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선3기 이대엽 시장이 주민의견 수렴과 시민공론화 과정없이 일방적으로 여수동 행정타운 조성계획을 발표하자 시민반대 여론이 거세게 일고 있는 가운데 시청주변 상인들의 깊은 박탈감과 강한 반발이 터져나오고 있다.
이들 상인들은 시청이 여수동으로 이전할 경우 먹고 살 수 있는 생계대책이 전무하다는 이유를 들어 반대하고 있을 뿐 아니라, 시가 주민의견 수렴과 시민공론화 과정을 전혀 거치지 않은 것에 대해 분통을 터뜨렸다.
특히 일부 상인들은 노무현 정부의 행정수도 이전계획에 대해 국민들의 반대여론을 받아들여 헌법재판소가 위헌판결을 내린 것에서 이대엽 시장이 반면교사로 삼아야 할 부분이 있다며, 행정타운 조성계획을 일방적이고 졸속으로 추진하기 전에 구시가지 주민들의 공감대 형성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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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기침체로 가뜩이나 위축된 시청 앞 상가가 대낮임에도 불구하고 행정타운 이전소식에 암울한 그림자만 드리우고 있다. ©성남투데이 |
시청 앞에서 한 음식점을 운영하고 있는 김 모씨는 "구시가지에서 오래 살아왔는 데 시청이 옮기고 세무서, 법원도 옮긴다면 구시가지는 암흑세계나 마찬가지가 된다"며 성남시의 시청 이전계획에 대해 불만스런 목소리를 늘어놨다.
김 씨는 "구시가지 길거리의 웬만한 음식점들은 70%가 권리금까지 포기하고 가게를 내놓은 실정에 처해 있는 상황에서 그나마 시청이라도 있으니까 상권이 유지되고 있다"며 "시청이 이전하게 되면 상권은 분당으로 넘어가고 그렇게 될 경우 도대체 구시가지는 뭘 먹고 살라는 것이냐"며 강하게 반발했다.
김 씨는 또 "모란터미널 이전 이후 모란도 썰렁해졌다"며 "시청마저 이전하면 구시가지에 남는 것은 아무 것도 없고 주민들의 소외감과 박탈감은 더 깊어질 것"이라며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또 다른 음식점 주인은 시청이 이전하게 될 경우 시청주변 상권은 공황상태에 빠질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시청 앞 3거리에서 음식점을 운영하고 있는 정 모씨는 "상인으로서가 아니라 구시가지에 사는 주민의 한 사람으로서 시청 이전에 반대한다"며 "차량등록사업소, 교육청 등 공공기관을 분당으로 다 빼앗겼는데 그나마 구시가지의 자존심인 시청까지 이전하게 되면 여기는 완전 공황상태에 빠질 것"이라고 말한 뒤, "이대엽 시장이 더 이상 구시가지 주민들을 바보 취급하지 말라"고 쓴소리를 토해냈다.
또 다른 상인은 이대엽 시장의 일방적인 밀어붙이기식 졸속행정을 비판하는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시청앞에서 한 사무실을 운영하고 있는 이 모씨는 "시청 이전에 따른 구시가지 도심공동화 방지대책부터 먼저 세워놓은 다음 이전을 해도 하는 것이지, 대책도 마련하지 않은 상황에서 무작정 시청 이전부터 하겠다는 것은 말도 안되는 소리"라며 "주민의견 수렴을 위해 시민공청회를 열기는커녕 이 시장이 일방적으로 밀어붙이기식 행정을 하고 있는 것은 정말 잘못된 일"이라고 추진과정을 비판했다.
또 다른 상인은 "행정타운 조성은 오성수 시장 때 광역시 추진 차원에서 계획한 것으로 아는 데 왜 갑자기 이대엽 시장이 거론하는지 모르겠다"며 "이 시장이 취임 이후 해놓은 것도, 내세울 것도 없어서 행정타운 조성계획을 발표한 줄은 알지만 도대체 구시가지의 미래를 생각이나 하고 있는 것인지, 어떻게 시청 이전을 시장 마음대로 결정할 수 있느냐"며 근시안적 행정을 질타했다.
이외에도 대부분의 상인들은 "구시가지가 지금도 낙후되어 있는 상황에서 시청마저 떠나면 더욱더 낙후될 게 불을 보듯 뻔하다"며 "시청 이전발표가 나고서 가게를 찾아오는 손님들이나 인근 주민들이나 한결같이 시청 이전에 반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대엽 시장을 비롯해 시청 공무원들은 점심시간이나 저녁시간에 시청주변 인근에서 줄곧 식사를 하면서 이러한 상인들의 목소리를 과연 듣지 못하는 것일까? 아니면 듣고서도 모른 척 하는 것일까? 이들 상인들에게서 공통적으로 느끼는 것은 성남시의 시청 이전을 비롯한 행정타운 조성계획에 대해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는 사람은 단 한 사람도 찾을 수 없었다는 것이다.
단, 누군가의 지시에 의해서 분당 뿐 아니라 구시가지 거리에서 나부끼고 있는 '행정타운 조성 환영'이라고 하는 플랜카드만 빼놓고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