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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한길 의원 입조심해야 한다"
정치인의 반지역적 발언 우려스러워...

[벼리의 돋보기] 서울공항을 이전한다고?

벼리 | 기사입력 2005/03/11 [04:08]

"김한길 의원 입조심해야 한다"
정치인의 반지역적 발언 우려스러워...

[벼리의 돋보기] 서울공항을 이전한다고?

벼리 | 입력 : 2005/03/11 [04:08]
8일 집권당인 열린우리당의 수도권발전대책특위 위원장인 김한길 의원이 서울공항 이전 및 공항부지의 개발 가능성을 언급했다. 발언의 맥락은 정부부처나 공공기관 이전에 따른 수도권의 경쟁력 제고 차원이다. 이 발언이 행정수도 건설 및 공공기관 이전에 반대하는 일부 여론을 겨냥했음은 물론이다.
 
김 의원의 발언은 다분히 개인적인 소신이거나 정치적 언동일 가능성이 높다. 건교부, 국방부 등 관련부처들의 회의적인 반응이 즉각 나오는 것을 봐서도 충분한 정책적 검토를 거치지 않고 나왔다고 여겨진다. 해프닝에 가까운 이 즉자적인 발언에 고소(苦笑)와 함께 "정치인 하는 말이 그럼, 그렇지!'라고 한 마디 쏴붙이고도 싶다. 그의 발언에 대해 무게도 달아보고 성남사람의 불쾌함도 드러내보자.    
 
▲열린우리당 김한길 의원. 사진제공/김한길의원 홈페이지     © 성남투데이
우선 발언의 무게부터. 서울공항은 수도권의 경쟁력 제고 차원과는 달리 '국가안보' 차원에서 먼저 봐야 한다. 김 의원은 이에 대한 신중한 고려나 판단이 전혀 없이 성급히 발언했다. 본인도 "서울공항의 군사적 효용가치를 잘 모른다"고 인정하지 않았나. 그가 발언한 군사적 효용가치 곧 군사안보가 국가안보라는 개념보다 훨씬 폭 좁은 것은 더 말할 나위도 없다. 
 
분명한 것은, 국가안보와 관련된 서울공항의 기능들이 상당히 많다는 점이다. 이 기능들은 수도권의 경쟁력 제고 차원과는 다른 맥락에서 봐야 하며, 어떤 기능들은 국가적인 차원을 넘어서는 문제들과 얽혀 있기도 하다. 서울공항의 기능들에는 일반시민들에게 공개되기 어려운 것들이 포함되어 있음에도 유의할 필요가 있다.
 
다만 국가안보 차원에서 한 가지 알려진 사실을 들어 서울공항 이전이 지금 시기 불가능하다는 점을 분명히 해두자. 서울공항은 대통령 전용비행장이자 국빈공항이라는 사실이 바로 그것이다. 요컨대 청와대가 이전하지 않는 한, 서울공항 이전은 불가능하다는 애기다. 이 점에서 김 의원의 발언은 너무 가볍다. 책임있는 발언이 기대되는 집권당 의원치고는 우물 안 개구리가 아니겠는가.  
 
다음으로 지역문제를 고민하는 성남사람의 입장에서 김 의원의 발언은 상당히 불쾌하다. '고도제한 완화'라는 그간 성남의 노력과 성과를 짓밟는 발언이기 때문이다. 국가안보 차원에서 서울공항 이전은 지금 시기 불가능하다. 이 점을 전제할 때, 서울공항의 입지가 인근 지역에 미치는 피해는 지금으로선 고도제한 완화로 현실적으로 해결되었다고 보는 것이 맞다. 이 점은 고도제한 완화의 주역인 전 고도제한범대위가 분명히 공개적으로 표명한 바 있다.
 
지방분권을 외치는 집권당에서 이런 반지역적인 발언이 서슴치 않고 나오는 것은 지극히 우려할 만하다. 열린우리당은 말로만 지방분권 외치는가? 성남의 열린우리당 국회의원, 수많은 당원들은 줏대도 없는 모양이다. 더구나 김 의원의 발언은 공교롭게도 이대엽 성남시정부가 주장하는 고도제한 완전철폐 곧 서울공항 이전 주장과 일치한다.
 
주지하는 대로 이대엽 성남시장이 '2020년 성남시도시기본계획'을 통해 서울공항을 이전시키고 둔전신도시를 조성하겠다는 것은 재개발범시민대책위에서 공식적인 기자회견을 통해 그 부당성을 폭로한 바 있다. 김 의원의 발언은 지역에서의 이런 소중한 고민과 노력에 찬물을 끼얹는 발언 밖에는 안된다.
 
더구나 서울공항 이전 및 둔전신도시 구상은 경기도가 2004년 초에 작성한 '수도권성장관리방안 기본구상'에 내륙남부축상의 신도시(이른바 '수요분산형 서울기능 분담핵도시') 구상을 반영한 것이다. 시쳇말로 성남지역의 실정과 이를 고민하는 성남사람들의 노력은 안중에도 없는 한나라당 도지사와 한나라당 시장이 짜고치는 고스톱이라는 얘기다. 이 점에서 김 의원의 발언은 불난 집에 부채질하는 격이다.
 
서울공항 입지의 국가안보 차원은 편협한 지역논리로 접근될 수 없다. 가령 서울공항을 이전시켜 송파에서처럼 투기성이 강하게 암시되는 초고층빌딩을 지으려고 하거나 성남에서처럼 주택신도시를 조성하려는 것은 전적으로 틀렸다. '과연 다수의 지역주민을 위한 것인가?'를 물었을 때 답이 나오지 않기 때문이다. 더구나 둔전신도시는 백퍼센트 송파난개발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이런 말도 안되는 주장은 서울공항의 입지로 인한 성남이 겪는 피해가 적지 않으며 이에 따른 댓가를 성남사람들이 요구할 충분한 근거가 있다고 주장하는 것과 전혀 다르다. 언젠가 국가안보 차원을 고려하면서 제대로 서울공항 이전문제가 제기될 때가 온다면, 그 때는 서울공항을 끼고 힘들게 버텨온 성남의 몫이 국가보다 더 크다고 감히 말해도 좋다.
 
그 때까지는 성남사람들이 참자. 국가안보를 생각하는 성남이 앞장 서서 희생하자. 이런 관점에서 김 의원의 발언은 저울에 표도 나지 않은 무게 밖에 안된다. 성남의 역사를 외면하는 아주 불쾌한 발언이라고 말하자. 김 의원은 입조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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