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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 아니 모두 들으라는 소리

〔벼리의 돋보기〕정치인의 자질

벼리 | 기사입력 2006/08/11 [01:42]

누구, 아니 모두 들으라는 소리

〔벼리의 돋보기〕정치인의 자질

벼리 | 입력 : 2006/08/11 [01:42]

수해골프 파문을 일으킨 홍문종 한나라 경기도당위원장. 호남비하 발언, 호남지역 지자체와 맺은 자매결연의 일방적 파기, 성적 수치심 자극 건배사로 시장 자질을 의심받은 한나라당 이효선 광명시장.

한나라당은 이 두 정치인을 제명조치했다. 이효선 광명시장의 경우 형식은 탈당이지만 이보다 앞서 한나라당에서 제명하겠다고 했으므로 사실상 제명으로 봐도 무방하다. 이 두 정치인에 대한 한나라당 제명조치의 의미는 무엇일까?

이 두 사람의 정치적 생명이 끝났다는 것이다. 내 해석인가? 아니다. 한나라당 내부의 얘기다. 다른 정파나 언론에서는 솜방망이 처벌이니 눈 가리고 아웅이니 하지만 이처럼 한나라당 내부에서 제명을 정치적 사망선고라는 의미를 부여했다면 이는 진실로 받아들일 만하다.

홍문종 경기도당위원장은 분권형공천제라는 이름으로 성남의 한나라당 시장, 도의원, 시의원 후보들에 대해 막강한 공천권을 행사했던 인물이라는 점에서 그의 제명은 성남의 입장에서 관심이 없을 수 없다.

특히 이효선 광명시장은 한국에서 선거정치 현실이 호남이든 영남이든 어느 한쪽을 끌어안지 않고는 결코 대권을 쥘 수 없는 구조를 가지고 있다는 점에서 그의 제명은 한나라당이 그를 도저치 용납할 수 없다는 정치적 의미가 부여된 셈이다.

이 두 정치인의 정치적 사망선고가 가능했던 것은 이들의 말과 행동에 대해서 정치하는 사람들이나 그들을 지켜보는 시민들이나 공분(公憤)했다는 데 있다. 공중이 다 같이 느끼는 분노는 참으로 무섭다. 정치적 각성과 변화를 불러들이는데서 이 공분보다 더 힘있는 것은 없다.

왜 광범위한 공분이 일어났을까? 이들이 바로 시민들에게 완전 노출되어 있는 정치라는 장을 물 흐려놓고, 그 정치를 지켜보는 시민들을 우습게 본 주연배우들이기 때문이다. 정치를 잘못 배운 것이다. 이름 또는 자리와 그 실질이 심히 괴리된 수준 미달인 것이다.

이름이나 자리에 맞는 실질이 따르는 것을 정명(正名)이라 한다. 요컨대 정치인이라면 정치인다워야 한다는 얘기다. 공자가 동양정치사상사에 남긴 이 정명을 맹자는 한층 더 강화해 혁명을 주장했다. 이름이나 자리에 실질이 따르지 못하면 과감히 내쫓으라는 것이다. 이번 경우에 딱 들어맞는다.

이 점에서 특히 이효선 광명시장의 경우는 우리에게 강력히 시사하는 바가 있다. 그것은 그가 보여준 일련의 허툰 말과 처사는 정치인의 자질문제는 물론 자치단체장의 자질문제를 다시 보게끔 한다는 데 있다. 광명지역 주민들 사이에선 그의 시장자질문제가 심각하게 거론되고 있다.

이효선 광명시장의 경우는 지역사회를 이끌어가는 자치단체장을 정말이지 가려 뽑아야 한다는 심각한 교훈을 주고 있다. 나아가 지방의원들도 가려 뽑아야 한다는 교훈도 주고 있다. 그는 도의원 출신이기 때문이다.

누구 들으라고 하는 소리다. 아니 모두들 들으라고 하는 소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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