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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주받아라, 소문의 정치여!

[벼리의 돋보기] 누구, 뭐라카더라?

벼리 | 기사입력 2005/01/24 [00:18]

저주받아라, 소문의 정치여!

[벼리의 돋보기] 누구, 뭐라카더라?

벼리 | 입력 : 2005/01/24 [00:18]
인터넷을 통한 연예인 X파일 퍼돌리기가 대상 연예인들의 심각한 인권침해라는 반성과 함께 한국사회의 삼류사회상을 반성하는 계기로 작용하는 것 같다. 좋은 징후다. 때문에 비록 생각없이 퍼돌리기에 빠진 덩달이형 인간들이야 근본적으로 어찌해볼 도리는 없지만 강한 개인들이 대사회발언의 강도가 높을수록 다소 나아지리란 낙관도 없지 않다.
 
이번 연예인 X파일 퍼돌리기는 활동장만 인터넷이었을 뿐 본질적으로 오프라인상의 소문의 정치와 하등 다를 게 없다는 판단이다. 소문이란, 떠도는 소문이 실제 현실과 일치하지 않는 상황에 서식하기 마련이다. 이 틈과 괴리를 이용하는 것이 바로 소문의 정치가 아니겠는가. 사회에서 소문의 정치가 횡횡하는 것은 다만 삼류사회라는 부끄러운 자화상을 고백하는 것에 다름아니다.
 
정치투쟁의 장에서도 권력이 진실을 억압하기 위해 구사하는 소문의 정치는 바람직하지 않다. 진실을 억압하는 권력에 대항하기 위해 구사하는 소문의 정치 역시도 바람직한 것은 아니다. 어느 쪽이나 말과 뜻이 겉도는 사회, 소문을 억지로 지어내는 권력지향적인 인간과 소문을 퍼나르는 덩달이형 인간들이 활개치는 유치한 사회를 재생산하기 때문이다.
 
말이란 운명적으로 뜻과는 차이가 있다. 문자학에 따르면 말이란 늘 뜻과 차이가 있고 미끄러지는 관계에 있기 때문이다. 때문에 거슬러 올라갈수록 옛사람들은 말과 뜻이 겉돌지 않도록 무던히 애를 썼다. 어록 형태로 전하는 고전들을 대할 때 그 말이 진실하게 다가오는 주된 이유도 말이 가리키는 그 뜻과 어긋나지 않았던 탓이다.
 
옛사람들은 뿐만 아니라 제대로 된 말을 하기 위해 듣기에 정말 애를 썼다. 실제로 그들은 말하기보다는 듣기에 더 신경을 썼다. 때문에 고전은 들은 내용을 그대로 전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지질 않았는가. 진실로 그들은 가려서 들었다. 듣지 말아야 할 것은 귀에서 지웠고, 지우기 위해서라면 그들은 맑은 물에 귀를 씻어내기까지 했다. 말하기와 듣기가 어긋나지 않도록 신경을 썼으며 특히 듣기에 신경을 썼다.
 
그러나 지금은 어떤가? 아무리 문명적 상황이 자신을 드러낼 정도는 말을 해야 하고 이것저것 들을 것도 많아졌다고 하지만, 그 수위를 넘어 말이 범람하지 않는가. 범람하는 만큼이나 뜻과 어긋나는 말도 범람하지 않는가. 말들, 쓰레기 같은 말들이 범람하는 것이다. 이에 따라 얼굴 없고 발 없는 소문들 또한 늘어난다.
 
우선 눈에 띄는 것은 하나 밖에 없는 입을 가지고 뜻과 겉도는 말을 함부로 내뱉는 자들이다. 이들이 바로 소문의 정치를 구사하는 장본인이다. 이들은 보통 저급한  정치투쟁의 장에서 폭로, 모략, 흑색선전과 같은 정치적 선동술을 이용한다. 이 정치적 선동술은 누구를 겨냥하는가? 예외없이 덩달이형 인간들이며 그 이유는 이들이 덩달이형 인간들을 기반으로 권력을 장악하거나 유지하기 위해서다.
 
여기에 덩달이형 인간들이 가세한다. 이들은 제대로 말을 하기 위해 잘 가려서 듣지 않는다. 도대체 똥인지 된장인지, 독인지 약인지 분간하지 않는다. 이들은 가리지 않고 들은 것을 마치 연예인 X파일 퍼돌리기 하듯 소문으로 퍼나른다. 소문을 지어내는 자들이나 소문을 퍼나르는 자들이나 서로에게 기생한다. 이들은 모두 말하는 훈련과 듣는 훈련이 결여되어 있다.
 
성남지역에서 곧 재보선도 있고 이어 내년에 시장선거를 비롯한 지방선거도 있게 되자 한입 가지고 두말하거나 실제와 맞지 않는 소문을 지어내는 자들이 눈에 띈다. 소문의 파이프로 전락된 덩달이형 인간들도 이곳저곳에서 눈에 띈다. 이들 모두 성남을 성남다운 지역으로 세우는데 지장물들이며 성남을 변방으로 가두려는 짜가들이다.
 
그래도 성남에 사람들이 산다. 소문의 정치에 빠진 덩달이들, 특히 '누구, 뭐라카더라' 운운하며 소문의 정치를 구사하는 자들은 이들 건강한 사람들이 눈불켜고 직시하고 있음을 잊지 말라. 때에 이르면 그 소문의 책임을 질 날이 오리라. 저주받아라, 소문의 정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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