례를 남기고 있다며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좋은 선례가 남겨지기 위해서는 성남FC도 더욱 노력해야한다.

 

시민들의 애정어린 목소리를 최대한 경청하고, 합리적인 의사결정과, 전문적인 구단 운영으로 2015년에는 더 나은 성남시민프로축구단이 되어서 더 많은 시민들로부터 사랑받는 구단으로 거듭나길 간절히 소망해본다.

 
  • 성남FC, 강릉에서 동계훈련 시작
  • 신문선 대표, ‘저 떠납니다’
  • 박종환 전 감독 손찌검 폭행사건 피해자 김성준 조기복귀 확정
  • “재심청구 취소할게요”
  • [기자수첩] 촌극으로 전락해버린 ‘성남FC 주주총회’
  • 성남FC 주주총회 열려…이사 4명 새로 선출
  • 이재명 구단주 성명서 통해 “반론기회 달라” 요구
  • “시민구단은 돈으로 승부를 걸면 안됩니다!”
  • 이재명 구단주 징계해야(28.1%) 징계대상 아니다(49.7%)
  • 성남FC 담당자 폭행사건 논란
  • 성남FC 이재명 구단주, 경고 받자 법정투쟁까지 언급
  • 신문선 대표이사, “이재명 구단주 징계회부 철회해야”
  • 이재명 성남FC 구단주 성명서 발표
  • 운명을 스스로 결정한 성남FC (종합)
  • 성남FC 신문선 대표이사, 경영평가 및 구조조정 재차 약속
  • 성남시의회 문화복지,성남FC 신문선 대표이사 출석 재요구
  • 성남FC, 팬들이 직접 만드는 매거진 ‘The Mag’...경남전서 첫 선
  • 많이 본 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