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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엽왕국 만세!!!
공무원은 사람도 아닌가!

‘공무원의 노래’를 매일매일 들어야 하다니!

벼리 | 기사입력 2006/09/12 [00:15]

이대엽왕국 만세!!!
공무원은 사람도 아닌가!

‘공무원의 노래’를 매일매일 들어야 하다니!

벼리 | 입력 : 2006/09/12 [00:15]
얼마 전 나는 다음과 같이 쓴 적이 있다.

우리의 현실은 국가를 국가로 볼 수 없게 만든다. 그것은 엄밀하게 말하면 국가가 아니라 ‘가국’(家國)이다! 가국이란 국가와 가부장적 가족이 포개져 있는 상황을 염두에 둔 표현이다. 국가의 기능, 가시화가 실현되는 방식 곧 한국에서의 국가 형태다. 국가가 국가인 것은 존엄한 인간으로 대접받는 개인들의 네트워크로서의 ‘시민사회’가 대칭될 경우에 한해서다. 그러나 한국에서 국가가 가국인 이유는 ‘가부장적 가족’이 부재하는 시민사회를 대신해서 국가에 대칭하기 때문이다. 가국체제에서는 국가 지배의 기초가 시민사회가 아니라 가부장적 가족이다(<어른부터 반성해라>)

이 글을 다음과 같이 바꾼다.

우리 성남의 현실은 성남시를 지방정부로 볼 수 없게 만든다. 그것은 엄밀하게 말하면 지방정부가 아니라 ‘이대엽왕국’이다. 이대엽왕국이란 성남시라는 지방정부와 이대엽 시장이 왕인 신민이 포개져 있는 상황을 염두에 둔 표현이다. 지방정부의 기능, 가시화가 실현되는 방식 곧 성남에서의 지방정부 형태다. 지방정부가 지방정부인 것은 존엄한 시민으로 대접받는 개인들의 네트워크로서의 지역시민사회가 대칭될 경우에 한해서다. 동시에 시민을 위해 사심없이 봉사하는 직업공무원들의 네트워크로서의 지방공직사회가 대칭될 경우에 한해서다. 그러나 성남에서 성남시가 지방정부가 아닌 이대엽왕국인 이유는 이대엽 시장이 왕인 신민이 지역시민사회, 지방공직사회를 대신해서 대칭하기 때문이다. 이대엽왕국체제에서는 지방정부 지배의 기초가 지역시민사회, 지방공직사회가 아니라 이대엽 시장이 왕으로 군림하고 이대엽 시장을 왕으로 떠받들어야 하는 신민으로서의 불쌍한 직업공무원들과 가련한 시민들이다.

왜 바꾸는가?

이대엽 시장이 지난 7월 3일 시장 권한으로 지시했다. 뭐라고?

“성남시 공무원의 노래를 매일 아침 청내 방송을 통해 공무원들에게 들려줌으로써 하루를 힘차게 시작함과 동시에 열심히 일하는 근무여건을 만들어 ‘믿음주는 시정, 만족하는 시민’의 시정목표를 구현하라”

이후 어떤 일들이 벌어졌는가?

성남시 작사, 소리방 작곡

균형있는 첨단도시 우리의 성남
이웃과 함께하는 따뜻한 도시
날마다 꿈을 싣고 가꾸는 보람
희망찬 미래가 우리 것이다
활력이 넘치는 우리의 자랑
살맛나는 복지도시 푸르른 성남

앞서가는 경제도시 우리의 성남
모두다 한결같이 모은 슬기로
아름다운 환경도시 가꾸는 보람
저 높은 이상이 우리 것이다
믿음이 넘치는 우리의 자랑
향기나는 문화도시 푸르른 성남.

-- 성남연가

성남시 작사, 이흥렬 작곡, 진짜 사나이 원곡

미래로 뻗어나갈 힘찬 도시 성남
이웃과 함께하는 따뜻한 도시
시민이 주인되는 쾌적한 성남
푸른성남 건설위해 정성을 다해
경제도시 복지도시 우리가 만든다.

-- 우리의 노래 1절


▲ 민선4기 이대엽 시장의 5대 시정방침을 노래로 만들어 매일 청내 방송을 통해 공무원들에게 매일매일 정해진 시간대에 시정방침이 담긴 노래들 듣려주게 되면 그 결과는?    ©성남투데이

놀랍다! 무섭다! 이 시장의 균형있는 첨단도시 등 5대 시정방침을 노래로 만들어 매일 청내 방송을 통해 공무원들에게 들려주는 것은 일종의 ‘세뇌’이기 때문이다.

말로는 ‘성남연가’는 “성남의 발전을 담은 우리시의 노래”, ‘우리의 노래’는 “성남을 위해 열심히 일하는 공무원의 노래”라지만 이것은 엄연한 세뇌다.

왜 세뇌인가? 커뮤니케이션의 방법론을 따라 일례를 통해 그 작동원리를 밝혀보자.

방송사들은 매일 아침 8시 30분 전후한 시간대면 드라마를 방영한다. 저녁 시간대야 말할 필요조차 없다. 이 드라마를 빠지지 않고 보는 시청자들은 일상적으로 반복성·단순성·수동성으로 빠져든다. 이 같은 현상은 그러나 문화 향유의 개인적 선택, 다양성과는 전혀 거리가 멀다. 방송사의 의도는 이를 최대한 이용하는 것. 일상적인 드라마 시청은 문화적 병앓이, 신드롬이 된다.

이 시장의 5대 시정방침을 노래로 만들어 매일 청내 방송을 통해 공무원들에게 반복해서 들려주는 것은 바로 이 같은 작동기제, 효과를 이용하는 것이다. 공무원들이 매일매일 정해진 시간대에 이 시장의 5대 시정방침이 담긴 노래들 듣게 되면 그 결과는?

매일매일 겪는 일상의 속박이 가중된다. 비일상적인 피드백의 가능성은 소멸된다. 반복이란 그래서 무섭다. 이 같은 우려를 보다 적극적으로 말하면 공무원들이 앞으로 맞게 되는 직장 내에서의 상황이란 엄중하다.

조지 오웰이 《1984년》을 통해 빅브라더라는 절대권력자에 의해 사람들이 감시당하고 통제당하는 사회를 그리고 그것을 내면화하는 상황을 보여준 바 있다. 이와 흡사해진다. 공직사회를 그런 내면화된 통제사회로 만드는 효과가 있는 것이다!

세뇌다. 그래서 세뇌다. 문화를 통해 야금야금 시민의 봉사자인 공무원들의 의식과 생활을 지배하려는 무서운 세뇌다!

이 세뇌는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가?

이미 9월 4일부터 연중 방송으로 실시되고 있다. 오전 8시 30분~9시까지, 점심 12시에서 12시 5분과 12시 55분에서 1시까지.

청취대상은 본청, 사업소, 구청, 동사무소 전 공무원.

게다가 지금까지 성남시 공무원들이 시무식, 종무식, 직원조회, 공무원 채육대회 등 내부행사시 시민의 봉사자임을 일깨우는 ‘성남시민의 노래’를 부르던 관행을 폐지하고 ‘성남연가’를 부르게 한다는 사실. 이 억지!

공보담당관에게는 ‘공무원의 노래가 시청광장에도 방송될 수 있도록 음향기기 설치 협조’라는 임무도 주어졌다. 상상해보라, 시청 광장에 울려 퍼지는 이 시장의 5대 시정방침을!

더욱 놀라운 것은 ‘우리의 노래’가 군가인 ‘진짜 사나이’의 개사곡이라는 것. 따라서 이 노래의 느낌은 군인들이 군가를 듣거나 부를 때의 느낌과 별반 차이가 없다. 그것은 군사문화적이다!

반복적인 업무에 시달리는 공무원들을 위해 일상의 단조로움을 벗어나는 실마리를 열어주는 사색의 시간이나 음악 감상의 기회를 제공해주지는 못할망정 이런 말도 되지 않는 지시를 내릴 수 있단 말인가!

공무원들은 이 시장이 마음대로 부릴 수 있는 공무원이기 전에 사람이다. 동시에 대부분 성남시민이다. 사람은 써먹기만 하거나 써먹고 쓸모없으면 폐기처분하는 기계가 아니다. 알뜰살뜰 살펴야 한다. 시민 역시 그러하다. 요즘과 같은 개인의 가치, 그 다양성이 구가되는 세상에 어떻게 이런 전근대적인 발상을 이 시장이 낼 수 있단 말인가!

성남지방자치 완전히 거꾸로 간다. 그래 만세다. 만세, 만만세다.

‘이대엽왕국 만세!!! 천상천하 유아독존 이대엽전하 만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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