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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장의 삐거덕거리는 소리

[벼리의 돋보기]천막농성장, 시청에 속하나? 시의회에 속하나?

벼리 | 기사입력 2007/02/07 [02:23]

이 시장의 삐거덕거리는 소리

[벼리의 돋보기]천막농성장, 시청에 속하나? 시의회에 속하나?

벼리 | 입력 : 2007/02/07 [02:23]
이 시장은 오는 8일 있을 판결에서 시장직이 날라 가느냐 마느냐 기로에 서 있다. 그런 이 시장이 6일 시청 대회의실에 애꿎은 동장들을 상대로 참으로 들을 만한 말을 했다. 형편없는 말이라는 이유에서. 뭐라 했는가.

“시청 앞 천막농성장은 시청사 부지여서 시청 안에다가 천막을 친 것과 다름없다.”

과연 그럴까. 그 사람이 하는 말을 들으면 그 사람을 안다고 하던가. 이 시장의 말은 그가 형편없는 사람임을 단박에 알게 하는 말이다.

첫째, 이 시장의 안목이 수준 이하라는 점이다. 이 시장의 말은 시청 앞에 친 천막이 그에겐 천막으로만 보인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준다. 명색이 시장이란 사람이 보는 눈이 고것밖에 안 되는 것이다.

시청 앞에 친 천막은 천막이 아니다. ‘그것’이 아니라 ‘너’다.

이 시장 눈에 거슬리게 보이기만 하는 그것인 천막이 아니라 시장인 나와 만나야 할 너인 시민들이다. 바로 시장이 만나서 그들의 주장과 호소에 귀도 기울이고 마음으로부터 보듬어 안아야 할 시민들이다.

두 가지 만남이 사람에게 있다. ‘나와 너의 만남’이 있고 ‘나와 그것의 만남’이 있다. 전자가 진정한 만남이다. 후자는 단지 스침일 뿐이다. 스치는 것은 무엇이든 무차별의 그것으로만 간주되기 때문이다.

둘째, 이 시장이 스스로 제 발목을 잡는 말을 늘어놓고 있다는 점이다. 이 시장은 어째서 시청 안에 천막을 쳤다고 감히 말하는가. 어째 말과 뜻이 어긋나는 말이나 늘어놓고 있는가.

시청사 부지에 시청만 있나? 엄연히 시의회도 있다!

이 시장의 말은 이 나라 지방자치제가 기관대립형이라는 사실을 애써 무시하는 반지방자치적인 발언이다. 이점에서 시청사와 그 부지는 맨 꼭대기층인 5층에 있는 시의회와 그에 딸린 부속공간 그리고 그 부지이기도 하다.

분명하다. 시청 앞 천막농성장은 시청 안에 천막을 친 것이 아니라 시의회 안에 천막을 친 것이다. 열린우리당, 민주노동당 시의원들은 이 시장에게 이 같은 사실을 똑똑히 가르쳐 주어야 한다.

이를 위해 내일 당장이라도 천막농성장에 ‘시민과 함께 하는 아무개 시의원의 천막사무실’이나 ‘열린우리당 또는 민주노동당 천막사무실’이라고 대문짝만하게 써서 붙여놓으면 딱이다.

분명하다. 주지하는 대로 천막농성장은 열린우리당, 민주노동당 의원들의 입장에서는 이들 정당 소속 의원들이 교대로 돌아가며 시민들과 함께 하는 의정활동의 연장선상에 있다.

이 점에서 이 시장의 발언은 시의회와 시의원들을 무시한 발언이다. 열린우리당, 민주노동당 시의원들에게만 해당되는 무시가 결코 아니다. 한나라당 의원들도 모르진 않겠다.

이날 이 시장은 일상적으로 정보보고를 받는 시청 내 관계부서(행정기획국 산하 자치행정과 여론팀)가 있음에도 일선에서 고생하는 애꿎은 동장들을 상대로 시쳇말로 군기를 잡았다.

이 시장은 시장직이 날라가느냐 마느냐가 판가름되는 8일 판결을 앞두고 전전긍긍하는 자신의 심사를 달래느라 그랬는지 모른다. 이 시장의 발언에 한 마디 평석을 달아보자.

‘거 참, 삐거덕거리는 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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