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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연 받을 사람이 받았나?

〔벼리의 돋보기〕이대엽 시장이 명예박사학위를 받았다고?

벼리 | 기사입력 2007/01/10 [14:11]

과연 받을 사람이 받았나?

〔벼리의 돋보기〕이대엽 시장이 명예박사학위를 받았다고?

벼리 | 입력 : 2007/01/10 [14:11]
이대엽 시장이 경원대로부터 명예행정학박사 학위를 수여받았다. 경원대의 주장에 따르면 경원대가 이 시장에게 명예행정학박사 학위를 수여한 것은 “성남지역 발전과 교육문화 창달의 지대한 공로가 인정된다”고 보았기 때문이다.

그 구체적인 공로로 경원대는 재산세 경감조치, 판교 분양가 인하, 탄천 1급수 정화, 아트센터 건립, 탄천페스티벌 정례화, 성남 뿌리내리기 운동 솔선수범 등을 나열했다. 이 사례들은 경원대의 주장에 따르면 이 시장이 “진정한 지방자치 실현에 힘써온” 사례들이다.

▲ 경원대의 이 시장에 대한 명예박사 학위 수여를 경원대만의 일로 받아들일 수 없는 분명한 이유가 있다. 이 시장에 대한 성남지역사회의 평가를 빼놓을 수 없고, 평가자에 대한 평가 곧 경원대의 성남지역사회에 대한 접근태도도 빼놓을 수 없기 때문이다. 과연 받을 사람이 받았는가?     © 조덕원

이 같은 경원대의 평가에 대해 어떻게 봐야 하는가?

재산세 경감조치가 한국사회의 핵심사안인 양극화문제의 해결이 아니라 오히려 부채질하고 있다고 보는 시각이 있다. 판교분양가 인하는 이 시장의 재선을 위한 선거용이었다는 주장이 시의회에서 공식 제기된 바 있다.

탄천 1급수 정화는 아직도 요원한 일이 분명하다. 더구나 이 시장의 탄천 접근은 탄천을 살리자는 게 아니라 비키니 일광욕장, 어린이물놀이장 설치 사례에서 보듯 탄천이 오염되더라도 우선 써먹고 보자는 식이다.

아트센터 건립은 이 시장이 한 일이라곤 테이프 커팅한 것이다. 탄천페스티벌은 시작부터 과연 지역축제가 맞냐라는 근본적인 도전에 직면해 있다.

성남 뿌리내리기 운동 솔선수범은 이 시장에게 그가 영화를 누리며 살아온 성남에서 성남의 지방자치가 어떻게 가야 하는지 아는 게 있다면 어디 한번 내놓아보라고 말하고 싶다.

이런 세세한 지적이 아니더라도 경원대가 인정한 그의 공로 사례들은 한결같이 위에서 아래로 내려먹이기식이라는 특징이 있다. 과연 이것이 진정한 지방자치인가? 경원대가 보는 성남의 지방자치는 어떤 것일까?

백범 김구 선생이 ‘내가 원하는 우리나라’에 대해 말한 방식을 빌리면 성남시민이 원하는 지방자치 성남은 시장이 좌표도 없이 제 멋대로 내려먹이는 ‘이대엽의 성남’이 아니라 시민이 주인으로 나서서 성남을 아름답게 가꿔나가는 ‘시민의 성남’일 것이다.

분명하다. 경원대의 눈은 ‘시민의 성남’이 아닌 ‘이대엽의 성남’에 가 있다. 과연 경원대가 이 시장에게 명예행정학박사 학위를 수여하면서 그가 “진정한 지방자치에 힘써왔다”고 감히 말할 수 있는지 의심스럽다. 경원대의 눈이 이것밖에 안 되나? 그렇다면 할 수 없는 일이다.

경원대가 밝힌 이 시장의 ‘공적’은 대학이 작성한 것이 아니라 마치 성남시가 제공한 자료를 보는 느낌이 든다. 왜 일까? 게다가 그 공적 곁에 아직 건축되지도 않은 호화스러운 경원대 정문지구의 투시도를 실은 까닭은 무엇일까? 

명예박사 학위는 죽어라고 공부하고 연구해서 딴 박사 학위가 아니다. 대학의 최고 학위인 박사를 빌어 수여자에게 사회적인 명예를 안겨주는 일이다. 이런 행위가 단지 주는 자와 받는 자 사이에서만 성립된다고 보면 큰 오산이다.

경원대의 이 시장에 대한 명예박사 학위 수여를 경원대만의 일로 받아들일 수 없는 분명한 이유가 있다. 이 시장에 대한 성남지역사회의 평가를 빼놓을 수 없고, 평가자에 대한 평가 곧 경원대의 성남지역사회에 대한 접근태도도 빼놓을 수 없기 때문이다.

경원대는 과연 이 시장에 대한 성남지역사회의 평가를 조금이라도 생각해보았는가? 경원대 교수들의 지역사회 참여활동들에 대해 어떤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지 조금이라도 생각해보았는가?

백보를 양보해 이 시장에게 명예박사학위를 주는 일이 가능하다 해도 하다못해 경원대 학생들을 불러 명예행정학박사 학위를 수여받는 이 시장과 성남의 지방자치에 대해 묻고 답하는 토론시간이라도 가졌어야 하는 게 아니었나?

이번 이 시장에 대한 경원대의 명예행정학박사 학위 수여는 두 가지 문제의식을 촉발시킨다.

하나는 이 시장에 대한 지역사회의 평가를 생각할 때 그것은 아첨꾼의 눈으로 보자면 감축(?) 드릴 일일지 모르겠지만 비판자의 눈에는 과연 그만한 사회적 포상을 받을 만한 사람이 받았느냐 하는 것이다. 

다른 하나는 경원대가 과연 어떤 대학으로 시민들에게 기억될 것이냐 하는 점이다. 한국의 대학이 사회로부터 욕을 먹는 가장 큰 이유는 좋은 연구나 강의에 몰두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이를 통해 제대로 생각할 줄 아는 학생을 배출해서 이들이 사회의 동량으로 일하게 하는 데 별다른 신경을 쓰지 않는다는 것이다. 대신 대학 밖의 일로 바쁘게 움직이는 행태가 두드러진다.

성남에서 보는 대표적인 사례가 대학교수들이 시의 각종 위원회에 참여해 발언하거나 연구용역을 수주하는 일이다. 그러나 그것은 눈에 띄는 어용행위이거나 뜬구름 잡는 얘기를 늘어놓는 경우가 적지 않다.

한국사회에서 마지막 양심의 보루는 대학이라고 믿는다. 경원대의 이 시장에 대한 명예행정학박사 학위 수여가 과연 그에 걸맞는 일인지 경원대는 생각해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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