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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장은 '공공의 적'인가?(2)

[벼리의 돋보기] 위기에 처한 순환재개발(2)

벼리 | 기사입력 2005/01/29 [19:23]

이 시장은 '공공의 적'인가?(2)

[벼리의 돋보기] 위기에 처한 순환재개발(2)

벼리 | 입력 : 2005/01/29 [19:23]
이대엽 시장이 해도해도 너무한다. 구시가지 최대 현안인 재개발사업에서 철학도 방향도 좌표도 없다는 것은 익히 알려진 사실인데다가 이젠 시쳇말로 '짱구'를 굴리기 때문이다. 대책 없이 막 나가는 돈키호테가 짱구까지 굴린다고 상상해보라. 황당하다 못해 끔찍해!
 
재개발사업에서 이 시장은 시장 취임 이래 무엇을 했나? 무엇을 했는지 아는 시민은 아무도 없다. 그가 아무 것도 한 게 없기 때문이다. 이렇듯 재개발사업이 아무런 진전이 없자 시민들이 이 시장을 비판했다. 뭐라고? "뭐 하냐? 놀고 있냐? 계속 놀거냐?"
 
그랬더니 작년 7월 1일 불쑥 튀어나온 이 시장의 화답이 뭐였더라? "수정중원구 재개발을 전면적인 철거재개발로 바꿔 시민의 삶의 질과 재산가치를 향상시키겠다"고? 이 발언은 시민들이 아연질색하지 않을 수 없는 '사건'이었다. 이유는 세 가지.
 
첫째, 수복재개발사업의 도입 취지를 무시했기 때문이었다. 구시가지 재개발에서 수복재개발을 채택한 것은 철거재개발로 하기에는 사업성이 없어 공공기반시설만큼은 시가 조성하고 이 공공적 지원을 바탕으로 주민들이 자력으로 주거환경개선사업을 하라는 취지다. 그만큼 수복재개발구역은 주거환경이 극도로 열악하다!
 
둘째, 철거로 바꾸면 철거주민들의 대규모 이주문제가 발생하는데 이주단지 추가마련 문제는 이 시장으로선 엄두를 못내는 상태였기 때문이다. 하긴 지금도 이주단지는 추가는 고사하고 마땅히 확보해야 할 것도 못하고 있다.   
 
셋째, 이주단지 마련대책이 없는 철거재개발은 반드시 대부분의 원래 살던 주민을 내쫓고 투기세력이 달라붙는 단순재개발이 될 수밖에 없는데, 삶의 질과 재산가치의 향상? 새빨간 거짓말인 탓이었다.
 
▲ 지난 가을 비좁고 가파른 골목길을 올라가는 성남의 어린것들.     © 2004 벼리
총체적인 맥락에서 당시 이 시장의 발언은 순환정비방식 재개발을 포기하겠다는 의사로 읽혀졌다. 순환정비방식 재개발이 뭔가? 과거 한국사회의 단순재개발 과정에서 원래 살던 주민들을 내쫓고 투기화되는 잘못과 폐단을 바로 잡기 위해 탄생한 것이 아닌가. 공공이 책임지는 공공재개발로 처음 성남에 도입된 것이 아닌가.
 
이런 순환정비방식 재개발을 이 시장은 왜 공개적으로 포기하겠다고 나섰는가? 본인이 이런저런 자리에서 밝힌 대로 과연 전임시장 김병량씨가 재선을 노린 선거정치의 산물 정도였는가? 그래 짐작하고 바꾸겠다는 것인가? 그럼 이 시장은 대안이 있어야 하지 않나? 있나? 과연 있나? 있긴 뭐가 있나! 대책 없이 막 가는 발언으로 그의 밑천이 환히 드러났는데!
 
하긴 당시 발언을 제외하곤 구시가지 재개발에 관한 이 시장의 철학을 알 수 있는 발언은 전무하다. 그래서 순환정비방식 재개발의 '심오한' 의미는 고사하고 딱 한 가지 궁금해진 것은 '과연 이 시장이 재개발의 '재'자가 무슨 뜻인지 알고는 있나?'라는 '사소한' 의심 뿐이다. 시의회 본회의장에서 누군가 공개적으로 물어보면 정말 좋겠다!
 
그 뒤 구시가지 재개발은 계속 흔들려왔다. 그 대표적인 사례가 시의 공식적인 자료들이 분명하게 밝히고 있듯이 수복재개발구역에서 지나친 공공기반시설 설치로 돈이 많이 들고 철거주민들이 많이 늘어나서 수복재개발 못하겠다는 헛소리. 진짜 웃기는 소리니까!
 
돈이 많이 들면 시 예산에서 쓸데없는 짓 하느라 헛돈 쓰지 말고 돈 많이 모으면 된다. 부족하면 구시가지 주민들의 열악한 주거환경에 원초적 책임이 있는 정부에 떳떳하게 내놓으라고 하면 된다. 구시가지의 도시 탄생 및 형성의 역사는 그럴 수 있는 충분한 근거가 있다. 이 시장은 성남의 역사도 모르나? 그는 정부와 협상할 정치력도 없나? 정치시장이라며!
 
이주문제? 민선 2기 때 맺었고 이 문제를 명기한 주공과의 1,2차 협약은 공수표였나? 성남시는 그 동안 뭐했나? 재산세 인하다, 탄천에 비키니 일광욕장이다, 요즘은 뜬금없이 영어마을이다 뭐다하며 같잖은 것들은 다 때 빼고 광내면서 정작 중요한 이주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그 동안 뭐 했나? 이 시장이 발벗고 나섰다는 얘기는 왜 언론에 나오지 않나? 아직도 판판 놀고 있나?
 
수복재개발을 하기 위해 정작 시가 해야 할 일은 제대로 하지 않으면서 주민들 앞에서 뭐 그리 핑계들을 늘어놓나? 핑계를 늘어놓기 전에 가슴에 손을 얹고 생각 좀 해봐라. 뼈 아픈 성남의 도시 역사와 열악한 주거에 시달리는 시민들의 삶을 과연 알고 있는지! 절감하고 있는지! 이런 맥락에서 수복재개발이 무슨 의미인지! 왜 도입하게 되었는지!
 
모든 정책이 그렇듯이 핵심은 어려움이 초래되는 경우조차 뚫고 나가는 정책책임자의 철학과 의지다. 시가 늘어놓는 같잖은 핑계들 속에서 확인되는 것은 바로 구시가지 재개발에 대해 이 시장이 철학과 의지가 전무하다는 점이다. 그것은 다름아닌 '무능'의 고백이다!
 
무능하니까, 막 나가는 돈키호테가 될 수 밖에! 단순철거재개발하겠다고 헛소리나 뻥뻥 질러댈 수밖에! 게다가 그런 돈키호테 짓의 배경에 물음표를 달면 우선 재개발구역들에서 큰소리 치는 일부 투기적인 가옥주들과 이름이 뭐더라? 무슨 재개발컨설팅업체가 삼삼하게 떠오르고, 사과상자에 담겨 오갈 돈뭉치도 역시 삼삼하게 떠오른다. 그러고도 이 시장 왈, '주민이 원하는대로'? 헛소리!
 
그런데 이번엔 한 단계 업그레이드해서 '짱구'를 굴린다? '놀고 있냐! 뭐 하고 있냐!'고 항의하는 1단계 수복재개발구역 주민들의 성화에 마지 못해 27일 개최한 은행2구역 재개발주민설명회에서 시가 보여준 것이 바로 그것. 그 짱구가 바로 '도시계획시설사업에 의한 재개발'이다. 뭔 소리?
 
아직까지 순환정비방식 재개발은 정부가 유일하게 승인한 시의 공식적인 방침이다. 그러나 지금 전개되고 있는 상황은 이 시장의 돈키호테식 무능에 따라 올해 상반기 중 새로운 재개발기본계획을 세워 순환정비방식 재개발을 깨고 단순철거재개발로 가려는 의도가 있다고 의심되는 상황이다. 따라서 확정된 것은 아니다!
 
그렇다면 시는 주민들 앞에서 '딴 소리' 하지 말아야 한다. 불신만 초래하기 때문이다. 때문에 시가 선택할 수 있는 길은 딱 두 가지다. 순환정비방식 재개발에 따라 수복재개발을 하겠다던가 아니면 단순철거재개발로 가겠다고 하던가! 물론 후자로 가는 한, 죽도록 두들겨 맞아야 한다. '시민과의 약속위반'이며  공공기관으로서 스스로 자기가 세운 원칙의 포기이니까!
 
바닥에서 들끓는 여론을 듣긴 듣는 모양이지? 그렇다고 짱구를 굴려? '도시계획시설사업에 의한 재개발'? "시가 공공시설을 단계별로 설치할 수 있어 재개발사업을 신속하게 할 수 있다"고? 이런 말 같지도 않은 헛소리가 어디 있나! 하기사, 이 짱구를 굴린 까닭은 단 한 가지 이유다. '시장 마음대로' 할 수 있으니까! 
 
그러나 꿰뚫어보자. 시와의 협약관계에서 이주단지와 임대주택 해결의 열쇠를 쥐고 있는 주공을 빼고 하겠다는 소리 아닌가! 그러니까 이주단지 및 임대주택 문제는 포기하겠다는 소리 아닌가! 말이 공공시설 설치지 그저 지금도 하고 있는 주차장, 소공원 한 두개 더 설치 하는 정도로 무늬만 그려보겠다는 소리 아닌가! 곧 수복재개발구역에 공공재원을 투입하지 않겠다는 소리 아닌가! 그럼 어떻게 주민들이 자력으로 주거환경 개선에 나설 수 있나! 
 
정말 말도 안되는 것은 ‘도시 및 주거환경 정비법’에 의거하고 정부에서 승인 받은 시의 공식방침인 순환정비방식재개발 외에는 아직 아무 것도 확정된 것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제멋대로 법적인 근거를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로 바꿔 시늉만 내겠다는,
 
따라서 사실상 수복재개발을 안하겠다는, 사실상 주민들로 하여금 재개발 자체를 포기하도록 강요하는, 이 놀라운 수준 이하의 뻔지르르한, 스스로 원칙과 근거를 무너뜨리는 행정편의주의! 바로 스스로 엿장수로 전락했음을 고백하는 이대엽식 성남시 행정!
 
구시가지 최대 현안인 재개발사업에서 철학도 방향도 좌표도 없이 대책 없이 막 나가는 돈키호테가 짱구까지 굴린다고 상상해보라. 황당해! 끔찍해! 아니, 슬퍼……성남의 미래는 없어……그런데 귓전에 아프게 들려오는 저 소리는……
 
두껍아 두껍아 헌집 줄께 새집 다오
두껍아 두껍아 헌집 줄게 새집 다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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