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6·2 지방선거를 70여일 앞두고 한나라당과 민주당 등 주요 정당의 공천 신청이 마무리되고 있는 시점이다. 민주당의 경우 공천 신청이 마무리되었고 한나라당은 공천신청이 오는 22일 월요일로 마감된다. 그러나 공천 신청도 하기 전에 한나라당 지역위원장이 개별적으로 현역의원들을 불러 공천에서 탁락한 사실을 통보한 것으로 알려져 충격을 주고 있다.

이번 지방선거를 앞두고 여야를 막론하고 ‘시민배심원제다 경선이다’ 하면서 공정한 룰을 만들려고 애를 썼던 것이 엊그저께 일인데 벌써부터 규칙을 어기는 이야기들이 모락모락 피워 오른다는 것은 심히 유감스러운 일이다.

이번 한나라당 공천 과정에서 드러난 몇 가지 문제점에 대해서 지역을 사랑하는 한 사람으로서 우려스러운 마음에 지적을 하고자 한다.

이번 성남시 지역에서 벌어진 한나라당 공천은 그 과정부터 심각한 문제점을 안고 있다. 공천이 아닌 사천이라는 것이다. 이미 공당으로서 공천신청을 하고 경기도당에서 공천심사위원회가 열려 이를 거르는 과정이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사전에 지역위원장이 개별적인 접촉을 통해 공천 여부를 통보한 사실 하나만으로도 사천이라는 것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또한 공천에 대한 원칙과 관례 등이 무너지고 있다는 것이다. 선출직인 시도의원에 대한 잣대는 일반인에 대한 잣대보다 더 엄격하고 공평무사해야 함에도 이번 한나라당 공천 과정에서 드러난 현상을 보면 지극히 문제들이 속속들이 드러나고 있다.

우선적으로 파렴치한 범법행위를 저지른 사람들이 버젓이 공천 신청을 하고 지역위원장이 이에 대해서 문제제기를 하자 “무엇이 문제냐? 별거 아닌 것을 문제 삼고 있다”는 등의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기준들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앞서 말한 범법 행위에는 음주운전 및 폭력행위로 벌금형을 받은자 등 입에 담기도 민망한 파렴치범도 공천을 신청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어 문제의 심각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

또한 국회의 경우 국회의장을 한 분들이 더 이상 국회의원에 선출직으로 나서지 않고 물러나는 것이 관례이고 지방의회에서도 지금까지 그러한 관례인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러나 성남시의 경우는 그러한 분들이 제일 먼저 공천 신청을 한 것으로 드러나 “시의원이 벽에 똥칠 할 때까지 하는 것이냐?”는 한탄스런 말까지 돌고 있을 지경이다.

그리고 이번 공천에서 배제된 현역 시도의원의 경우 전문성을 갖추고 의정활동에 모범적인 의원으로 알려져 더욱 충격을 주고 있다. 그리고 공천에서 배제된 이유가 “전문성을 갖추었으니 다른 곳을 알아보라”는 것이었다니 시도의원이 전문성이 있으면 문제가 되는 곳인지 아연실색하지 않을 수 없다.

여하튼 이번 한나라당 성남지역 공천 과정의 행태는 성남 시민의 한 사람으로서 도저히 이해가 되지 않는 지역위원장들의 공천이 아닌 사천임을 분명히 한다. 오히려 이번에 공천에서 배제된 분들이 그들의 탁월한 능력(?)이 배제된 원인이라면 그 분들이 전화위복이 되어 더 좋은 곳에서 잘되어 금의환향하길 바랄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