쥐불 돌리고, 연도 날리고, 떡메도 치고, 제기도 차고 그리고 달집도 태우러 숯내로 오세요. 동네 풍물패도 다 모였고, 민요패도, 사자춤꾼도 한판 걸팡지게 놀아 보려고 벼르고들 있습니다. 가장 큰 달, 정월 대보름달. 살림살이 고달파 그간 잊고 살았던 바로 그달이 어김없이 떠오를 겁니다. 우리 민족은 해보다는 달을 좋아했습니다. 그래서 민속명절이 보름달을 중심으로 꾸려져 있습니다. 달이 만물을 생산하는 신이기에 그랬을 터입니다. 해가 남성이라면 달은 여성이지요. 달은 대지입니다. 해가 경쟁을 상징한다면 달은 포용을 대변합니다. 우리의 살림터를 피비릿내 나는 시장으로만 끌고가려는 정치인들이 있습니다만, 달은 삶이 그렇게 밋밋한 것이 아니라고 허허롭게 웃고있습니다. 그러면서 달은 우리에게 전령사를 보냅니다. 바람입니다. 너희들의 삶은 균열이 일어날 필요가 있다고 말하는 듯 합니다. 그 팍팍한 구조를 한번 벗어나 보라고 속삭입니다. 그들의 전쟁구호들을 한번 뒤집어 보자고 꼬드깁니다. 그들이 내세우는 출세와 성공의 이면을 들여다보자고 유혹합니다. 드디어 바람난 우물가의 동네처녀들이 움직이기 시작합니다. 삼식이도 춘삼이도 할 수 없이 담보짐을 쌓게 됩니다. 동네가 바람이 난 겁니다. 오늘 바람 한번 제대로 나봅시다. 서로가 서로에게 경쟁자인 시장구조로부터 벗어나는 바람 우리 모두 한 식구요 한 동네 사람되는 동네공동체로 유혹하는 바람. 숯내를 농염하게 휘감는 그 바람 한번 뜨겁게 나봅시다. 바람난 사람들끼리 손잡고 활활 타오르는 달집을 돌아봅시다. 그것이 바로 동네제사일겁니다. 동네신이 흐뭇하게 웃고 계실 겁니다. 소원지에 써매달은 사연 사연대로 모든 액을 몰아내 주시고 풍년의 복을 내리실 것이 확실합니다. 동네를 만드는데 이보다 좋은 프로그램이 있겠습니까? 성남 동네 만드는 제사판을 뜨겁게 한번 놀아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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