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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게 우선인가요?

시장 공약 추진, 구시가지 공동화 방지?

벼리 | 기사입력 2006/09/15 [00:59]

어느 게 우선인가요?

시장 공약 추진, 구시가지 공동화 방지?

벼리 | 입력 : 2006/09/15 [00:59]
들어보실래요? 이대엽 시장이 시장선거 당시 ‘앞서가는 복지시스템’이라며 ‘여성테마파크 조성’을 공약했거든요. 그렇다고 여성테마파크라는 이름에 껌뻑 가서는 안 됩니다. 공원이 아니거든요. 여성을 컨셉트로 하는 여성전용공원이 전혀 아니거든요. 실은 여성전용 복합문화센터거든요. 하마터면 대한민국 최초의 여성전용공원으로 착각할 뻔 했지요. 이름이 좀 그렇죠?

아무튼 좋습니다. 성남에 여성을 위한 복합문화공간이 생기는 것은 분명 좋은 일입니다. 여성이 행복하면 이 나라가 행복해지지 않겠습니까? 이 시장 말마따나 이 사업이 앞서가는 복지시스템을 구체화하기 위한 프로젝트임은 틀림없습니다. 아마 지자체가 추진하는 경우로는 대한민국 최초의 여성전용 복합문화센터가 아닌가 싶습니다. 그럼 잘 되어야지요. 암요.

그런데요, 앞서가기 전에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면 이 불부터 꺼야 하지 않겠어요? 일이란 순차가 있지 않겠어요? 무슨 말이야구요? 실은 이 시장이 추진하는 여성테마파크는 바로 이런 순차문제에 걸려 있습니다. 앞서갈 생각만 하다가 결국 당장 발등에 떨어진 불을 끄지 못해 고꾸라지고 말 형국에 처해 있다는 뜻입니다. 왜 그런지 들어보실래요?

여성테마파크는 법원, 검찰청 바로 옆에 있는 여성복지회관 부지에 들어섭니다. 주변으로 한 450여 평 부지도 더 늘려서 말이죠. 건축연면적 6,300평, 지하4층, 지상10층 규모로 사업비만 무려 536억6,300만원이 들어간다네요. 2,000억원을 들여 구시가지 주민의 염원인 시립병원도 지워야 하는데 막대한 예산이 좀 걸리긴 합니다. 당장 문제는 부지문제죠. 무슨 소리냐구요? 이 시장이 앞뒤 재지 않고 무작정 앞서간다고 여성테마파크를 추진함으로써 발등에 떨어진 불조차 보지 못하고 있거든요.

아시잖아요. 이 시장은 지금 시청 이전 및 여수동 신청사 건립을 추진하고 있죠. 시청이 떠나면 구시가지는 어떻게 되나요? 가뜩이나 비좁은 법원, 검찰청이 가만있을까요? 연쇄 이전을 불러오지는 않을까요? 실제로 이 시장이 시청사 이전 및 신축을 추진함에 따라 최근 대법원 실사팀이 성남의 법원, 검찰청을 방문해 이전과 관련한 의견을 청취한 바 있습니다. 법원, 검찰청 부지가 좁거든요. 그러나 법원, 검찰청이 떠나면 두 국가기관과 기능적으로 연계된 주변 상권은 그냥 죽어버릴 수밖에 없습니다. 대체기능을 확보할 도리가 없기 때문이죠.

그럼 법원, 검찰청이 지금 자리에 계속 남아 있는 방안은 없을까요? 이전하는 것보다 지금 자리에 있는 것이 훨씬 더 나은 방안은 없을까요? 있습니다. 나왔습니다. 13일 기자간담회에서 열린우리당 김태년 의원이 대안을 제시했습니다. 여성복지회관 부지를 법원, 검찰청에 팔면 된다는 것입니다. 시는 돈이든 대토든 받으면 되겠지요. 법원, 검찰청 부지확장 및 신축을 우리 성남지역사회가 돕는 것은 이들 국가기관이 구시가지에 존재함으로써 지니게 되는 지역적 자부심도 그대로 유지하고 무엇보다도 주변 상권도 보다 활성화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럼 이 시장이 추진하는 여성테마파크는 못하는 게 아니냐구요? 아닙니다. 할 수 있죠. 다른 곳에 하면 되지 않겠어요? 이왕이면 접근성, 이용도가 비교할 수 없이 좋은 자리면 얼마나 좋습니까? 바로 옛 보건소 자리죠. 이거야말로 누이 좋고 매부 좋은 일 아닌가요? 김 의원 편드는 게 아니냐구요? 그럴 지도 모르죠. 법원, 검찰청이 구시가지를 떠나지 않고 부지확장 문제를 해결할 수 있고 이 시장도 여성테마파크를 추진할 수 있다면, 백번이라도 편을 들어야지요. 상생할 수 있는 길이거든요.

아마 이런 좋은 대안 제시에는 누구라도 백번천번 편들었을 겁니다. 또 누구라도 좋은 것을 제안하면 받아들일 줄 알아야 합니다. 이 대안이 쓸만하다면 게다가 누이 좋고 매부 좋은 유일한 대안이라면, 이 시장도 받아들일 줄 알아야 합니다. 안 그래요? 만약, 이 시장이 자존심 따지고 당을 따져 이 대안을 거부한다면 더는 상대하지 않을 작정입니다. 시장 아니라 시장 할애비라도 이런 경우는 영락없는 좀팽이 짓이거든요.

하긴 현실화되고 있는 법원, 검찰청 이전의 원인 제공자는 전적으로 이 시장입니다. 그가  시청 이전을 추진해왔기 때문이죠. 이 점에서 법원, 검찰청의 이전 문제는 시청 이전문제와 직결됩니다. 시청 이전이요? 죽어도 안 됩니다. 도대체 구시가지 특히 수정구의 공동화가 불을 보듯 뻔한 시청 이전을 추진하는 이유가 시청이 낡고 좁아서라니요! 말이 되나요?  낡고 좁으면 리모델링도 할 수 있고, 인근 주변건물을 매입할 수도 있고, 정히 문제가 있다면 부지를 늘려 신축하면 되지 않겠습니까? 꼭 이전하는 방법 밖에는 없나요?

이 시장은 시청이 여수동으로 가면 시민화합에 큰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지요. 정말 이치에 맞지 않는 소리죠. 대체 1년 중 시청에 가는 시민이 얼마나 되나요? 차라리 시청을 짓겠다고 잡아놓은 여수동 공공시설 부지에 진짜 시민화합을 위한 문화공간과 시설을 조성하면 백번 더 낫지 않을까요? 게다가 시청에서 하는 일이란 정책기능이지 구청, 동사무소와 같은 집행기능이 아니지 않습니까? 그렇다면 정책기능을 높이는 방향에서 시청이라는 공간문제를 생각해봐야 하지 않나요?

그럼, 판단해보자구요. 이번에 이 시장은 여성테마파크를 조성하기 위해 주변 토지를 매입하겠다는 의사를 의회에 밝혔습니다. 공유재산관리계획 변경안을 통해서죠. 마땅히 아웃시켜야겠지요? 또 타당성 조사용역비 4,000만원을 의회에 통과시켜 달라고 올렸죠. 의회가 통과시켜주면 법원, 검찰청이 그 자리에서 확장 및 신축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는 영영 사라지고 맙니다. 구시가지를 떠날 수밖에 없죠. 따라서 일단은 보류시키는 게 맞지 않을까요? 대신 이 시장이 상생의 입장에서 법원, 검찰청 부지 확대 및 신축에 대한 입장을 먼저 정리하는 게 좋지 않을까요? 천천히 가자구요!

한 걸음 나아가 시청 이전 및 여수동 신축을 마음으로부터 포기하고 현 시청을 시청으로 그대로 나두면서 필요하다면 리모델링이든 인근 주변건물 매입을 통한 이용이든, 부지 확장을 통한 신축이든 그런 방향으로 나아가야 하지 않을까요? 구시가지의 공동화를 막고 상생의 길을 걷는 몫은 결국 이 시장에게 달려 있습니다. 끝으로 대안을 제시한 김태년 의원에게 확인한 바를 들려드리겠습니다.

“이 시장이 마음을 고쳐먹으면 도와주겠습니까?”
“구시가지가 잘 되고 성남이 잘 되는 길인데 당 따질 게 무슨 소용이 있습니까? 당연히 최선을 다해 도와야지요. 그렇지 않아도 대법원 행정처장에게 관련 협조서한도 이미 발송했고, 관련 협의를 진행 중에 있습니다.”

이 시장, 그럼 김태년 의원이 제시한 대안을 받아들일 수 있나요? 그릇을 지켜보겠습니다. 언제 답을 주실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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