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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기가 아닌 샘, 그 이유

〔벼리의 돋보기〕 새로 접하는 시의원, 거리 두고 보니

벼리 | 기사입력 2006/09/07 [05:45]

변기가 아닌 샘, 그 이유

〔벼리의 돋보기〕 새로 접하는 시의원, 거리 두고 보니

벼리 | 입력 : 2006/09/07 [05:45]
마르셀 뒤샹(Marcel Duchamp)은 20세기 초 어느 예술작품 전시회에서 변기를 전시했다. 뒤샹의 변기는 변기가 아니었다. 그것은 미술관에 전시됨으로써 조각이 되었다. 기능의 변화. 일상생활용품에서 예술작품으로의 변화. 변기가 ‘샘(Foutain)’이라는 조각이 된 것은 기능이 바뀌고 따라서 맥락이 달랐기 때문이다.

▲ 마르셀 뒤샹의 샘. 변기가 아니다.     © 성남투데이

레디메이드(ready-made)로 알려진 이 미술사의 명장면을 소개하는 것은 최근 시의회에 새로 들어온 시의원들을 접하고서 받는 어떤 느낌 때문이다. 과거 무엇을 했느냐는 전혀 중요하지 않다. 남 보기에 그것이 그럴듯한 경력이든 아니면 변변치 못한 경력이든 ‘거리두기’의 시선을 지닌 사람에게는 아무런 의미도, 가치도 갖지 못한다.

자신이 서 있는 자리를 ‘완장’으로 간주하지만 않는다면 그 자리가 어떤 자리인지 한 순간도 잊어서는 안 될 일이다. 사례 제시로서 ‘모르면 침묵하는 법’이라고, ‘스토킹과 사랑을 구별하라’고 쓴 소리를 아끼지 않았던 것도 이 때문이다. 어쩌면 ‘왜 까대는데?’, ‘덤탱이 써볼래?’, ‘왜 삼켰냐?’ 등등 쓴 소리의 기회가 올지도 모르겠다.

자기 이름이나 자리를 스스로부터 착각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무릇 모든 존재자는 자기의 거소에 잘 거주할 때 그러함이 있고, 다움도 있다. 얼마 전 공자의 正名(이름이나 자리에 맞게 실질이 따르는 것)을 빌어 한나라당 홍문종 경기도당위원장, 이효선 광명시장을 사례로 정치인의 자질문제를 다루면서 모두 들으라고 한 적도 있었다.

성남의 야당 소속 의원들도 잘 새겨들었으면 좋겠다. 지금 자신이 어디에 서 있는지, 그 자리에서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살피고 또 살피었으면 좋겠다. 옛사람의 글에서 배워 오래 전부터 지니고 다니는 글귀 하나를 마음의 선물로 남긴다.

‘止’
 
  • ‘남’이란
  • 잘 늙는다는 것
  • 의회독재를 경계한다
  • 플라톤 왈, ‘나보다 못하는 거시기들’
  • 성남의 한계를 씹는다
  • 여기가 섬이다. 자, 뛰어보라!
  • 진정성이 있냐고 물으면
  • 시립병원투쟁 제안?
  • 구더기 무섭다고 장 못 담글까
  • 2008년 7월 8일 국치일(國恥日)
  • 촛불이 꺼질 수 없는 이유
  • 박권종의 반란 또는 삑사리의 비밀
  • 조중동만이 조중동?
  • ‘모두의 정치’를 향한 위대한 시작
  • “무당 찾아 굿도 하라고 그래!”
  • 총선, 한나라당에 역풍분다
  • 이명박정부 심판론, 총선 쟁점화
  • 대운하 찬성하십니까?
  • 386, 386정치인을 아십니까?
  • 1% 부자 내각이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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