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은 오는가. 그것을 아는가. 나의 자연, 몸은 그것을 안다. 그러고 보니 나의 자연은 '상실'의 위기에서 벗어난 셈이다. 기쁘다. 아직 움 트지 않았지만 바위를 기대고 선 생강나무 눈에서 봄은 오고 있다. 분명하다. 그러나 나의 자연은 표피적이지 않다. 실체의 몸에 안착(眼着)하지 않는다. 상실의 위기에서 벗어난 나의 자연은 '자연 이상'이므로. 그러므로 겨울은 죽은 것도, 정지되어 있지도 않다. 어쩌면 몸이 머물고 있는 지금, 이 겨울은 봄에서 가을에 이르기까지 온갖 변이를 '잠재(潛在)하는' 씨의 세계일 터. 그렇다. 보이지 않지만, 느낌으로 알 수 없지만, 생각으로도 알 수 없지만 분·명·하·다. 겨울 속에 봄이 있다. 그리하여 봄은 온다. 봄은 오는가. 아직 움 트지 않았지만 바위를 기대고 선 생강나무 눈에서 봄은 오고 있다. 낮은 음성으로 시 한 수 읊자. 여러 갈래 어디로 갈지 알 수 없고 누구와도 함께 갈 수 없다 들려오는 새 소리 가지마다 뭉클한 눈. <저작권자 ⓒ iwav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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