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불사
벼리 | 입력 : 2007/02/19 [1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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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불사란다. 화살표가 가리키는 방향으로 500미터 쯤 가면 성불사가 있단다. 맞는가? 모른다. 가보지 않았으니까……. © 2007 벼리 |
마을 어귀에 간판 하나가 눈에 띈다. 화살표가 가리키는 방향으로 길을 따라 500미터 쯤 가면 성불사가 있다는 안내 표지다. 재료가 철이라 하늘색 페인트칠이 가뭇가뭇 벗겨져 때가 돋보인다. 그것은 산화된 빛깔만도 아닌, 하늘색만도 아닌 때다. 시간만도 아닌, 흔적만도 아닌 때다.
성불사란다. 화살표가 가리키는 방향으로 500미터 쯤 가면 성불사가 있단다. 맞는가? 모른다. 가보지 않았으니까. 맞는가? 아니다. 화살표가 가리키는 방향으로 500미터 쯤 가면 성불사가 있단다. 자신(自信). 나는 나를 믿을 뿐, 달리 구하지 않는다.
그런데 목자(目眥)를 옮겨 500미터 쯤 길을 따랐는데 온통 푸른 소나무로 덮인 산이 보인다. 산 너머로 앉았나? 산 속에 묻혔나? 가보지 않은 그곳은, 모든 미지의 장소가 그렇듯이 설레임과 기대의 대상으로 자리 잡는다.
이름도 없고 형상도 없는 그곳 성불사. 눈앞에서 산은 소나무로 푸르다. 눈이 물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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高度
슬픔
불안이라는 병
신
유언
국화차를 마시며
머리가 맑아질 때까지
춘란처럼
無題
목적도 없고 의미도 없는
이것은 神이다
몽골 초원에서
계란으로 바위치기
어떤 사소한 즐거움
조롱
근조 서민경제
봄날에
성불사
남한산에서
紅一點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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