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고

도저히 눈뜨고 못보겠다

윗물이 흐리면 아랫물도 옆물도 흐린가

벼리 | 기사입력 2006/10/19 [19:10]

도저히 눈뜨고 못보겠다

윗물이 흐리면 아랫물도 옆물도 흐린가

벼리 | 입력 : 2006/10/19 [19:10]
정말 가관이 아니다. 요즘 성남시정부 돌아가는 꼴 말이다.

이대엽 시장은 자신과 자신의 조카며느리의 사익을 추구하다가 시의원들은 물론 경기도 국정감사에서도 개망신을 당했다. 오죽하면 국감에서 시 도시관리계획을 악용한 이 시장의 사익 추구를 지목, 직설화법으로 도지사 승인 요청 시 부결시키라고 했겠는가. 어물전 망신은 꼴뚜기가 시키는 법인데 어떻게 성남 망신을 시장이 시킬 수 있단 말인가. 이 시장은 꼴뚜기 밖에 안 된다는 것인가.

시장이 이 모양이니 그 아래에선 별별 일이 다 벌어진다. 한결같이 다 있을 수 없는 일이다.

1공단 특혜용도변경문제가 언론의 도마 위에 오를 당시 실무책임을 맡고 있던 Y모 국장은 1공단 용도변경 확신없이는 이른바 ‘싹쓸이 매입’은 불가능한데도 그 주역인 (주)새로운성남의 관계자와 골프를 친 게 알려져 로비의혹을 받았다.

당시 한나라당 성남시장 공천을 코앞에 둔 이 시장이 얼마나 목이 탔던지 Y모 국장을 발등에 떨어진 불 볼것도 없이 치우듯 직위해제시켜 버렸다. 그런데 재선에 성공한 뒤인 지난 7월 28일 인사를 통해 이 시장은 Y모 국장을 제 자리에에 다시 세웠다. 그 오묘한 이 시장의 뜻을 지금도 알 수가 없다.

게다가 이 도로아미타불은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로비의혹을 불러일으켰는데도 골프 친 게 무슨 대수냐는 명료한 메시지를 전한다. 이 시장의 인사가 무소불위, 안하무인임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다. 이 도로아미타불에 대해 당사자인 Y모 국장은 어떤 소리를 하나?

“(열린우리당 최만식 의원) 국장은 이 업무에 적합하다고 생각하는가?”
“Y모 국장 : 시장님이 인사권자인데 제가 적합하다 아니다 하는 제 개인적인 의견을 말할 수 없습니다.”(2006년 8월 28일 성남시의회 도시건설위원회 시정업무계획 청취 시 질문과 답변 내용)

제 얘기를 하라고 물었는데 제 얘기는 하지 않는다. 비굴하다. 게다가 인사권자인 이 시장에게 타겟을 돌린다. 공직자 맞냐? 이런 무책임한 답변이 어디 있는가? 뱁새가 황새의 뜻(?)을 어찌 알겠는가라는 소리? 한 마디로 교묘한 회피성 발언이다.

심지어 Y모 국장은 (주)새로운성남의 관계자와 골프를 친 사실에 대해 “나도 할 얘기가 있다”며 적극적으로 해명(?)에 나서기까지 했다. 더구나 최만식 의원이 이미 질의를 다 마쳤는데도 말이다. 이 해명이 얼마나 지나쳤는지 궤변이 나왔다. 들어보자.

“제가 금년 초에 골프 친 사실은 있습니다. 그런데 그 임원이 물론 (주)새로운성남의 임원이었다는 것을 나중에 알았습니다. 그분은 저하고 개인적으로도 그 전부터 알고 지내던 분입니다.”

돌아버린다. 전부터 알고 지내던 사람인데 골프를 칠 때는 (주)새로운성남의 임원인 것을 몰랐다? 말이 되는 소리인가? 차라리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릴 수 있다면 믿을 수 있겠다. 참 말 같지 않은 소리나 늘어놓으며 자기 방어에 안간힘을 쓴다. ‘죽을 죄를 졌습니다’ 이 한 마디면 다 통하고, 다 끝나는 것을.

최근 성남시청 주변에는 난데없이 쌀자루가 돌고 있다. 어려운 이웃을 위해서? 입에 담기도 치사한 얘기다. 성남시청의 K모 국장이 자신의 일가가 농사지은 쌀이라며 하급직원들에게 판매하는 쌀이다. 국장이 팔아달라는데 어찌 무언의 압력이 아니겠는가. 공직자 맞냐? 그것도 올라갈 데까지 다 올라간 국장이? 차라리 쌀가게나 차려 밥 먹고 사는 게 백번 낮지 않을까 싶다.

수 차례 지역언론을 통해 보도된 바도 있지만 이대엽 시장의 조카며느리 Y씨가 건축주로 참여한 분당구 서현동 산 14번지 일대 2천여평 건축 허가를 둘러싼 문제도 그렇다. 구청 관계과장의 전결처리에 S모 구청장의 얼빠진 결재가 최근 시의회를 통해 폭로되었다. 이 시장의 친인척과 관계된 일, 명색이 구청장이 줏대도 없이 알아서 긴 것이다.

중원구청 총무과 J모 과장은 지난 14일 충남 태안군 안면도에서 가진 부서 단합대회 도중 술자리에서 하급직원들에게 맥주병으로 머리를 내려치고 뺨을 후려치는 등 폭행을 가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일로 성남시 공직사회가 크게 술렁이고 있다. 성남시공무원직장협의회는 강력한 반발과 함께 엄중 문책을 요구하면서 ‘천인공노할 일’이라는 지극히 이례적인 표현을 숨기지 않았다.

윗물이 그러니 아랫물이 흐려졌다고 밖에는 달리 이해할 도리가 없다. 양심적인 공무원들은 깊은 좌절감에 빠져 있다. 그저 안타까울 뿐이다. 이것이 성남시정부의 엄연한 현실이다. 어디 이 뿐이랴. 공직사회의 위 아래가 다 흐리니 그 물에서 노는 것을 발판으로 삼는 일부 사이비기자들도 가세한다.

이들의 행태 한 가지만 소개하자. 기사로 터뜨릴 일(?)을 담보로 또는 다른 사이비기자가 터뜨리는 것을 막는다며 이해당사자에게 1천만원의 광고비(?)를 요구하는 일이 버젓이 일어난다. 그 몇 배를 요구하는 어처구니없는 사례도 있다. 심지어 어떤 경우, 시쳇말로 이런저런 명목으로 처먹고는 기사로 터뜨리는 일도 있어 ‘상도의도 모른다’는 기막힌 소리가 나오기까지 한다.

돌아가는 꼴이 도저히 눈뜨고는 못 보겠다. 이런 사태에 대해서는 한 마디면 족하다. ‘사병화’ 바로 이것이 아니겠는가. 윗물이 흐리면 아랫물도 흐리다. 아래물도 흐리면 옆물도 흐린가. 날이 흐리면 풀은 어떻게 해야 하는가. 시인 김수영은 바람보다 빨리 눕고 바람보다 빨리 일어난다고 노래했다.

그래 지금은 날이 흐리다. 그것을 절감하는 것이 중요하다. 때는 올 것이다. 그것이 천하의 순리다. 우리는 누구인가? 풀이 아닌가.
 
  • 이대엽 前 성남시장 성동구치소에 ‘재수감’
  • 이대엽 前 성남시장 대법원서 ‘징역4년’ 확정
  • 이대엽 전 성남시장 ‘징역 4년’ 선고
  • 민선4기 공무원 승진인사 비리 또 다시 ‘적발’
  • 이대엽 전 성남시장 28일 보석으로 ‘출소’
  • 이대엽 전 성남시장, 징역 7년 중형선고
  • 이대엽 전 성남시장, 징역 10년·벌금 3억6000만원 구형
  • 이대엽 전 시장 일가 ‘백화점식 비리’ 발각
  • 이대엽 전 성남시장 구속영장 ‘발부’
  • 검찰, 이대엽 전 성남시장 구속영장 청구
  • 이대엽 전 시장, 피의자 신분 검찰 출두
  • 성남신청사 건설비리 의혹 드러날까?
  • 초호화 신청사 건립에 ‘호화양주’까지
  • 이대엽 전 성남시장 일가 ‘수난시대’
  • 이대엽 전 성남시장 자택 ‘압수수색’
  • 성남시 인사비리·직권남용 실체 드러날까?
  • 이대엽 전 성남시장 ‘출국금지’
  • “몸통 놔두고 꼬리 자르기식 수사 안 된다”
  • 이대엽 前 시장 친인척비리 드러나나?
  • “신청사, 정치적 이용되지 않았으면…”
  • 많이 본 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