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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 좋으라고 ‘즉각 철군’인가

〔벼리의 돋보기〕23명 피랍자 무사귀환이 중요하다

벼리 | 기사입력 2007/07/23 [06:54]

누구 좋으라고 ‘즉각 철군’인가

〔벼리의 돋보기〕23명 피랍자 무사귀환이 중요하다

벼리 | 입력 : 2007/07/23 [06:54]
마치 물을 만난 물고기 떼 같다. 아프가니스탄 23명 한국인 피랍자문제로 이른바 ‘진보’의 외국 파병 한국군의 즉각 철수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봇물 터지듯 터져나오고 있다. 심지어 아프가니스탄 무장세력인 탈레반에 피랍된 23명 피랍자 가족들조차 21일 긴급성명을 내고 아프가니스탄 파병 한국군의 즉각 철수를 요구했다.

이해하기 어렵다. 왜들 상황 파악도 못하고 정치적인 주제들을 앞세우는지. 중요한 것은, 지금 국민 모두가 간절하게 바라고 있는 것은 23명 피랍자의 ‘무사귀환’ 아닌가. 그가 누구든 이 나라 국민이라면 모두 피랍자의 무사귀환, 이 한 가지만을 생각하고, 모두 이에 도움이 되는 방향에서 최선의 노력을 해야 할 것 아닌가. 문제는 정치가 아니라 실질적인 문제해결 노력 아닌가.

▲ 진보진영의 외국 파병 한국군의 즉각 철수 주장은 시기가 적합하지 않다. 실기한 것이다. 사진은 22일 저녁 아프가니스탄에 파병한 한국군의 철군과 납치된 23명의 무사귀환을 촉구하는 촛불집회.(사진출처; 민중의 소리)     © 성남투데이

이런 노력이야말로 100% 국익에 부합되는 것이다. 지금 시점에서 23명 피랍자의 무사귀환이야말로 언제, 어떠한 경우에도 국민의 생명을 보호해야 할 국가의 국익과 정확히 일치한다. 정부든, 피랍자 가족이든, 보수든, 진보든 국익에도 부합되고 국익을 넘어 지구촌 정신의 골수인 인도주의의 실천에도 부합되는 방향에서 최선의 노력을 다하는 것이 중요하지 않겠는가.

이것이 바로 촌각을 다투는 23명 피랍자문제를 보는 핵심이다. 핵심은 하나이지 둘일 수 없다. 우물 앞에선 물맛을 봐야지 마실 수 있니 없니 물을 따져서는 안된다. 이 점에서 진보의 외국 파병 한국군의 즉각 철수 주장은 시기가 적합하지 않다. 실기한 것이다. 이 시기의 문제는 그 주장 자체에 대한 찬반의 문제와는 아무 상관이 없다. 누구나 찬성할 수 있고 반대할 수 있다.

언론을 통해 정세의 추이를 파악, 온갖 정치적 흥정을 걸고 있는 탈레반 아닌가. 그들은 현 정권의 전복을 노리고 '지피지기면 백전백승'을 금과옥조로 삼아 23명 한국인 납치를 자행한 무장세력이다. 이 점에서 진보의 외국 파병 한국군의 즉각 철수 주장은 그들을 이롭게 한다. 지금 시기의 국익, 23명 피랍자 무사귀환에 반하는 것이다.

진보는 23명 피납자의 무사귀환을 무시했거나 아니면 가볍게 여겼다고 판단하지 않을 수 었다. 그저 제 피붙이가 살아서 돌아와야 한다는 절박한 심정에서 아프가니스탄 파병 한국군의 즉각 철수를 주장한 피랍자 가족들의 주장과는 차원이 다른 것이다. 물론 가족들의 긴급성명도 정치적으로는 진보진영의 주장과 궤를 같이 한다.

지난 토요일 두 눈으로 똑똑히 본 것이다. 시립병원 설립 및 부지 촉구대회가 남한산성 유원지에 열렸다. 대회 이름대로 그대로 하면 되는 것이다. 그런데 왜 한미FTA 반대 노래를 들려주고 춤을 추며 선동하는가. 결코 그 자리에 맞지 않는 것이다. 이 점과 관련, 이 촉구대회에 진보가 대거 참여한 것은 주목할 만하다.

한미FTA 문제 역시 찬성할 수 있고 반대할 수 있다. 당파성에 따라 또는 개인의 자주적인 판단에 따라서 그럴 수 있다. 그러나 시립병원 설립 및 부지 촉구대회는 한미FTA 반대 노래를 들려주고 춤을 추며 선동하는 자리가 결코 아니다. 그건 마땅히 다른 자리에서 해야 할 일이다. 이유야 어찌됐건 시민 참여의 폭을 스스로 좁힌 것이다. 유연하지 못한 것이다.

진보가 꼭 옳은 것만은 아니다. 보수는 더더욱 그러하다. 진보도 보수도 파시즘(파시즘은 강력한 포퓰리즘이다)에서 결코 자유롭지 못하다는 것은 역사가  입증하고 있다. 이번 23명 피납자문제에서 보여지고 있는 진보의 모습은 실로 실망스러운 것이다. 그것은 국익에도 부합하고 인도주의의 실천이 될 23명 피랍자 무사귀환에 결코 도움이 되지 않는다.

과연 물이 맞는지, 물을 만난 것인지, 아니면 그 물이 금새 마를 물인지 의아스럽다. 그 무엇으로도 바꿀 수없고 다른 어떤 방식으로도 생각해볼 수 없는 23명 고귀한 생명이 달려 있는 문제이기 때문이다. 문화비판가 벤야민은 유명한 <역사철학테제>를 통해 이런 얘기를 들려준다.

“억눌린 자들의 전통이 우리들에게 가르치고 있는 교훈은, 우리들이 오늘날 그 속에서 살고 있는 ‘비상사태’라는 것이 예외가 아니라 상례라는 점이다. 우리는 이런 인식에 상응하는 역사의 개념에 도달하지 않으면 안 된다. 그렇게 되면 진정한 비상사태를 도래시키는 것이 우리의 임무라는 사실이 명약관화해질 것이고, 이를 통해 파시즘에 대한 투쟁에서 우리가 갖는 입장도 개선될 것이다. 파시즘이 승산이 있는 이유 중 하나는, 그 반대자들이 진보라는 이름을 하나의 역사적 규범으로 삼아 이를 들고 파시즘에 맞서고 있다는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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