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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 가슴에 ‘가난’을 낙인찍는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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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 가슴에 ‘가난’을 낙인찍는 사람들

<특별기고> 경기도의회 한나라당이 원하는 건 ‘가난’이라는 주홍글씨인가?

장지화 | 기사입력 2009/12/28 [16:37]

아이들 가슴에 ‘가난’을 낙인찍는 사람들

<특별기고> 경기도의회 한나라당이 원하는 건 ‘가난’이라는 주홍글씨인가?

장지화 | 입력 : 2009/12/28 [16:37]
“김상곤 경기도교육감이 제출한 650억 무상급식 예산안이 경기도의회 다수를 차지하는 한나라당 의원들에 의해 싹둑 잘렸다. 잘린 건 예산안이 아니라 평등하게 꿈꿀 수 있는 아이들의 권리와 희망이다.”

학교 다닐 때 ‘가정환경조사’ 라는 것을 했다. 누르스름한 종이 한 장에 가족관계(주로 부모님이 다 계시는 지를 확인하는)를 적거나, 집에 냉장고나 자가용이 있는 지 없는 지, 자기 집 인지 전세인지 묻기도 했다.

난 가끔 자가용이 있는 것처럼 동그라미를 치고, 거짓말 한 자책감에 가슴 졸이기도 했고, 전세인 것이 창피해 남들 다 낸 뒤 슬쩍 선생님 책상에 놓기도 했었다.

지금은 ‘없이 사는 것’ 이 오히려 속 편할 때도 있지만 그때는 그랬다. 아마 어려서 더 그랬을지도 모른다.

▲ “학부모의 희망을 짓밟은 전영수 교육위원을 꼭 기억할 터”성남학교급식운동본부, 경기도 교육위원 무료급식 예산 삭감 규탄 기자회견에 참석한 장지화 학부모.(사진 앞줄 오른쪽)     ©성남투데이

차상위층 급식지원신청서도 비슷하지 않을까?

가정 형편이 넉넉하지 않은 아이들이 무상급식을 지원받으려면 건강보험증이나 부모의 실직 여부를 증명할 수 있는 서류 등을 학교에 제출해야 한다.

아이들 스스로 부모님의 무능함을 증명해야 하고 ‘나=가난’ 이라는 낙인을 받아야 점심밥을 먹을 수 있는 것이다. 부모의 소득수준에 따라 또래집단에서부터 서열을 만들고, 차별의 싹을 키운다.

학교 선생님 또한 그 서류들이 모두 손안에 들어올 때 까지 끊임없이 재촉하고 확인하는 업무가 더해진다. 그래서 학부모, 교직원, 학생 모두가 원했던 무상급식정책이었다.

김상곤 경기도교육감이 제출한 650억 무상급식 예산안이 경기도의회 다수를 차지하는 한나라당 의원들에 의해 싹둑 잘렸다. 잘린 건 예산안이 아니라 평등하게 꿈꿀 수 있는 아이들의 권리와 희망이다.

한나라당 의원들은 수정예산안 동의도 없이 예산을 처리하는 무지막지한 날치기를 감행했다. 그 엄청난 오만과 무식한 자신감은 어디서 나오는 걸까?

우리가 원한 것은 그렇게 거창하지 않았다.

7세부터 16세까지 교육의 모든 것을 국가가 책임지는 핀란드처럼 해달라는 것도 아니었고, 엄청난 사교육비 경쟁을 당장 없애달라는 것도 아니었다. 당장 우리 아이들 먹는 거라도 차별 없이 평등하게, 눈치 안보이게 먹게 하자는 것이었다. ‘가난증명서’ 내고 공짜 밥먹는 아이들 가슴 한켠이 쓰릴 때, 과연 나머지 아이들은 행복할까?

시혜와 적선은 또 하나의 자기기만이다.

가난하니까, 장애인이니까, 한 부모니까 불쌍히 여기고 베푸는 관점은 이제 구시대적 관점이다. 복지정책의 패러다임도 많이 바뀌고 있다. 돈 몇 푼 던져 주는 시혜정책에서 자립할 수 있는 여건과 토대를 마련해주는 자립지원정책으로, 갈라서 지원하는 정책에서 더불어 함께 살 수 있는 방향으로 정책이 바뀌고 있다.

올해 처음으로 아이를 학교에 보냈다. 시쳇말로 ‘초딩’ 1학년 학부모다.

대한민국 부모 마음 다 똑같다. 나는 배고파도, 내 자식들은 배불리 먹이고 원 없이 공부시키고 싶다. 그리고 내 ‘가진 것’ 상관없이 아이들이 눈치 안 보고 자신의 꿈을 키워갔으면 한다. 이번에 한나라당의 예산안 날치기를 보면서 그 바램은 자꾸 멀어져간다.  / 성남 수진초등학교 학부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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