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고

앙꼬 빠진 이대엽의 송년·신년사

〔벼리의 돋보기〕‘확고한 신념이 섰을 때는 거침없이 밀고나가겠다’고?

벼리 | 기사입력 2006/12/31 [11:50]

앙꼬 빠진 이대엽의 송년·신년사

〔벼리의 돋보기〕‘확고한 신념이 섰을 때는 거침없이 밀고나가겠다’고?

벼리 | 입력 : 2006/12/31 [11:50]
교수들은 올해 한국의 정치·경제·사회를 풀이할 수 있는 사자성어로 ‘밀운불우(密雲不雨)’를 꼽았다(12월 19일자 교수신문 보도). 교수신문 필진과 주요 일간지 칼럼니스트 교수 2백8명에게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다.

밀운불우는 주역(周易)에 나오는 말이다. 말마따나 하늘에 구름만 빽빽하고 비는 내리지 못하니 여건은 조성되었으나 일이 성사되지 않는 상황 곧 답답함과 불만이 폭발할 것 같은 상황을 표상한다.

교수신문은 올해 한국의 사회상황을 압축적으로 표현해낸 사자성어로 밀운불우가 선정된 사회적 상황을 상생정치의 실종, 사회 각계각층의 불만이 임계점에 달한 점, 치솟는 부동산 가격, 북한 핵실험 등으로 지적했다.

그래서인지 주요 대선후보들은 국민들에게 희망을 전하는 사자성어를 새로 선보이고 있다. 고건 전 총리는 “내년에는 시원하게 비가 뿌렸으면 좋겠다”는 ‘운행우시(雲行雨施)’를 주역에서 뽑아 새해 화두로 꼽았다.

이명박 전 서울시장은 새해를 상징하는 사자성어로 “한여름에 가물어 싹이 마르면 하늘은 구름을 지어 비를 내린다”는 뜻의 ‘한천작우(旱天作雨)’를 맹자에서 뽑아 선보였다.

두 대선후보가 고른 사자성어의 공통점은 첫째, 올해의 상황을 표현한 밀운불우를 의식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는 지난 것의 성찰을 담고 있다는 점에서 과연 사회의 지도자들다운 발언이라는 판단을 가능케 한다.

두 번째 공통점은 희망의 메시지라는 점이다. 그리고 이 희망의 메시지는 개인적인 희망이 아니라 좀더 나은 사회를 만들려는 공동체의 희망을 전한다. 이 점에서 이들의 희망의 메시지는 이들 대선후보들에 대한 정치적 선호 여부를 떠나 누구나 공유할 수 있는 것이다.

물론 이들 대선후보가 대선후보의 전부라거나 또는 이들의 성찰과 희망의 메시지가 구체적인 실천과 책임을 수반하는가는 전혀 별개의 문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들 대선후보의 메시지에 사회가 귀 기울이게 되는 것은 이들 메시지를 통해 지도자로서의 면모를 재확인하기 때문이다.

▲ 이대엽 시장의 송년사를 보니 이들 대선후보가 선보인 그런 성찰의 메시지는 전혀 보이지 않는다. 오히려 “재선의 영광”을 과시하는 오만과 “확고한 신념이 섰을 때는 거침없이 밀고 나가겠다”는 독선을 늘어놓고 있다.     ©조덕원

그렇다. 지도자는 지도자다워야 하며 적절한 때에 적절한 메시지를 전할 수 있어야 한다. 메시지 없는 지도자는 지도자가 아니다. 어쩌면 사이비일지도 모른다. 그럼 우리들 삶의 터전인 성남은 어떠한가?

이대엽 성남시장의 송년사를 보니 이들 대선후보가 선보인 그런 성찰의 메시지는 전혀 보이지 않는다. 오히려 “재선의 영광”을 과시하는 오만과 “확고한 신념이 섰을 때는 거침없이 밀고 나가겠다”는 독선을 늘어놓고 있다.

재선의 영광을 과시하는 오만에서 오히려 ‘망령’의 이미지가 떠오르는 것은 왜 일까. 확고한 신념이 섰을 때는 거침없이 밀고 나가겠다는 독선에서 오히려 시민의 의사를 깔아뭉개면서 밀어붙인 ‘시청이전의 악몽’이 떠오르는 것은 왜 일까.

신년사는 어떠한가. 희망의 메시지가 전혀 없다. 그저 자신이 치적으로서 추진해보겠다는 공약사업들의 현란한 나열뿐이다. 그러나 어찌 하랴. 이들 사업들이 지난 민선3기처럼 좌충우돌을 반복할지 모를 일이며, 어쩌면 현실화되지 않는 시장 자신의 흉몽으로 남을지 모를 일이다.

이대엽 씨가 시장을 맡은 이래 그가 발표하는 주요 공적인 발언들에서 항상 느끼는 것이지만 그에게는 때와 상황에 맞는 적절한 메시지가 없다. 메시지가 없다? 개구부재설두(開口不在舌頭)라 입을 열어 말하는 것은 전혀 혀 끝에 있지 않는 법, 과연 그가 시장답느냐 하는 것이다.

연말연시 삶에 지치고 희망에 목말라 있는 시민들이 성남자치의 수장을 맡은 시장에게 듣고 싶은 것은 무엇일까. 의미 있는 성찰과 밝은 희망의 메시지일까, 아니면 메시지 없는 그렇고 그런 송년사·신년사일까.



 
  • 이대엽 前 성남시장 성동구치소에 ‘재수감’
  • 이대엽 前 성남시장 대법원서 ‘징역4년’ 확정
  • 이대엽 전 성남시장 ‘징역 4년’ 선고
  • 민선4기 공무원 승진인사 비리 또 다시 ‘적발’
  • 이대엽 전 성남시장 28일 보석으로 ‘출소’
  • 이대엽 전 성남시장, 징역 7년 중형선고
  • 이대엽 전 성남시장, 징역 10년·벌금 3억6000만원 구형
  • 이대엽 전 시장 일가 ‘백화점식 비리’ 발각
  • 이대엽 전 성남시장 구속영장 ‘발부’
  • 검찰, 이대엽 전 성남시장 구속영장 청구
  • 이대엽 전 시장, 피의자 신분 검찰 출두
  • 성남신청사 건설비리 의혹 드러날까?
  • 초호화 신청사 건립에 ‘호화양주’까지
  • 이대엽 전 성남시장 일가 ‘수난시대’
  • 이대엽 전 성남시장 자택 ‘압수수색’
  • 성남시 인사비리·직권남용 실체 드러날까?
  • 이대엽 전 성남시장 ‘출국금지’
  • “몸통 놔두고 꼬리 자르기식 수사 안 된다”
  • 이대엽 前 시장 친인척비리 드러나나?
  • “신청사, 정치적 이용되지 않았으면…”
  • 많이 본 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