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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정부는 어떤 통치 보여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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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정부는 어떤 통치 보여줄까?

〔벼리의 돋보기〕이명박 정부의 출발을 주목해야 하는 이유

벼리 | 기사입력 2008/01/18 [03:36]

이명박 정부는 어떤 통치 보여줄까?

〔벼리의 돋보기〕이명박 정부의 출발을 주목해야 하는 이유

벼리 | 입력 : 2008/01/18 [03:36]
“가장 좋은 것은 백성들이 통치자가 있다는 것만을 아는 것이고, 그 다음은 통치자를 가깝게 여기고 칭찬하는 것이고, 그 다음은 통치자를 두려워하는 것이고, 가장 나쁜 것은 통치자를 모욕하는 것이다(太上下知有之 其次親而譽之 其次畏之 其下侮之).”

노자의 말이다. 수준별 통치의 유형들에 대해서 그리고 그 척도가 무엇인지에 대해서도 밝히고 있다. 그 척도란 백성들 곧 피통치자들이 통치자를 어떻게 생각하느냐하는 것이다. 노자의 말에 따르면 통치의 네 단계에서 가장 낮은 수준의 통치는 통치자가 피통치자들에게 모욕을 당하는 단계다. 통치자가 모욕을 당하는 경우는 노자에 따르면 “(통치자의) 미더움이 부족해서 (피통치자들의) 불신이 생기기(信不足 安有不信)” 때문이다.

피통치자들의 불신으로 통치자가 모욕을 당하는 경우들은 통치자가 덕스럽지 못하다거나 무능력해서 또는 공권력을 장악하지 못해서와 같은 이유들이 있을 것이다. 통치자가 피통치자들에게 모욕을 당하는 통치가 가장 낮은 수준의 통치인 까닭은 노자식으로 말하면 피통치자들이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는(不畏死)” 저항이 뒤따르기 때문이다. 어떠한 형식으로든 정권이 바뀌는 결과를 초래하기 때문이다.

통치자가 덕스럽지 못하다거나 무능력하다 해도 그가 공권력을 틀어쥐고 때에 적절하게 이를 구사한다면 피통치자들은 그를 두려워하게 된다. 노자가 말한 세 번째 단계의 통치 유형에 속하는 경우로 정치적으로는 법치에 해당된다. 그러나 “백성들이 통치자가 있다는 것만을 아는” 통치, “통치자를 가깝게 여기고 칭찬하는” 통치라는 이보다 앞선 통치를 내세우고 있는 노자적 인식으로 볼 때 이런 두려움의 통치 역시 가장 나쁜 통치에 못지 않다.

▲ 이명박 정부가 가장 나쁜 통치를 할 정부가 될 잠재성을 가진 이유는 피통치자들로부터 시작부터 관 주도 대민통제를 수행하려 한다는 의구심을 받고 있다는 데서도 드러난다.     ©성남투데이
이 같은 노자의 말에 따르면 현재로선 ‘이명박 정부’는 가장 나쁜 통치를 할 정부가 될 잠재성을 가지고 있다. 핵심적인 이유는 이명박 정부를 이끌어 가게 될 이명박 당선자가 이미 시작부터 모욕을 받는 통치자로 기억되고 있다는 점에 있다. BBK, 위장전입, 위장취업 등 숫한 사례들에서 이미 충분히 드러났듯이 이 당선자는 통치자로 받아들이기에는 피통치자들의 다수가 오히려 수치심을 갖게 되는 그런 사람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그를 괘씸하게 여겨 찍지 않은 사람들, 그런 그를 적극적으로 반대하기 위해서 다른 대선후보를 찍은 사람들, 그를 찍었다고 해도 그의 행실에 문제가 있다고 여기는 사람들의 문제의식, 그리고 거짓말쟁이를 대통령으로 뽑는 어른들을 정말 이해할 수 없다는 후대들의 항변에 그런 기억이 새겨져 있는 것이다. 이 당선자가 이미 시작부터 모욕을 받는 통치자로 기억되고 있다는 점, 바로 이 점이야말로 이번 대선의 고유한 특징임을 우리는 잊지 않는다.

이명박 정부가 가장 나쁜 통치를 할 정부가 될 잠재성을 가진 이유는 피통치자들로부터 시작부터 관 주도 대민통제를 수행하려 한다는 의구심을 받고 있다는 데서도 드러난다. 이명박 정부가 불법 파업 등에 대처하기 위해 검찰·경찰·노동부로 구성된 태스크포스를 운영하고 법질서 바로 세우기 범국민운동을 추진하려다 백지화한 일이 그것이다.

이 방안은 대통령직 인수위가 ‘법이 지배하는 일류국가 건설’을 명분으로 조속한 추진과제로 선정한 것이다. 인수위는 이 방안을 시민단체, 노동계의 ‘신공안정국’ 조성이란 즉각적인 비판에 직면하자 불과 4시간 만에 철회했다. 표현의 자유, 집회·결사의 자유 등 국민의 기본권에 대한 숙고도 없이 “법을 지키지 않는 집단이기주의를 시정하겠다”며 ‘떼법, 정서법’ 운운하며 매도하다가 말이다.

이 같은 번복은 결과적으로 이명박 정부를 우습게 여기도록 만든다. 심사숙고를 거친 정책이 아니라는 확실한 반증이기 때문이다. 하긴 이 당선자가 당선되자마자 법치를 강조하는 것도 우스운 일이다. 누가 누구에게 말하며 어떤 시·공간적 좌표에서 그것이 말해지는가를 따져야 하는 담론의 정치학에서는 말해지는 그것과 말하는 누구의 ‘진의’를 의심해보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이는 그가 말하는 법치 자체나 강조의 정당성 여부와는 아무 상관없는 일이다.

이는 노자가 말한 ‘피통치자들의 불신’이 있기 때문이다. 곧 그를 대통령으로 만들어준 대선 결과와는 상관없이 이 당선자의 그간 행실이 대통령감이 아니라는 다수의 믿음이 현실로 존재하기 때문이다. 이 점에서 다수의 피통치자들로부터 모욕을 받는 통치자를 가진 이명박 정부가 새겨둬야 할 게 있다. 이런 대표되지 않은 다수의 믿음이 곧 이명박 당선자에 대한 불신이 끊임없이 공동체의 대표로 행세하려는 이명박 정부를 불신하고 이명박 정부에 도전한다는 사실이 그것이다.

이 위협적인 사실에 이 당선자나 이명박 정부가 앞으로 어떻게 대응할지는 두고 볼 일이다. 다시 말해서 어떤 통치의 유형을 보여줄지 두고 볼 일이다. 그것은 노자가 말한 네 가지 통치유형 중 하나로 귀결될 것이다. 어떠한 통치도 이 네 가지 통치유형을 벗어나지 않기 때문이다. 분명히 말할 수 있는 한 가지 사실은 현재로선 이명박 정부의 출발 조짐이 좋지 않다는 것이다. 이명박 정부의 출발 즈음을 주목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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