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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경제의 팽창을 우려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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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경제의 팽창을 우려한다

〔벼리의 돋보기〕직시해야 할 ‘이명박 시대’

벼리 | 기사입력 2008/01/16 [21:28]

시장경제의 팽창을 우려한다

〔벼리의 돋보기〕직시해야 할 ‘이명박 시대’

벼리 | 입력 : 2008/01/16 [21:28]
“옛날엔 골프장 자동차 번호를 단속하는 야만적인 시대를 살았지만 그렇다고 골프를 치지 않았던 건 아니다. 칠 사람은 차도 바꿔 타고, 남의 이름으로 골프 치지 않았나”

지난 11일 전국상의 회장단 신년인사회에서 한 이명박 당선자의 말이다. 이 말에 참석자들은 ‘웃음’을 터뜨렸다. 기업인 출신 이 당선자 아니신가. 이만한 립 서비스가 또 어디 있겠는가. 그래, 손발이 척척 맞는다.

▲ 이명박 대통령 당선자가 전경련에서 개최한 초청 간담회에 참석하기 위해 12월 28일 전경련회관을 방문해 삼성 이건희 회장과 악수를 하고 있다.(사진제공; 민중의소리)     © 성남투데이

웃음이 터져 나왔으니 대상, 시·공간이라는 담론의 조건으로 보아 이 당선자의 말은 극적인 효과를 거둔 셈이다. 이 당선자가 요즘 트레이드 마크로 달고 다니는 ‘비즈니스 프랜들리’(친기업)를 프랜들리하게 잘 전달한 말이지 싶다.

그러나 이 당선자의 말은 피눈물이 나올 소리다. 누구의 피눈물인가? 서민들이다. 차를 바꿔 타고 남의 이름을 빌어서라도 골프든 골프 비즈니스든 즐기는 그런 사람들을 떠올리는 서민들의 심정을 이 당선자가 헤아려 봤을까? 과연 이런 말이 나올 수 있을까?

여기에 더해 굴욕감을 느끼는 사람들도 있으리라. 공동체적 삶의 안정과 성숙에 정치의 의미와 가치를 두는 경우가 그렇다. 이 당선자의 말에선 단속을 피해 도박을 즐기는 치들이 그 단속을 조롱하며 스릴을 느끼는 것과 같은 인상이 풍기기 때문이다.

이 당선자의 말은 공동체에 대한 모독적인 발언이다. 이런 어처구니없는 발언에 거리낌없이 웃음으로 화답되는 담론적 상황은 우려할 만하다. 그렇다. 기업인 만세다. 친기업적인 이 당선자의 등장으로 세상이 시장만능주의로 기울고 있음을 보기 때문이다.

이명박 정권이 출범도 하기 전에 인수위를 통해 내놓는 정책 방향을 보라. 금산분리(금융자본과 산업자본의 분리) 완화, 출자총액제한제 폐지, 금융규제 완화, 기업세무조사 완화 등을 추진하겠다고 밝히지 않았는가.

재벌을 ‘고삐 풀린 망아지’로 만들어주겠다는 것이다. 시장경제가 마음껏 팽창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주겠다는 것이다. 이것이 이명박 경제의 실체로 지금 백일 하에 드러나고 있는 것이다. 다름아닌 그가 살리겠다는 경제의 실체다. 대체 누구를 위한 경제냐!

시장경제의 팽창은 위험하다. 시장경제만이 인간의 통제되지 않는 욕망을 용인하고 그것을 원리로 삼는 역사상 유일한 경제체제이기 때문이다. 철학적으로 시장경제의 문제를 인간의 욕망의 문제로 보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시장경제의 팽창이 위험한 것은 각종 사회적 폐해를 불러들이기 때문이다. 노동자들에 대한 사회적 보호막이 무너진다. 생태계 파괴가 불을 보듯 뻔하다. 각종 사회적 조직을 깨뜨린다. 인간의 삶과 의식을 피폐화시킨다.

요컨대 시장경제의 팽창은 개인의 삶의 토대인 공동체의 해체를 가속화하고 삶을 생존으로 격하시킨다. 공황, 파시즘, 제국주의 전쟁 등 온갖 파국을 거친 서구 자본주의의 역사가 이미 입증하는 것이다.

시장경제의 끝은 곧 삶의 근거인 공동체의 부정, 인간 존엄성의 근거인 삶의 부정에 있다. 이 같은 파괴적 속성 때문에 경제인류학자 칼 폴라니는 시장경제를 두고 ‘악마의 맷돌’이라 비판하지 않았던가.

시장경제주의자들이 활개칠 이명박 시대의 개막은 모두의 불행으로 돌아올 우려가 높다. 사회적 파국이 곧 닥쳐올 수 있다는 두려움부터 앞서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이 모두가 코미디처럼 대선을 치른 결과다.

구체적 행동이 요구되기 시작했다. 우리는 우리의 공동체, 우리의 삶을 포기할 수 없지 않는가. 언제 어디서나 우리는 인간이지 않은가. 우리는 인간으로 살아야 하지 않는가.

‘살아남는다는 것은 삶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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