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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할 수 있는/할 수 없는/해야 하는/하지 못한 말말

벼리 | 기사입력 2008/11/11 [1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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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할 수 있는/할 수 없는/해야 하는/하지 못한 말말

벼리 | 입력 : 2008/11/11 [16:34]
저자거리에선 고준담론을 할 수 없고, 밥 먹을 때는 딴짓 하지 말고 열심히 밥을 먹어야 하는 법이다. 장소와 때에 맞게 처신하지 않으면 안 된다. 실은 상식이다.

이런 기준으로 성남시를 대신하는 성남시장과 3명의 국회의원들과 만남을 들여다보자. 11일 오후 5시 성남시청 대회의실에 있는 ‘제18대 국회의원 초청 시정보고’ 자리가 그것이다.

‘잘 보면 보입니다.’ 이것은 국정원의 구호가 아니다. 내게 이 말은 시민의 눈과 나의 눈을 일치시키려는 나의 의지를 드러내는 척도일 뿐이다.
 
▲ 11일 오후 성남시청 대회의실에서 열린 제18대 국회의원 초청 시정보고회.     © 조덕원


<할 수 있는 말>

“중앙정부와 관련된 시책사업들은 국회의원들의 관심, 지원 없이는 어렵다.”(이대엽 시장)

“초선이지만 성남을 위해 열심히 하겠다.”(신영수 의원)

“오늘 자리가 시정에 질곡이 되는 문제를 논의하는 생산적인 자리가 되었으면 좋겠다”(신상진 의원)

“시립병원, 우리 손 떠났다.”(이대엽 시장)

다 할 수 있는 말이고, 겉으로는 그럴 듯하게 들린다. 그러나 들춰 볼 말들이다.

이 시장의 경우 달라고만 했지 내놓은 게 없다. 그가 내놓아야 하는 것이란 지방자치 시대인 만큼 성남시장으로서 성남을 살리기 위한 성남적인 사업들을 말한다. 이런 사업이라면 백번 자랑해도 좋다. 지역언론 입장에서도 얼마든지 잘 써주고 싶다.

그러나 이런 자랑은 전혀 없고 그저 국비 지원과 관련된 사업들을 무작위로 내놓고 달라고만 떼를 쓰니…벌거벗은 임금님, 우리 시장님, 쯧쯧.

신영수 의원은 말이 모호하다. 명료한 말이 환대받는다. 이런 태도는 소위 ‘짬밥 수’와 전혀 관계가 없다. 이렇게 말하는 게 훨씬 좋을 뻔 했다. “다른 것은 몰라도 이것만은 성남을 위해 내가 할 수 있고, 또 꼭 하겠다.”

신상진 의원은 시의원이라는 인상을 강하게 받았다. 적지 않은 동네 민원들을 쭉 나열하고 되냐, 안 되냐, 왜 안 되냐를 따졌기 때문이다. “시정에 질곡이 되는 문제를 논의하는 생산적인 자리”를 요청해 놓고 스스로 자신의 요청을 배신한 셈이다.

신 의원은 이 날 자리 시작에 앞서 내게 “잘 써 달라”고 요청했다. 나는 이 요청을 받아들이기로 했다. 다음과 같이. “그토록 동네 민원 챙기고 싶으면 다음 지방선거 때는 꼭 시의원 나오시라. 붙을 지 떨어질지는 잘 모르겠지만.”

이는 비아냥이 아니다. 시의원과 국회의원은 수직관계가 아니라 어떤 의미에선 같다고 보는 원칙이 있기 때문이다.

최근 성남지역사회의 공론장은 큰 홍역을 치렀다. 시립병원 설립부지 변경문제가 그것이다. 나는 이 문제가 정책적인 문제라는 관점에서 문제를 처리하는 이대엽 시장의 태도를 보고 ‘가장 비겁하다’고 일침했었다. 그리고 마지막 1%의 가능성을 열어두고 그의 결단이란 것을 언급했었다.

(나는 절망의 순간에도 이런 태도를 포기해선 안 된다고 생각한다. 인간은 결코 포기할 수 없는 어떤 것임을 인정할 때만, 인간은 ‘사회 속으로’ 들어가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런 지적에 대한 그의 답이다. “시립병원, 우리 손(이대엽 시장) 떠났다.” 과연 그럴까? 시립병원과 이대엽이라는 고유명은 뗄래야 뗄 수 없는 필연성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두고 보자. 앞으로 시립병원이 어떤 길을 걷게 될지….(벼리)
 
▲ 시정보고회에 참석한 한나라당 고흥길,  신상진,  신영수 국회의원(사진 오른쪽부터)     © 조덕원


<할 수 없는 말>

“임태희 의원은 한나라당 정책위원장이고, 고흥길 의원은 국회 문광위원장이요, 신상진·신영수 의원은 오늘 국비 지원을 요청하는 시의 현안들과 연관되어 있어 한나라당 당원의 한 사람으로서 뿌듯하다”(이대엽 시장)

“시장도 한나라당, 국회의원들도 한나라당, 시의원 다수도 한나라당이다. 아직까지 별 문제 없으나 몸가짐, 언동, 정책 수행에서 세심한 주의를 갖자.”(고흥길 의원)

대체 성남시가 한나라당 거야? 성남시민 거야? 덧붙이면 이 나라 정부는 한나라당이 집권하든 다른 당이 집권하든 단지 ‘국민의 정부’라고 부를 수 있을 뿐이다. 국가는 헤겔에 따르면 ‘자유의 현실태’로 ‘자유를 실현한 국가는 공동이익을 목적으로 활동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공동이익을 위해 일하는 시 공무원들 불러놓고 대체 이 무슨 망발들이야? 이 날 자리에 참석하신 공무원님들, 자존심 무지 상했다고 생각한다. 

아직까지 별 문제 없다는 말도 그렇다. ‘사고일지’만 쓰자 해도 한없이 길어지기 때문이다. 여기선 한나라당에 의한 ‘세계에 유례없는’(조선일보) 초호화 시청사 날치기 시의회 통과라는 사고만 하나 상기하자.

무엇보다 필연성이란 관점에서 ‘앞으로 터질 사고들’을 생각하면 아찔하고 답답하다. 한나라당은 가령 다음 선거를 통해서 그 대가를 톡톡히 치르게 되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벼리)

<해야 하는 말>

“이렇게 다(한꺼번에 나열식으로) 요청하면 어느 것 하나 안 된다. 일시에, 한 해에 하기에는 어려운 것이다. 사업의 우선순위를 정하고 집중해야 할 것들을 요청해라.”(고흥길 의원)

고흥길 의원의 말은 뼈가 있다. 실제 이대엽 시장이 국회의원들에게 제출한 보고 자료는 국비 지원이 필요한 사업들의 리스트 이상도 이하도 아니기 때문이다. 시장이 무능하니 유능했던 성남시 공무원들이 갈수록 무능해진다. 정말이지 이건 보통 큰 일이 아니다.

그렇다고 고흥길 의원의 말이 그리 특별한 것은 아니다. 차라리 상식이다. 이번 보고는 성남시가 상식 이하의 시정을 펼치고 있다는 단적인 증거로 볼 수 있게 한다. 이 상식을 왜 뼈가 있다고 볼 수 있을까? 이런 게 아닐까? (“성남시 수준이 이것밖에  안 되니!”)

무능한 이대엽 시장에 그를 닮아가는 성남시 시스템의 형편을 염두에 두고 떠오르는 말. ‘지혜와 앎(지식)은 다르다.’ 이 다름을 이해하는 하나의 공식이 있는 데 다음과 같다. 고흥길 의원의 말은 실은 이 공식의 구체적인 사례다.

‘행복= 결과치(실제 획득량)÷기대치(욕망의 양)’(벼리)
 
▲ 시정보고회에 참석한 이대엽 시장을 비롯한 최홍철 부시장과 구청장들.     © 조덕원


<하지 못한 말>

“1공단은 성남 본시가지의 중심이다. 제기되고 있는 1공단문제를 잘 풀어야 한다”(신영수 의원)
“……”(이대엽 시장)


“분당을 북구, 남구로 분구하겠다. 지난 156회 시의회에서 이 분구안이 채택 되지 못해 시의 분당 북·남구 추진이 중단된 바 있는 데 오는 158회 시의회에 다시 올리겠다.(양경석 행정기획국장)

지금 성남시민에게 비상사태에 직면한 문제가 바로 1공단문제다. 성남시민의 요구에 반하는 개발업자의 제안에 성남시가 응할지 말지를 결정하는 순간이 닥쳐왔기 때문이다.

그런데 1공단문제에 대한 신영수 의원의 질문에 이대엽 시장은 왜 답변이 없을까? 실은 저녁 5시에 잡힌 이 보고 자리는 이어지는 밥자리, 술자리를 위하여(위하여! 위하여!) 얼른 ‘쫑’을 내지 않으면 안 된다고 사회를 맡은 시장 측근 공무원이 ‘엄포’를 놨기 때문이다.

이날 ‘제18대 국회의원 초청 시정보고’의 조목, 조목별 발표자인 양경석 행정기획국장의 말은 왜 ‘하지 못한 말’일까? 하지 못한 말이란 ‘숨기는 것’이 있다는 뜻이다.

아마 이 날 참석한 국회의원들은 잘 모를지 모른다. 이 숨기는 것을 드러내는 것은 ‘관료들은 하나의 계급으로서 자신을 유지하려는 속성이 있다’는 베버(관료주의 탐구에서 베버가 말한 것 이상을 나는 알지 못한다)적 명제의 실례가 될 것이다. 구체적인 내용은 이 문제에 관해 성남투데이가 제공하는 기사를 참조하면 된다.(벼리)

(보태기 하나) 이 자리는 한 국회의원의 말에 따르면 이런 자리를 마련해 제대로 요청하라는 국회의원 요구에 성남시가 답한 것이라 한다. 국회의원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성남시 태도의 수준이 그야말로 ‘깔짝깔짝’이었기 때문이라나.

(보태기 둘) 내 수첩에는 이 밖에도 정책적인 문제들, 정책적인 문제들과 관련한 국회의원들의 발언이 많이 기록되어 있다. 나는 이것을 이들 문제가 제기될 때 끄집어내 말할 기회가 올 것으로 생각한다. 키 워드는 ‘기만’, ‘책임’이 될 것이다. 왜 말하지 않았는가. ‘잘 보면 보입니다’라고.  
 
▲ 시정보고회에 배석한 성남시 국,과장들     © 조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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