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이 대보름 축제의 신앙이자 생산성이지요. 그래서 대보름 놀음은 ‘마을만들기’의 시작이었더랬습니다. 보름놀이 없는 동네를 생각할 수조차 없었던 게지요. 작년 우리 성남을 비추던 달은 이러저런 일들로 일그러졌었지요. 시립병원은 마을공동체를 만드는 최소한의 조건이었지만, 동네보다는 정치적 조건을 먼저 생각하는 사람들에 의해서 철저하게 무시되었습니다. 동네 공금들이 엉뚱하게 사용되어 마을사람들을 당혹하게 만들기도 했고요. 마을재개발사업은 아직도 갈피를 잡지 못하고 정치적 득실을 계산하기 바쁜듯하지요. 서민들의 살림살이가 어려워져만 가는데도 뾰족한 대책이 없어 보여서 동네 분위기가 썰렁합니다. 자꾸만 내가 사는 성남이 나와는 별 상관이 없는 동네, 낯선 마을로 변해가고 있습니다. 오늘 성남 살다 내일 안양에 살아도 아무렇지도 않을 사람들이 늘어만 가고 있습니다. 그래서 입니다. 대보름을 제대로 노는 일이 필요한 것은, 찢겨지고 상처 입은 동네를 다시 찾고, 어려울 때 일수록 함께 힘을 모아 공동체를 회복하는 경건한 동네제사의 자리이기 때문입니다. 모두 모여 놀면서 동네를 느끼고, 이웃을 확인하는 그야말로 잔치마당이 필요했던 한 해 였습니다. 숯내를 출렁이는 강바람에 동네의 액운들을 모두 실어 보내고, 마을사람들 낯붉히게 했던 못된 생각들도 성남을 태우는 달집에 묻어버립시다. 삼천갑자 동방삭이도 저승사자로부터 숨겨주었던 숯내의 통 큰 아량에 우리의 손과 발도 적셔 봅시다. 보름을 노는 이 자리에서 만큼은 우리 모두가 ‘한 동네사람’으로 다시 태어납시다. 그것이 보름을 노는 것이고, 그래서 마을을 만들어 내는 것일 터이지요. /성남문화연구소 소장 <저작권자 ⓒ iwav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아파트 도심속의 대보름 행사도 눈길 "풍성한 정월대보름 행사 펼쳐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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