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함 사건을 계기로 한 ‘북풍’과 ‘정권안보론’이 부각되면서 무소속 이대엽 성남시장 후보가 유세차량을 비롯해 현수막 등을 전면 교체하고 병역면제 후보자들에 대한 전방위적 공세로 나오자, 이재명 후보가 이를 오히려 환영하면서 병역문제 공개 검증을 제안했다.
 
범야권단일후보로 민주당 성남시장 후보로 출마한 이재명 변호사는 29일 오후 모란 선거사무소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황준기, 대엽 두 후보에 대해 ‘병역문제 공개 검증’을 제안하고 나섰다.
 

▲ 범야권단일후보 민주당 이재명 성남시장 후보가 "자신의 병역면제는 어릴적 상대원에서 노동자로 일할때 프레스 사고로 왼팔이 부서지는 장애 때문"이라며 당시 사고로 인해 완전히 돌아가지 않는 팔을 보여주고 있다.     ©성남투데이

이재명 후보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시민들 사이에서는 성남시장에 출마한 세 명의 후보 가운데 두 명이 병역을 면제받은 것을 두고 일각에서 ‘군면제자 대 군필자의 대결’이라고 홍보하고 있다”며, “잘못된 정보와 유언비어가 확인되지 않은 뜬소문들로 나돌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러한 유언비에 대해 이 후보는 “성남시장 선거에 대한 유권자들의 높은 관심의 반영이나 관련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하지 못한 데서 오는 문제일 수 있다”며, “후보들이 직접 나서 유권자들에게 올바를 정보를 제공하여 판단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공개 제안배경을 설명했다.

이 후보는 이어 “1983년~84년 재학생 신분으로 징병검사 연기를 했고, 1985년 5월 13일 5급 판정을 받아 병역면제 됐다고 신고했다”고 해명하고, “면제사유는 ‘골정후유증에 의한 주관절 내반주 및 완관절부 불유합좌’로 중학교 진학도 못하고 공장을 전전하며 일하던 중 프레스 사고로 왼팔이 부서져 6급 장애인이 된 것”이라며 직접 왼팔을 보여주기도 했다.

이 후보는 또 “지난 2004년에야 장애인 복지카드를 만든 것은 예전부터 장애가 있었으나 변호사로서 사회에서 나름의 특혜라면 특혜를 받는데 장애인증을 만들어 주차 등 이익을 보는게 싫었다”며 “최근 선거출마로 논란이 생기기 때문에 만들게 된 것”이라고 해명했다.

특히 이 후보는 “병역 이행과 관련 두 후보에게 공개검증을 할 것을 제안한다”며 “장소는 어디라도 좋으니 모든 것을 투명하게 밝히자”고 주장한 뒤 “왜, 무슨 일로 병역을 면제 받았는지, 병역을 이행했다면 어떻게 했는지, 모든 것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정정당하고 떳떳한 선거가 이뤄질 수 있도록 하자”고 제안했다.

이 후보는 이어 “공직선거에 나서는 이들은 당연히 성실하게 국민의 4대 의무를 이행해야 할 책임이 있다”며, “관련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해야할 의무도 갖고 있다”고 강조한 뒤 “투명한 정보공개로 오해를 풀 수 있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한편, 한나라당 황준기 후보는 선관위에 제출한 자료에서 1975~77년 재학생 신분으로 징병검사를 연기했고, 1978년 8월 7일 ‘근시’를 이유로 제2국민연 판정을 받아 병역면제 된 것으로 신고했으며, 무소속 이대엽 후보는 1954년 11월 1일 공군으로 입대해 4개월 뒤인 1955년 3월 1일 일병으로 만기전역한 것으로 신고했다.
 

▲ 범야권단일후보 민주당 이재명 성남시장 후보가 장애인 복지카드를 보여주며, 황준기 이대엽 후보의 병역문제 공개 검증을 통해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할 것을 제안했다.     ©성남투데이

다음은 기자회견 과정의 질의응답 내용이다.

-. 이 후보가 장애가 있다는 것은 이미 많이 알려져 있는데, 이제와서 특별히 기자회견을 하는 이유는?

▶ 굳이 어려울 때의 나쁜 기억일 수도 있고, 단점일 수도 있기 때문에 원래는 안하려고 했지만 시장 후보 한 분이 자신의 홍보차량에 '병역미필 철부지들'이라고 표현한 것을 봤다. '철부지들'은 주관적 평가이고, '병역미필'은 객관적 사실인데, 이 둘을 결합해놓으면 국민들이 볼 때 '두 사람은 뭔가 부정한 방법으로 병역을 면제받은 것 아니냐'는 의혹을 유인인한다는 느낌을 받았다. 실제 사법고시, 행정고시 합격한 사람들이 실제로 병역을 회피한 것처럼 보일 수 있지 않느냐.
저로서는 매우 억울하다. 어린시절의 상처인데, 상처 후유증에 대해서 병역미필이라고 표현하는 건 섭섭하지만, 시민들에게 이번 기회에 투명하게 정보를 알려줄 필요가 있지 않느냐.
그 후보 유세차량에 철모 쓴 군인과 병역 면제 받은 나머지 두 후보를 대비하면 모르는 사람들 입장에서는 당연히 오해할 수 있기 때문에 알리려는 것이다. 저로서는 오히려 고맙게 생각한다.

-. 최근 북풍과 관련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 북풍 문제는 제가 선거방송 토론에서도 말씀 드린 것처럼 지나친 북풍 조장 시도 때문에 지금 '전쟁이냐 평화냐'하는 논란이 일 정도로 국민들의 안보불안심리가 팽배해졌다. 그것 때문에 외국인 투자자들이 불안해하고, 결국은 주가폭락이 일어나고 환율이 급등하고 자산가치가 폭락해 온 국민이 피해를 받는 상황이 됐다.
초기에는 정부와 한나라당 의도대로 보수층이 결집했지만 지금은 역풍이 심해져서 안보무능정권이라는 여론이 커졌다. 국민들이 전체적으로 안보 자체에 대한 불안감이 커졌다. 과거에는 그래도 평화에 대한 신뢰가 깨지지 않았는데, 전면적인 안보불안감이 너무 커졌다.

-. 황준기 후보가 고도근시 때문에 병역면제 받았다. 그 후에 황 후보가 운전면허증은 있다고 했다. 교정시력으로 땄다는데 어떻게 생각하나?

▶ 그 분이 운전면허증이 있는지 없는지 저는 잘 모른다. 그 분도 뭔가 사연이 있을 것이라고 믿고, 그 부분은 기자들이 직접 물어보는게 좋겠다. 일반적으로 시력은 나빠지기는 쉬워도 좋아지기는 어렵다고는 하는데 사실 잘 모르겠다. 저는 국민들이 보기에는 멀쩡한 사람이 왜 장애인이냐하는 생각을 가질 수 있기 때문에 그런 걸 검증하는 자리를 갖자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