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고

경기도의회 무상급식 예산안 삭감 ‘유감’

<특별기고> 무상급식은 시혜적 차원이 아닌 ‘기본권’이자 ‘보편적 권리’

성남투데이 | 기사입력 2009/12/29 [17:05]

경기도의회 무상급식 예산안 삭감 ‘유감’

<특별기고> 무상급식은 시혜적 차원이 아닌 ‘기본권’이자 ‘보편적 권리’

성남투데이 | 입력 : 2009/12/29 [17:05]
지난 12월 21일 경기도의회는 경기도교육청이 상정한 초등학교 5~6학년 무상급식 예산안을 끝내 무산시켰다. 대신 한나라당과 예산결산위원회가 수정·편성한 저소득층 150% 초·중·고교생 무상급식을 내용으로 하는 ‘학교급식경비 예산안’을 의결했다.

그러나 이는 지난 여름 무상급식 예산안 삭감 이후 여론의 뭇매를 맞았던 전철을 되풀이 하지 않기 위한 면피용 예산으로 무상급식의 기본 취지 자체는 철저히 외면한 것이다.

무상급식의 취지는 학교 급식을 기존의 저소득층에 대한 시혜적 차원이 아닌 양도할 수 없는 ‘기본권’으로서의 ‘보편적 권리’ 차원에서 보장하는 것이다.

국방의 의무를 지는 장병들이 급식을 무상으로 제공받는 것이 당연하듯, 의무교육 하의 학생들이 무상급식을 받는 것 또한 당연한 권리이기에 일단 초등학교 5~6학년부터 단계적으로 무상급식을 확대해 나가자는 것이다.

세계 10위 권 안에 들었다는 우리의 경제력을 놓고 볼 때 오히려 늦은 감조차 없지 않은 일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경기도의회는 무상급식안을 ‘있는 집 아이들에게까지 급식비를 지원하는 포퓰리즘 정책’이라며 ‘정략적 접근을 벗어나 한정된 예산을 보다 시급한 곳에 써야 한다’는 명분으로 무상급식 예산안을 삭감하였다.

무상급식은 이미 경남과 전북을 비롯한 다른 시도는 물론, 심지어 경기도 관내에서 성남을 비롯해 과천에서도 실시하고 있는 정책이다.

더구나 예산이 부족하다는 말도 납득하기 힘들다. 성남을 비롯한 각 자치단체에서 경쟁적으로 지어대는 호화청사는 말할 것도 없고, 올해에도 어김없이 멀쩡한 보도블럭이 교체되는 상황이다.

경기도 주최로 선수와 관계자 100여 명이 참가한 국제 보트쇼, 요트대회와 같은 일회성 행사에도 113억원의 예산이 쓰였다. 이러면서도 5~6학년 학생들이 1년 내내 아무런 마음의 상처 없이 ‘밥’을 먹을 수 있는 무상급식 예산 650억원을 마련하기 힘들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따라서 교육국 설치, 시국선언 교사 징계유보에 대한 고발로 이어지는 ‘진보 교육감 흠집내기’의 일환으로 무상급식 예산안이 삭감된 것이 아닌가, 오히려 있는 경기도의회가 무상급식 예산안에 ‘정략적’으로 접근하는 게 아닌가 의심하게 하는 부분이다.

경기도의회의 주장대로 급식을 저소득층에서 선별 지원하게 된다면 급식 지원을 받아야 하는 학생들은 스스로가 급식을 받을만한 저소득층임을 입증해야 한다. 그리하여 지원 신청서와 더불어 의료보험 영수증, 심지어 전월세 증명서 같은 ‘객관적’ 증거물을 제출해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한창 구김살 없이 자라야 할 학생들에게 씻을 수 없는 모멸감과 상처를 줄 수밖에 없다.

그나마 학부모가 미리 연락하여 아이 몰래 신청하는 경우도 없지 않지만, 정말로 힘든 학부모들은 학교에 전화하거나 방문할 여유조차 없어 학생들이 직접 일을 처리해야 하는 경우가 다반사이다. 더구나 ‘객관적’ 복지수혜 대상의 사각지대에 있는 ‘통계에 잡히지 않는’ 수많은 실질적 차상위 계층 학생들은 어찌하란 말인가?

얼굴이 벌개져 고개를 돌리며 급식 지원 신청서를 내밀던 도도한 여학생의 눈에 맺힌 눈물을.....
 
혹여 손주가 지원 대상자라는 것을 알게 될세라 5층 교무실까지 불편한 다리를 끌고 올라오신 조손가정 할머님의 한숨을 마주해야 하는 괴로움을....
 
더구나 그런 사연들을 지닌 신청자들 가운데 학년협의를 통해 ‘탈락자’를 선정해야 하는 안타까움을....
 
끝내 탈락자를 골라낼 수 없어 결국 제비뽑기로 탈락자를 뽑는 학교 담임 교사들의 자괴감을 경기도의원들은 생각해 보았는지....
 
특히 교사의 입장에서 이번 무상급식 예산안 삭감은 더더욱 유감스럽고 안타까운 일이다./현직 성남지역 고등학교 교사

#. 이 글을 보내주신 교사는 현재 성남시 분당지역 한 고등학교에서 교편을 잡고 있는 현직 교사입니다..  신분상의 이유로 실명을 공개하지 않음을 독자들에게 양해를 구합니다.
 
  • “고품질·안전 식재료 공급으로 학교급식 안전지킴이 약속”
  • 성남시, 무상급식 재원조달 부담 덜었다
  • 복지국가를 향한 보편복지가 시대적 요구다
  • 성남시 학교급식지원센터 설립 가능할까?
  • “안전한 먹거리 위한 학교급식지원센터 조속히 설립돼야”
  • “성남시 학교급식지원센터 조속히 운영해야”
  • “학부모들의 절박한 요구 외면 말아 달라”
  • 친환경 학교급식 전문시스템 구축 ‘절실하다’
  • “성남시의회, 친환경무상급식 위해 힘써야 할 것”
  • 성남시 친환경무상급식 확대될까?
  • 친환경 무상급식 실현위한 간담회 개최
  • 무상급식예산, 도교육청과 지속 협의 추진
  • “성남시 학교무상급식 예산확보 잘했다”
  • “학교급식, 공공성 강화가 시급하다”
  • 성남시 친환경 학교급식 활성화를 위한 토론회
  • 성남시 무상급식 지원률 ‘형평성 논란’
  • 친환경 학교급식 확대 여론 높다
  • 성남시 2011년 초·중 무상급식 ‘삭감’
  • “친환경 학교급식은 필요가 아닌 필연”
  • ‘무상급식’ 넘어 ‘친환경무상급식’으로~
  • 많이 본 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