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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라도 놈들은 이래서 욕 먹어”(?!)

〔벼리의 돋보기〕광명시장의 ‘호남비하 발언’을 읽는다

벼리 | 기사입력 2006/07/30 [20:03]

“전라도 놈들은 이래서 욕 먹어”(?!)

〔벼리의 돋보기〕광명시장의 ‘호남비하 발언’을 읽는다

벼리 | 입력 : 2006/07/30 [20:03]
▲ 이효선 광명시장     © 성남투데이
이효선 광명시장 때문에 광명시가 온통 난리다. 광명시민들이 도저히 고개를 들고 다니지 못하겠단다. 광명시는 졸지에 대한민국에서 가장 유명한(?) 도시가 됐다. 갑자기 뒤통수를 맞은 듯 호남지역은 분노로 들끓고 있고 광명의 호남출신들은 물론 전국 각지의 호남출신들은 가슴에 칼날이 섰다. 요즘 성남에서 만나는 호남출신들도 세상에 이런 × 같은 망언이 어디 있느냐며 상기된 표정을 감추지 않는다. 대권 3수에 도전하는 한나라당의 대권주자들은 심각한 정치적 타격을 입었다고 안절부절이다.

세상에 이런 한심한 시장이 있나. 이런 상식 밖의 시장이 어디 있나. 시장 자질은 고사하고 한 마디로 공인의 자질이 없는 것이다. 이효선 광명시장, 그는 전임시장이 퇴임직전 호남출신 공무원을 승진시킨 일을 비난한답시고 지난 12일 지역단체장들이 모인 자리에서 “전라도 놈들은 이래서 욕 먹는다”고 호남비하 발언을 했다. 딴에는 새 시장이랍시고, 똥폼잡고 세도 부린답시고 한 마디 한 것이다. 그러나 암만 세도를 부려도 그렇지, 이 시장의 호남비하 발언은 똥인지 된장인지 가리지 못하는 수준이다.

이 시장의 호남비하 발언은 단순히 ‘말실수’일까. 전 국민을 경악케 한 이 시장의 호남비하 발언이 있은 지 며칠 되지 않은 20일 광명시는 92년부터 전남 영암군과 맺어온 자매결연을 영암군에 일방적으로 파기 통보했다. 또 이를 본받은(?) 광명시의회도 전남 고흥군의회와의 자매결연을 파기 통보했다. 호남비하 발언과 같은 맥락에 있는 이 같은 일들로 이 시장의 호남비하 발언이 단순히 말실수가 아님이 분명해졌다. 그것은 상당히 내면화된 호남차별의식의 산물임이 분명해졌다.

오직 ‘지역주민’만을 생각해야 하는 지방정부의 수장이 임기를 시작하자마자 전국을 떠들썩하게 만든 호남비하 발언으로 물의를 빚자 광명지역주민들은 이 시장을 시장으로 받아들이지 않겠다고 시민적인 저항을 전개하기 시작했다. 주민소환을 목표로 이 시장을 시장자리에서 끌어내리려는 시민운동이 전개되고 있다. 이 시장의 호남비하 발언은 한 마디로 광명시민의 자존심, 시민적 정체성에 칼질을 해댄 것이다. 이를 두고 광명시의 한 시의원은 지역언론에 기고한 글에서 이렇게 말했다.

“광명시장께서는 ‘광명을 확 바꾸겠다’고 했습니다. 아마도 이보다 더 바꿀 수는 없을 것입니다. 조용하던 광명을 전국에서 제일 시끄러운 도시로 만들었는데 무얼 또 바꿀 수 있단 말입니까? 광명에서 개최하였던 전국평생학습 축제도, 락 패스티발도 이렇게 광명을 유명하게 하지는 않았습니다. 이효선 광명시장은 “광명을 확 바꾸겠다” 는 시민들과의 약속을 이미 다 지킨 것입니다.”

이번 광명시에서 벌어진 사태는 지난 5·31 지방선거를 다시 되돌아보게 한다. 뽑혀야 할 사람, 뽑혀선 정말 안될 사람이 가려지지 않았다는 것이 그것이다. 이 점에서 깨어 있는 시민들이 지난 5·31 지방선거가 ‘묻지마 투표’였으며, 주민의 살림꾼을 뽑는 지방선거임에도 불구하고 한나라당이 내세운 정권심판론은 이 같은 몰지각한 투표행태를 조장했다는 지적은 일리가 있다.

대선과 관련해서도 이번 사태는 상당한 정치적 의미를 던져두고 있다. 차별이 있는 곳에 저항이 있다던가. 전국을 떠들썩하게 만든 이 시장의 호남비하 발언은 호남지역, 전국 각지의 호남인들로 하여금 ‘멸시받는 호남인’이란 저항적인 정체성을 불러일으켰다는 점이다. 가뜩이나 역사적으로나 문화적으로나 저항적 정서가 강한 사람들이 호남인들이다. 게다가 한국에서 선거정치의 현실은 호남이든 영남이든 어느 한쪽을 끌어안지 않고는 결코 대권을 쥘 수 없는 구조를 가지고 있다. 한나라당의 대권주자들이 지금 안절부절하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이번 재·보궐선거에서 한나라당의 성북을 패배를 두고 언론과 정치평론가들이 한결같이 ‘한나라당에 대한 국민적 경고’라고 해석하는 것은 그만큼 한나라당이 딴나라당임을 폭로하고 있는 것이다. 지방선거 승리에 도취되어 정신나간 짓을 되풀이하고 있다는 뜻에서다. 성남의 한나라당 시장후보, 도의원후보, 시의원후보를 좌지우지한 한나라당 경기도당의 홍문종 위원장 일행이 보여준 수해골프 사태 역시 같은 맥락이다. 이 같은 한나라당의 구닥다리 행태는 과거회귀적인 한나라당에 대한 낙인찍기와 더불어 대선 민심의 반한나라당 기류를 전망케 한다. 대선은 무엇보다도 ‘미래의 선택’이기 때문이다.

왜 광명시에서 벌어진 일을 이러쿵저러쿵 하나. 사석에서 거친 입담을 자랑하는 이대엽 시장도 공적인 자리들에서 말을 아낄 필요가 있다는 뜻에서다. 주지하는 대로 이 시장은 민선3기 출범에 앞서 선거운동 과정 중에 호남비하 발언으로 지탄을 받은 바 있다. 민선3기 당시에는 시립병원문제를 비롯, 이런저런 말실수로 여러 차례 물의를 빚기도 했다. 이 점에서 재개발홍보관 개장하는 날, 이 시장이 태평동 일대를 묶어 뉴타운으로 만들겠다는 말은 기억해둘 만하다. 도대체 정책이 무엇인지 알고 하는 말인지 모르겠다. 빈말이 아니라면 이 시장은 이 말에 책임을 져야 한다.

전국적으로 유례가 없는 특수한 성남의 지역사정을 알고나 하는 소리인가? 이미 민선2기, 민선3기를 관통해온 성남시도시및주거환경정비기본계획은 어떻게 하고? 뉴타운개발사업과 재개발사업이 충돌한다면? 도대체 어느 천년에 하겠다는 것인가? 게다가 민선4기 출범하자마자 뉴타운개발사업 얘기가 떠돌면서 태평동 일대 부동산 가격은 천정부지로 뛰었다. 서민들 다 죽으라는 얘기인가? 김문수 도지사가 뉴타운개발사업 하겠다고 했던가. 경기도가 아직 갈피를 잡지못한다는 것을 과연 알고나 있나? 이대엽 시장은 순환재개발을 하기로 약속했다. 김문수 도지사는 뉴타운 개발을 하기로 했다. 그러므로 이 시장에게 한 마디 해두자.

‘이대엽 시장은 김문수 도지사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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