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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의 도덕불감증과 정치적 무능

〔벼리의 돋보기〕요즘의 성남시의회 한나라당을 보면서

벼리 | 기사입력 2007/01/25 [10:09]

한나라당의 도덕불감증과 정치적 무능

〔벼리의 돋보기〕요즘의 성남시의회 한나라당을 보면서

벼리 | 입력 : 2007/01/25 [10:09]
박권종 의원이 계속 침묵을 지키고 있다. 죄가 있다면 죄값을 받아야 하고 혹여 재출발의 기회를 얻을 수 있다면 무릎 꿇고 고개 숙여서라도 용서를 구해야 한다. 이게 사람답게 사는 사람살이의 이치다. 공인의 세계는 더욱 그렇다. 공인으로서의 정치인은 수많은 관객들이 관람하는 무대 위에서 벌거벗고 춤추는 무희와 같은 존재들이기 때문이다.

삶은 선택의 연속이다. ‘뷔리당의 나귀’는 현실에서 있을 수 없다. 현실이란 선택에 즈음해 늘 서로 다른 것이 조건으로 제시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박 의원은 중요한 선택을 앞두고 있다. 스스로 선택해야 한다. 그것이 우선이다. 그것이 책임질 줄 아는 지역정치인으로서 마땅한 자세다. 밀려서 선택 당한다? 이런 경우라면 박 의원에게 치명적일 수밖에 없다. 한나라당에도 그 여파는 상당히 클 것이다.

▲ 한나라당 의원들이 시의회 자료실에서 시의회 정상화 방안과 관련해 열린우리당이 제안한 내용에 대해 논의하기 위해 긴급 의원총회를 열고 있다.     ©성남투데이

한나라당도 이상하다. 왜 박권종 의원의 문제를 건드리지 않는가. 왜 불거질 대로 불거진 박 의원의 문제에 대해서 마냥 침묵의 카르텔을 유지하는가. 공범이 되겠다는 것인가. 공과 사를 정말 구별 못하는가. 공당 맞는가. 성남의 집권여당 맞는가. 혹여 박 의원의 문제가 무슨 문제인지조차 알 수 없을 만큼 심각한 도덕 불감증에 빠져 있는 것은 아닌가. 상당한 시간이 이미 지나갔다. 시간이 없음을 알아야 한다.

열린우리당이 제안한 의회 정상화 방안에 대해 한나라당이 거부 곧 ‘상대 하지 않겠다’는 태도로 나왔다. 한 마디로 무시 전략이다. 정치적으로 보자면 지금 열린우리당은 한나라당을 상대로 투쟁하고 있으며 그런 열린우리당이 대화하자고 시쳇말로 굽히고 나왔는데 대화하지 않겠다는 뜻이다. 한나라당은 새가슴이다. 다수당으로서 도량이 없는 것이다.

정확히 말하면 한나라당이 오히려 문을 열어 열린우리당더러 의회로 들어오라고 해야 맞는 일이다. 그것이 성남의 집권여당다운 넉넉한 태도다. 그렇게 했어야 했다. 그러나 그렇게 하지는 못할망정 오히려 굽히고 들어가겠다는 소수당의 대화 의지를 일거에 발로 차버렸다. 한나라당, 집권여당 맞냐? 이런 경우, 꼴통이란 비난이 쏟아져도 항변하기 어렵다.

열린우리당 제안을 거부했다면 거부의 등가로서 의회 정상화를 위한 한나라당식 대안이라도 있어야 한다. 그러나 그게 없다. 결국 한나라당의 거부는 ‘거부를 위한 거부’였다는 얘기다. 한나라당이 이런 어처구니없는 모습을 드러낸 것은 시사하는 바가 있다. 그것은 상당수 의원들이 정치가 무엇인지 모른다는 것, 그리고 정치가 아닌 개인적인 이해관계에 따라 움직인다는 것이다.

정당공천 그리고 원내정당의 의미는 필연적으로 정치를 요구한다. 더구나 한나라당은 비판하는 야당과는 달리 책임지는 다수당으로서 더 유연해야 하고 더 능수능란한 정치를 요구받는다. 지금의 정치적 상황은 과거 의회와는 달리 풍부한 정치적 경험과 훈련이 가능해졌다. 이 점에서 한나라당 내 상당수 의원들이 정치를 모른다는 것은 지역정치인으로서 자질이 없다는 자기고백이다. 다음 지방선거 때, 그들은 정당공천 나아가 시민적 선택에서 우선적인 물갈이 대상이 될 것이다.

정치가 아닌 개인적 이해관계에 따라 움직인다는 것도 주목해야 할 지점이다. 한나라당 내 상당수 의원들이 원내정당의 공식적인 활동에 온갖 이유를 달아 반대행동을 일삼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이들은 대개 이 시장의 눈치보기, 국회의원 출마 및 차기 의장 진출, 여타 기득권 유지에 개인적인 이해관계를 갖고 있다. 그야말로 자의적이고 목전에만 비치는 이해관계 밖에는 보지 못한다. 정치적으로 영락없는 하수들이다. 이들 때문에 의원들의 의견을 모아 원내정당을 이끌어가려는 한나라당 대표단의 어려움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정치판은 경연장과 같은 것이다. 제대로 경연하는 정당, 제대로 경연하는 지역정치인만이 선거는 물론 평소 지역정치활동에서 시민들로부터 선택받는다. 고작 ‘공천=당선’이란 등식의 한나라당 바람으로 시의원이 된 지역정치인들이 끝없는 자기수양과 호기를 맞은 정치적 훈련의 기회를 거부하면서 계속 어처구니없는 모습을 드러낸다면, 그 땐 할 수 없다. 시민들이 나서서 책임을 묻는 수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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