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 지방선거가 이제 70일도 채 남지 않은 상황에서 한나라당을 비롯한 공당들의 공천 윤곽이 서서히 드러나면서 그 후일담 속에 숨겨진 비화들이 하나둘씩 들려오고 있다. 특히 지난번 기자수첩에서 지적했듯이 사전에 특정인의 공천 신청을 원천봉쇄한 것은 물론이고 소위 말하는 수행형 공천과 집사형 공천 등이 있는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 성남시의회 한나라당 소속 현역 시의원들....... ©성남투데이 | |
수행형 공천은 소위 가방모찌(?)라는 속어로 통용되고 있는데 지역위원장이나 그 사모님을 잘 모시고 다녀서 이르는 말이다. 백화점 쇼핑은 물론이고 여러 가지 형태의 충실한 수행이 이들의 공천의 비결이라고 한다. 굳이 의회에서 열심히 의정활동을 할 필요가 없고 수행만 잘하면 공천은 ‘떼어 놓은 당상(堂上)’이다.
집사형 공천이라는 용어도 있다. 특히 이번 선거에서 시의원에서 도의원으로 그 격이 승격한 어느 분의 경우 집사형 공천의 대표주자이다. 수행형 공천보다 더 발달한 형태의 집사형 공천은 설명할 필요가 없다. 이 분 그러고 보니 본지에 해당 지역위원장에 대한 기사가 나올 때마다 항의 전화를 했던 기억이 난다. 분명히 집사가 맞는 것 같다. 그러나 상임위에서는 특유의 침묵으로 일관했다.
또한 토사구팽(兎死狗烹)형 낙천도 이번 한나라당 공천의 특징 중의 하나이다. 주지하듯이 작년 8월부터 지금까지 성남은 통합시 문제로 야단법석을 떨었다. 그 과정에서 한나라당 시의원들은 지역위원장들의 명령에 따라 멸사헌신하며 통합시 추진에 전력을 다 하였다. 그러나 그들에게 다가온 것은 공천 탈락의 고배였다.
지난번 기자수첩에서 의정활동이 우수한 시의원이 공천에서 그 탁월함으로 인해 배제된 것은 물론이고 이 탈락한 시의원은 통합시 추진에 선봉에 서고 그 이론적 뒷받침을 해온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혹 이번 선거에서 무리한 통합시 추진의 희생양으로 삼으려는 의도가 아닌지 의심스럽다.
한편 본회의장에서 통합시안의 날치기를 온 몸으로 주도한 두 명의 시의원도 아직 확실한 결론은 아니지만 이번 성남시장 모 예비후보와 친분으로 인하여 낙마설이 나돌고 있다. 최소한 정치는 신의가 존재해야 하고 노력했으면 그 대가를 지불해야 함에도 이렇듯 일회용품 쓰듯이 버린다면 누가 이 당을 위해 충성한단 말인가?
“개인적으로 기초의회나 기초단체장의 정당 공천을 반대하고 지금의 공천 방식에 대해 원칙적으로 무용론을 주장한다”는 경원대 소진광 교수의 지방자치론에 대한 강의가 지금 떠오르는 이유는 바로 이러한 그릇된 행태의 공천 때문은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