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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 모르면 그 입 다물라!

〔벼리의 돋보기〕시청이전이 민선1기부터 시작되었다니?!

벼리 | 기사입력 2007/01/09 [18:13]

시장, 모르면 그 입 다물라!

〔벼리의 돋보기〕시청이전이 민선1기부터 시작되었다니?!

벼리 | 입력 : 2007/01/09 [18:13]
최근 <인천일보>와의 인터뷰를 통해 이대엽 시장이 시청이전은 민선1기부터 시작되었다고 말한 바 있다. 누가 시장이냐에 관계없이 시정부가 연속성을 가지고 추진해왔다는 취지이다. 이는 변명이자 거짓말이다. 변명은 아무리 잘 봐줘도 궁색한 일이며, 특히 공인의 거짓말은 가장 나쁜 죄악이다.

이미 여러 차례 밝혔지만 민선1기 때 일은 민선1기 때 일로 끝이 났고, 민선2기 때는 시정부가 시청이전을 추진하지 않았다는 핵심적인 이유를 제시한 바 있다. 여기에 다른 한 가지 이유도 추가한다. 이대엽 시장은 민선3기 시장선거 당시 시청이전을 추진하겠다고 공약으로 내세운 바가 없다는 점이 그것이다.

▲ 이대엽 시장이 민선1기 때 이미 끝난 행정타운 추진을 옛 무덤을 파내어 시청이전 추진으로 내세운 것은 이미 철 지난 유행가를 다시 부르는 격이다.     ©성남투데이

그가 시청이전을 시장공약으로 내세운 바가 없다는 것은 민선1기부터 민선4기에 이르기까지 연속성을 가지고 시청이전을 추진해왔다는 그의 주장이 억지요 생떼부리기에 불과하다는 것을 뜻한다. 이 경우 중요한 한 가지 민선시대에 시장공약 실천의 의의는 다른 모든 사업 실천에 우선한다는 점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겠다.

다만 그는 민선1기 때 일로 이미 끝난 시청이전이 멋지게 보였는지 아니면 그를 제왕처럼 모시는 어느 아첨꾼이 사탕발림을 했는지 모르지만 민선3기 시장을 하다가 어느 날 갑자기 시청이전을 추진하겠다고 들고 나왔을 뿐이다. 정확하게는 민선3기 시장 취임 1년째 되는 날이다.

당시 그는 선거법 위반으로 자신의 말대로 “말만 시장이지 시장이 아니었다”고 할 정도로 시장으로서 시정을 챙기지 못했다. 뿐만 아니다. 그는 시장이 되기 전 30대 시장공약을 내세웠지만 별다른 진척이 없자 취임 1년째 되는 날 느닷없이 10가지 사업으로 나열된 ‘10대 비전’이란 것을 내놓고는 그 안에 행정타운 추진이란 이름으로 시청이전 추진을 담았던 것이다.

실제가 이렇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민선1기 때 일로 이미 끝난 것을 이대엽 시장이 마치 오늘 밀어붙이고 있는 시청이전의 뿌리인양 거짓 포장해서 주장하는 것은 그만큼 민선1기 때 일을 잘했다고 보는 무반성적인 인식이 자리를 잡고 있다. 뒤집어 말하면 민선1기 때 일이 어떤 잘못이 있는지 제대로 생각해보지 않았다는 무지와 게으름의 고백이다.

정확하게 시청이전은 그 출발이 오성수 시장이 관선시장이던 시절로 거슬러 올라간다. ‘공용의 청사부지 및 주변시설 배치계획’이란 이름으로 추진되었다. 시청, 의회, 법원, 검찰청, 교육청, 세무서, 도서관, 문화회관 등 청사를 짓고 그 주변에 부대시설인 미관광장, 중앙공원 및 식물원을 조성하겠다는 것으로 정부에 여수동 그린벨트지역을 풀어달라고 몇 차례 건의한 게 전부다.

처음에는 공용의 청사부지 10만평, 미관광장부지 9만2천평, 중앙공원 및 식물원 14만6천평 등 33만8천평을 요구했다가 나중에는 공용의 청사부지 10만평, 미관관장부지 6만6천평 등 16만6천평으로 축소 요구했다. 이 같은 부지 규모 및 용도의 축소는 한 마디로 그린벨트 해제 건의가 핵심에서 공용의 청사를 추진하겠다는 뜻임을 드러내고 있다.

공용의 청사가 ‘행정타운’임은 두말 할 필요가 없다. 지금처럼 시청·시의회만 이전하겠다는 것이 아니라 법원, 검찰청, 교육청, 세무서 등 구시가지 내 있는 다른 국가행정기관들을 모두 이전하겠다는 뜻을 밝히고 있기 때문이다.

관선시절부터 시작되어 민선1기 때 추진하다가 중단된 행정타운 추진이 공론화를 통해 구시가지 주민들의 의견을 모으고 집약한 것은 물론 아니다. 구시가지 내 다른 국가행정기관들과 충분한 교감을 갖고 논의를 거친 것도 역시 아니다. 그것은 나중에 한국의 청백리 잠롱이 아닌 잡놈으로 추락했고 시장 낙선 후 뇌물수수로 이를 입증한 관료 출신 오성수 시장의 일방적인 구상에 입각해 있다. 

행정타운 추진은 오성수 시장의 일방적인 구상에 불과했을까? 이것은 우선 민선1기 때 그가 추진한 행정타운 추진의 오류를 밝히는 일이 된다. 동시에 이를 통해 민선1기 때의 잘못을 제대로 성찰하지 않고 거짓 포장을 해가며 민선1기부터 시작되었다는 이대엽 시장의 억지주장을 드러내는 일이기도 하다.

첫째, 민선1기 당시 행정타운 추진은 대단히 정치적인 성격을 띠고 있다는 점이다. 한 마디로 분당 입주민들의 독립시 주장을 잠재우기 위해서 정치적인 맞불용으로 오 시장이 들고 나온 것이다. 이는 동시에 구시가지 주민들을 묶어세우기 위한 정치적 선동용이었다. 이 같은 두 마리 토끼 잡기는 구시가지에 지지기반을 가지고 있던 오 시장의 민선시장 당선을 위한 여론작업용이기도 했다.

특히 놀라운 것은 오 시장은 분당 입주민들의 독립시 주장을 신구시가지 주민간의 갈등을 야기하는 ‘민란’의 발생 요인으로 보았다는 점이다. 이는 당시 경기도를 거쳐 건교부에 제출된 성남시의 관련공문들에 나오는 것으로 관이 주민들 특히 분당 신도시에 입주한 주민들을 어떤 시각으로 대하고 있는지를 드러내고 있다.

깨놓고 말하면 정부는 신도시계획상으로나 행정구역상으로나 분당신도시를 독립시로 구상해 조성했다. 사실이며 진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분당 신도시를 만들어 놓은 다음 또는 만드는 과정에서 당초 약속대로 밀고 가지 못한 것은 구시가지의 소외문제를 논외로 치면 정부에 분명한 책임이 있다.

이를 분명히 알고 있었고 당시 구시가지의 역사적 뿌리나 사회적 사정을 잘 모르고 있던 분당 신도시에 입주한 주민들이 아파트입주자 대표회의를 중심으로 공개적인 분당 독립시 주장을 폈다고 해서 잘못된 것은 결코 아니다.

더구나 그 주장을 민란의 발생 요인으로까지 인식하고 행정타운을 추진한 오성수 시장의 태도는 관료가 민을 어떻게 이해하고 대하는지를 극명하게 보여주는 극단적인 사례가 된다. 그것은 지금 시점은 물론 당시 시점으로도 명백히 잘못된 것이며 단죄 받아야 할 태도이다.

둘째, 민선1기 당시 행정타운 추진은 정책적으로 진지한 고민과 면밀한 검토의 결과가 아니라는 점이다. 정책적인 견지에서 성남시 한 가운데에 위치한 여수동 그린벨트지역에 행정타운을 조성하면 신구시가지간 주민들이 화합할 수 있다는 지리학적 단순배치논리에 입각해 있기 때문이다.

당시 관련공문들에 따르면 성남시는 “기존 공공시설인 시청, 법원, 검찰청, 경찰서, 세무서, 교육청 등이 분당으로부터 약 8㎞ 떨어져 있는 구시가지에 편중되어 기존시가지 통행으로 교통체증 유발 등 분당주민의 불편사항이 발생하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이에 여수동 그린벨트 지역은 “신구시가지 중앙부에 위치하여 공용의 청사부지로 최적지”라는 것이다. 한 걸음 더 나아가 행정타운은 “신구시가지의 구심적 기능과 지역균형 발전 유도”를 할 수 있다고 거짓 주장하고 있다.

이 같은 주장들은 구시가지가 공간적으로나 기능, 주민들의 구성에서 분당 신도시와는 사뭇 다른 특성을 가진 도시라는 점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것이다. 도시의 이해와 도시문제 해결에서 공간, 기능, 주민 등 도시의 핵심적인 특성요소들을 총체적으로 파악하지 못하고 단순히 지리적 재배치와 이를 통해 한데 모인 행정기관들이 도시의 구심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보는 것은 지리학적 단순발상에 불과하다.

이와 관련, 성남은 발생 초기부터 구시가지를 중심으로 이른바 ‘광주대단지 개발사업’으로 하나의 완결된 시가지로 공간, 기능, 주민이 구성되게끔 만들어졌음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후 조성되는 분당 신도시와는 전혀 무관하게 나름의 시간의 켜를 쌓아가며 구시가지만의 공간, 기능, 주민의 사회적인 배치와 연결망을 구축해 왔다는 점을 무시해선 안 된다.

이 점을 무시하고 단순한 지리적 재배치를 통해 행정타운을 추진한다는 것은 천문학적 액수의 시민혈세 낭비는 물론 그 경제적, 사회문화적 파급력으로 인해 구시가지가 망할 수 있다는 점을 망각하는 것이다. 이는 행정타운 추진으로 얻을 수 있다고 과장되게 선전하는 내용에 비교할 바가 결코 아니다. 게다가 성남은 박정희 정권의 근대화전략 추진에서 그 어둡고 침울한 측면이 집약된 도시이며 광주대단지투쟁으로 드러날 만큼 뼈아픈 역사적 상처가 남아 있다.

셋째, 민선1기 당시 행정타운 추진은 행정중심이라는 관료주의적 발상의 산물이라는 점이다. 서로 다른 특성을 가진 두 도시가 한 울타리 안에 동거하게 된 것은 불행일 수 있다. 그러나 적극적인 태도에선 도시가 더욱 생기를 얻기 위한 드문 도전의 기회가 될 수도 있다. 두 도시간의 긍정적 의미의 경쟁과 거래, 그리고 장점들의 조화가 도시 성장의 덕목이자 원칙으로 이행될 수 있다면 말이다.

이 점을 주목할 경우 행정이 중심이 되어서는 안 되며 다만 보조자, 조정자로서 물러서야  한다. 시대의 흐름상으로도 행정은 결코 중심이 될 수 없다. 분당과 성남의 장점들이 공생과 더불어 성장하기 위한 소통의 매개체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는 일이 각별한 의미를 가져야 한다. 성남시에서 각 시가지의 특성화전략 수행이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이 때문이다. 이 시장이 언제 이런 비전을 내보이고 실천한 적이 있던가!

이 시장이 민선1기 때 이미 끝난 행정타운 추진을 옛 무덤을 파내어 시청이전 추진으로 내세운 것은 이미 철 지난 유행가를 다시 부르는 격이다. 그것은 마치 눈부시게 성장한 한국영화의 현실저력을 외면한 채 시민들 앞에서 민선3기 당시 중앙공원에서 시장이 출연한 영화라고 군사독재 시절 유치한 반공영화의 대명사인 ‘빨간 마후라’를 상영했던 한심한 짓과도 같다.

이 시장이 부르는 그 유행가가 요즘 시절에 맞게 리메이크한 것이 아니라는 점도 분명하다. 행정타운이 시청이전으로 변질되었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시청이전이 민선1기부터 시작되었다고 이 시장이 억지를 부리는 것은 늘 되살아오는 역사의 의미를 잘 모르는 무지와 더불어 정치인으로서는 필수덕목이자 기본자질인 사회적 형세와 형국을 전혀 살피지 못하는 심각한 사태다.

순환재개발의 조속한 시행, 시립병원 설립을 하지 않고는 천문학적 수준의 혈세낭비사업인 시청이전을 결코 할 수 없다는 것이 구시가지의 사회적 형세다. 이 시장의 전횡적인 시청이전은 구시가지를 망하게 한다는 구시가지 주민들의 절박한 위기의식과 시청이전에 대해 강력한 사회적 저항을 불러일으키고 있다는 것이 구시가지의 사회적 형국이다.

이 시장의 시청이전 추진은 그의 부질없는 아상과 거짓포장으로 넘쳐난다. 달리 내놓을 게 없는 그의 장밋빛 그림이기 때문이다. 또 이에 대한 답이 시청이전문제를 남의 일 보듯 하는 사람들이 주장하듯 시청이전 찬성이냐 반대냐 하는 한가한 논쟁에 있는 것도 아니다. 그것은 구시가지 주민들의 절실한 삶의 문제이며, 그것도 지금 당장 발등에 떨어져 끄지 않으면 안 되는 불이다.

길고 짧은 것은 대봐야 아는 것이 아니다. 긴 것은 길고 짧은 것은 짧다. 이 이치를 이대엽 시장은 알지 못한다. 이미 그는 물을 떠난 물고기의 길을 걷고 있다. 이는 이유가 어찌되었건 그를 시장으로 뽑아준 성남시민들의 불행이라면 불행이다. 지금으로서는 시청이전 저지투쟁으로 답해주는 수밖에 달리 방도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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