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tice: Undefined index: HTTP_ACCEPT_ENCODING in /home/inswave/ins_news-UTF8-PHP7/sub_read.html on line 3
‘자기 이름’을 걸고 지역정치를:
로고

‘자기 이름’을 걸고 지역정치를

〔벼리의 돋보기〕‘익명의 정치’에 반대해서

벼리 | 기사입력 2007/12/01 [22:43]

‘자기 이름’을 걸고 지역정치를

〔벼리의 돋보기〕‘익명의 정치’에 반대해서

벼리 | 입력 : 2007/12/01 [22:43]
시민사회의 시의원에 대한 이상적인 기대이자 동시에 현실적인 기대는 ‘시장과 맞먹는 시의원상’을 보여 달라는 것이다. 왜 그럴까? 시의원이기 때문이다. 성남시장 이대엽씨가 능력은 물론 성실성에서도 역대 성남시장 가운데 ‘최악의 시장’임을 드러낸 현실에서 시의원에 거는 기대는 그 어느 때보다 높다. 이미 분명히 말하지 않았는가. 성남시장 이대엽씨를 우습게 본다고.

성남의 지방자치 사정은 시의원이 시장 몫까지 해야 할 엄중한 상황이라는 것이다. 게다가 시의원의 역능을 높일 수 있는 제도적 장치로서 유급제와 교섭단체가 뒷받침되고 있다. 전자가 시의원의 전반적인 활동의 안정성을 높여준다면, 후자는 메시지와 책임성이 뚜렷한 정치력 발휘와 정책능력을 높여주는 제도적 장치가 된다.

▲ 문제는 짜가 시의원들과 이런 기대할 만한 시의원들이 일반 시민들, 섣부른 관찰자들에게 잘 구분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한편에선 짜가 시의원들이 잘 노출되지 않는 아주 부당한 결과가 초래되고 있다. 다른 한편에서 기대할 만한 시의원들이 잘 드러나지 않거나 이들의 열정이 가려지게 되는 피해도 주고 있는 것이다.     © 성남투데이

이론·실천은 물론 상황이나 제도적으로도 시의원다운 시의원상이 요구된다는 것이다. 그런 시의원상의 실천을 통해 시의회도 자기 얼굴을 가진 강한 시의회로 드러낼 수 있다. 풀뿌리 지방자치 현장에서 잘 훈련된 시의원들로부터 성남을 믿고 맡길 만한 시장도 나오고 나라의 운명을 책임질 국회의원감, 나아가 대통령감도 나올 수 있을 것이다.

이는 헛된 소망이 아니다. 지금까지 성남의 역대 시장들은 정직하게 말하면 낙하산 출신들이거나 지역보다는 중앙정치에 기댄 기회주의자들로부터 배출되었기 때문이다. 성남을 거쳐 온 국회의원들의 경우 그 정도가 더욱 심하다 할 수 있다. 성남이 지역정치, 지방자치를 통해 제대로 된 정치인들을 길러내지 못한 결과다. 사정은 지금도 여전하다.

적지 않는 시의원들이 시민사회가 거는 정당한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 핵심을 찔러 말하면 해당 지역구국회의원이나 당협위원장의 똘마니와 같은 노릇을 하는 시의원들이 적지 않다. 시장과의 관계에서도 사정은 비슷한다. 양자 간에 일정한 기준들에 따른 실제적이고 객관적인 관계가 설정되어 있지 않으며 이에 기초한 소통은 거의 이루어지지 않는 탓이다.

뿐만 아니라 시작부터 지역정치, 지방자치를 하는 마음가짐부터가 그릇된 탓도 있다. 굴종과 눈치보기를 통해 스스로 누구 똘마니 노릇을 자초하는 것이다. 이런 이들은 결코 시의원을 해선 안 될 사람들이다. 지역정치, 지방자치는 전문적인 영역, 더구나 새롭게 개척하고 노하우를 축적해가야 할 전문적인 영역이기 때문이다.

지역정치, 지방자치는 전문적인 영역이다. 사회적 제도 측면에서도 그렇거니와 제대로만 운영되고 제대로 틀만 잡힌다면 이른바 중앙정치 개념의 삶의 현실에서 붕 뜬 정치, 여전히 튼실한 뿌리를 내리지 못하는 천박한 정당정치, 본질에서 짜가민주주의인 대의민주주의를 뒤바꿀 수 있는 역능을 가진 주목할 만한 정치영역이기 때문이다.

자신이 서 있는 지역정치, 지방자치라는 의미 있는 자리를 모르고 그 정치적 자질에서도 기초가 안 된 시의원들은 굳이 따질 게 없다. 상대할 가치가 없다는 뜻이다. 그들로부터는 사유와 행위를 기초로 하는 가치라는 잣대를 도저히 적용할 수 없어서다. 그러므로 그들은 공천 단계에서 또는 선거 단계에서 반드시 아웃시켜야 할 짜가들일 뿐이다.

그러나 반대로 기대해볼 만한 시의원들이 있다. 시의원으로서 지역정치, 지방자치를 고민하고 나름대로 실천하고 있는 시의원들이 있는 것이다. 이들도 경우에 따라서는 부족해 보이거나 잘못 하는 경우들이 있다. 그러나 그들의 자질이나 진정성 그리고 오늘보다 내일 더 나아지려는 의지의 실천에서 나오는 성장 가능성은 전혀 의심되지 않는다.

문제는 짜가 시의원들과 이런 기대할 만한 시의원들이 일반 시민들, 섣부른 관찰자들에게 잘 구분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한편에선 짜가 시의원들이 잘 노출되지 않는 아주 부당한 결과가 초래되고 있다. 다른 한편에서 기대할 만한 시의원들이 잘 드러나지 않거나 이들의 열정이 가려지게 되는 피해도 주고 있는 것이다.

이유는 무엇일까? ‘익명의 정치’ 때문이다. 본질적으로 가치와 의미를 추구하는 정치행위의 주체로서 그 고유한 인격성이 드러나는 정치와는 반대된다는 의미에서다. 누구의 이름이 붙는 정치 곧 ‘누구의 정치’와는 전혀 반대된다는 의미에서다. 자신이 없을수록 아니면 구린 데가 있을수록 자신의 이름을 감추기 마련이다.

누구의 정치만이 정당하게 그 의미를 따져줄 수 있고 그 가치를 평가해줄 수 있는 유일한 정치가 된다. 의미도 따질 수 없고 가치도 평가할 수 없는 익명의 정치는 따라서 정치가 아니다. 그것은 단지 정치의 탈을 썼을 뿐이다. 아니 정치의 이름으로 행해지지만 실은 유령과 같은 무정치적인 행태에 불과할 뿐이다.

가령 성남시의회의 공개자료인 ‘2007년도 행정사무감사계획’에 따르면 어떤 의원이 어떤 감사를 요구했는지 전혀 공개되지 않는다. 다만 각 상임위원회별로 감사자료 요구목록만 잔뜩 늘어놓고 있을 뿐이다. 이는 전형적인 익명의 정치다. 다름아닌 누구의 이름이 빠져 있기 때문이다.

실제 행정사무감사 현장을 보게 되면, 감사를 요구해놓고 실제로는 감사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또 발언은 하지만 그 발언의 질과 수준이 상식 이하로 형편없는 경우들이 많다. 레토릭 수준에서 이루어지는 경우들도 많다. 행정사무감사의 취지와는 어긋나는 경우들도 있다. 그 배경에서 구린내가 풍기는 경우들도 눈에 띈다.

이런 현상들로부터 분명해진다. 자신이 없고 구린 데가 있는 짜가 시의원들이 자기의 고유한 이름이 감사 요구사항에 붙어 공개되는 것을 꺼린다는 것이다. 이는 결국 이들 짜가 시의원들과 문제의식을 갖고 행정사무감사에 임하는 시의원들을 구분할 수 없게 만든다. 속아내기 대상에 불과한 짜가 시의원들을 감추어주는 셈이다.

지난 해 어떤 의원이 어떤 감사를 요구했는지 살펴본 적이 있었다. 그 중 일부인 요구건수만을 기사화해 행정사무감사에 제대로 임해줄 것을 촉구한 바 있었다. 특히 문제를 지적받은 일부 초선의원들이 음으로 양으로 보인 반응들에서 그들의 자질과 진정성, 의지 여부를 판단해볼 기회를 가진 적이 있었다.

올해는 특정 상임위원회 두 군데를 택해 시의원들의 행정사무감사를 관찰했다. 의원들에 따라서, 감사사항에 따라서 여전히 정상성에서 이탈한 부족과 왜곡이 확인되었다. 설령 부족하다는 판단에도 정상성을 이탈하지 않거나 나아가 잘된 감사로 판단되는 경우들도 많이 확인되었다. 이 역시 시의원들에 따라서. 감사사항에 따라 달랐다.

사람은 자기 이름을 걸고 산다. 당당과 비굴함, 공과 역시 분명해지는 것이 삶이 아닌가. 정치 역시 그래야 한다. 본질적으로 정치는 자기 이름을 걸고 하는 것이다. 결국 이름이 드러나지 않을 수 없는 공공영역인 탓이다. 그래서 익명의 정치에 자신을 감추고 공공성과 거리가 먼 행태를 보이는 시의원들은 단명할 수밖에 없고, 오명은 불가피하다. 밖으로부터가 아닌 스스로 아웃될 운명을 만들기 때문이다.

공공의 이익을 척도로, 자신이 선 자리에 대한 자각을 통해 추구하는 의미와 가치가 배인 자신의 고유한 의견을 자신의 목소리로 내는 시의원들. 이들이야말로 성남의 지역정치, 지방자치의 희망일 뿐 아니라 내일의 성남을 담당할 참된 리더들이다. 그들은 정치를 파탄시킨 익명의 정치를 부수고 정치의 역능을 고양시킬 ‘그 사람의 정치’를 일으킬 보배들이기 때문이다.


 
  • ‘남’이란
  • 잘 늙는다는 것
  • 의회독재를 경계한다
  • 플라톤 왈, ‘나보다 못하는 거시기들’
  • 성남의 한계를 씹는다
  • 여기가 섬이다. 자, 뛰어보라!
  • 진정성이 있냐고 물으면
  • 시립병원투쟁 제안?
  • 구더기 무섭다고 장 못 담글까
  • 2008년 7월 8일 국치일(國恥日)
  • 촛불이 꺼질 수 없는 이유
  • 박권종의 반란 또는 삑사리의 비밀
  • 조중동만이 조중동?
  • ‘모두의 정치’를 향한 위대한 시작
  • “무당 찾아 굿도 하라고 그래!”
  • 총선, 한나라당에 역풍분다
  • 이명박정부 심판론, 총선 쟁점화
  • 대운하 찬성하십니까?
  • 386, 386정치인을 아십니까?
  • 1% 부자 내각이라니!
  • 많이 본 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