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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보궐선거, 깜부기부터 키질을!

[벼리의 돋보기] 또 선거야?

벼리 | 기사입력 2005/01/20 [17:37]

재보궐선거, 깜부기부터 키질을!

[벼리의 돋보기] 또 선거야?

벼리 | 입력 : 2005/01/20 [17:37]
재보궐선거가 치러질 모양이지? 제5선거구에선 도의원 선거가, 중원구에선 국회의원 선거가. 엊그제 선거 치른 것 같은 데 또 선거? 선거 치를 때마다 들어갈 그 막대한 비용하며, '누구를 뽑아야 되나?'라는 주저함하며, 시민의 의무감에 사로잡혀 팔아야 할 발품의 수고에, 수준 미달의 패거리식 싸움까지 봐야 할 생각하니 솔직히 짜증부터 나네.
 
또 그 재보궐선거가 무슨 인명사고가 나서 불가피하게 치러야 할 선거도 아니잖어. 깨놓고 말해 다 사고친 사람들 때문에 치르게 되는 선거 아닌가. 거, 도의원선거라는 것은 그 도의원이 소리소문없이 사라져 경상도 어디선가 국회의원 해보겠다고 나섰다가 사고친 것이고, 국회의원 선거라는 것도 당내에서 제대로 걸러냈다면 다시 선거 치를 일은 없지. 안그래? 거, 사고수습을 유권자로서 내가 해야 되다니! 욕 나올만 하네.
 
더구나 이번 재보궐선거판을 보니 솔직히 기분부터 상해. 언론에 이름 오르는 사람들 가운데에는 현직 지방의원들이 적지 않아서지. 이들이 당선된다고 가정할 경우 또 다시 재보궐선거 치러야 한다는 얘기 아니냐구! 에구에구, 무책임한 사람들 같으니. 선거, 선거, 또 선거, 이러다가 암만해도 선거로 지역사회 망친다는 얘기도 나올 법해. 이거저거 생각드니 역시 유권자인 나는 거시기들의 밥이야, 밥!
 
하긴 지역에서 빽 쓰고 행세 꽤나 할라치면 시의원 해야 하고, 국회의원으로 껑충 뛰어오르자면 도의원 해야 하고, 게다가 대한민국에서 모든 직업의 종착역이 국회의원이라는 말 같지 않은 소리도 공공연히 떠다니니 이런 정치가 판치는 삼류사회가 세상에 또 어디 있겠어. 그렇지만 이게 어디 그들만의 책임인가? 남 묻은 똥만 보지 말고 저 묻은 재도 봐야 이치겠지, 그러니 나도 돌아봐야지, 암.
 
물론 요즘 선량들이 최소한 거, 옛날의 선비양반들처럼 안팎이 여문 사람들은 아주 드물긴 해. 하긴 요즘 세태에선 농사꾼이 절대 먹어치우는 법이 있을 수 없는 '큰 종자'(碩果)같은 사람, 그런 차고 넘치는 사람이란 돌연변이일지도 몰라. 그래 최선을 뽑는다는 생각은 아예 접어두고 다만 가을걷이할 때 찰그락 찰그락 키질하며 쭉정이, 깜부기 가려내듯 고런 것들 솎아내는 일만큼은 무시해선 안될까 싶어. 뭐, 최소한의 도리는 하고 살자는 얘기지.
 
쭉정이, 깜부기가 뭐겠어? 쭉정이야 겉은 그럴듯 하나 속은 깡통처럼 빈 것일 테고, 깜부기야 겉과 속이 모두 새까만 것이라 싹수 노란 것 아니겠어. 다 다음 농사에 쓸 종자는 커녕 먹을 수도 없는 헛것들이니 마땅히 키질해서 솎아내야지. 이런 쭉정이, 깜부기가 왜 나오겠어? 억지로 버텨온 탓이 아니겠어.
 
억지로 버텨온 것이라? 여기서 전과니 병역이니 탈세니 하는 것들은 다 아는 것이라 굳이 덧붙이고 싶지 않아. 이번 재보궐선거에선 이런 일반기준에 하나 꼭 추가하고 싶은 게 유권자인 내 한표의 의미 자체를 짓밟는 사람들, 그들이야말로 반드시 솎아내자는 것이야. 뭐냐? 지금 시의원, 도의원 하면서 도의원, 국회의원 나오는 사람은 반드시 키질할 것! 유권자를 밥으로 알고, 또 선거 치르게 하니까. 권력욕에 사로잡혀 달리 뵈는 게 없으니까. 귀 좀 대봐. (이건 말이야, 완전히 깜부기이야!)
 
또 하나 있지. 요즘 선거라는 게 언제나 한계지지자라고 하나? 부동층이 있기 마련이라 이에 아양 떠느라 반드시 포장하지 않고는 못배기는 쭉정이들이 있지. 어떻게? 첫째 제것이 없어 자신보단 당을 팔고, 할지 못할지 모르고 온갖 것 다 하겠다고 늘어놓는 잡화점 주인! 둘째 당원들, 지지자들과의 유대와 참여가 아니라 '짜가'이미지 포장하기, 언론 활용하기(유권자로서 나는 기자들을 의심해)! 헐!
 
너무 냉소적이지 않느냐구? 글쎄, 그렇게 느끼는 사람도 있겠지. 그렇지만 말이야, 선거 안에서가 아니라 선거 바깥에서 선거를 보면 냉소가 풍기는 순간조차 더 넓게 보이는 것 같거든. 말하자면 시력이 좋아지는 듯한 좋은 느낌. 민주주의가 뭐, 선거로 귀결되는 것도 아니고. 그래서 이번 재보궐선거에서 불보듯 뻔한 낮은 투표율을 떠올리면 투표불참자들도 뭐라 해선 안된다는 넉넉한 마음도 갖게 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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