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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엽 성남시, 삼류영화는 그만!”

시·의회간 시정추진협의, 의원들 신랄하게 비판

벼리 | 기사입력 2007/06/25 [23:26]

“이대엽 성남시, 삼류영화는 그만!”

시·의회간 시정추진협의, 의원들 신랄하게 비판

벼리 | 입력 : 2007/06/25 [23:26]
왕년의 영화배우 이대엽씨가 시장으로 있는 ‘이대엽 성남시’가 또다시 ‘삼류영화’를 의원들에게 선보였다가 된서리를 맞았다. ‘시·의회간 시정추진협의’가 그것이다. ‘눈 밝고 입 바른  의원들’은 영화의 품격을 높이든가 그럴 능력이 안 되면 삼류영화 상연을 당장 중단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25일 오후 4시 이대엽 성남시는 성남시청 대회의실에서 성남시 국·소장·구청장들과 성남시의회 상임위원장 및 간사들이 참석하는 ‘시정추진협의’라는 이름을 가진 회의를 개최했다.

이 회의는 시·의회간 시정추진협회를 운영해 ‘지역 및 시정의 현안 및 쟁점사항에 대한 사전 설명 및 협의’를 갖고 이를 통해 ‘의회 회기 중 시·의회간 의견 불일치로 초래된 양 기관의 대시민 이미지 실추 및 시민불편을 해소한다’(?)는 이상한 명분을 만들어 처음 열리게 된 것.

▲ 시의회 운영위원회에서 의회에서 다루는 모든 의제가 의회 운영위원회를 거치게 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시 집행부가 일부 의원들만을 상대로 일방적으로 추진했다는 점을 문제 삼으면서 시정추진협의회 개최 자체에 대해 의원들의 신랄한 비판을 받았다.     ©성남투데이

그러나 이미 이 회의는 이날 오전 중에 열린 의회 운영위원회에서 의회에서 다루는 모든 의제가 의회 운영위원회를 거치게 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시 집행부가 일부 의원들만을 상대로 일방적으로 추진했다는 점을 문제 삼으면서 회의 개최 자체에 대해 의원들의 신랄한 비판을 받은 바 있다.

특히 의회 운영위에서 열린우리당 김유석 대표, 최만식·윤창근·김해숙 의원, 한나라당 이재호 간사는 회의 개최 자체에 대해 “의원들의 의회활동에 대한 시 집행부의 사전 정지작업 및 무력화 시도”라고 신랄하게 비판했다.

이와 관련, 이들 의원은 최근 이대엽 시장이 시 공무원들을 상대로 의원들이 마치 비리로비나 벌이는 듯 수준 이하의 억지 비난이나 늘어놓으면서 의원들의 의정활동에 협조하지 말라는 ‘의회 배제’ 방침을 내린 일을 거론하며 “앞뒤가 맞지도 않는 속 보이는 짓”이라고 비판했다.

또 이들 의원은 시 집행부가 요청한 이 회의의 개최를 결재한 이수영 의장, 박권종 부의장이 사전에 교섭단체 대표와의 협의를 거치지 않았다는 점에서 “이대엽 시장을 중심으로 의회 활성화에 주도적 역할을 맡고 있는 교섭단체를 무력화시키려는 시도”라고 비판했다.

이들 의원은 의장이 의회 운영과 관련된 주요업무는 교섭단체 대표와 협의하기로 되어 있는 의회 회의규칙를 들어 명백히 이를 위반한 것이라며 교섭단체 무력화에 나선 시 집행부와 함께 이수영 의장, 박권종 부의장의 반의회주의 행태를 집중 성토했다.

의원들의 신랄한 비판이 내내 이어진 것과는 달리 조희동 행정기획국장은 아무런 근거 제시도 없이 “서로 잘해보자는 순수한 취지(?)임을 믿어달라”는 말을 되풀이했다. 그녀는 또 의회사무국에 보낸 협조공문에 “‘협의’라고 한 것은 잘못되었다”고 ‘지우개’작전을 펴기도 했다.

그러나 그녀의 섣부른 ‘지우개’ 작전은 ‘뭍에 나온 거북이가 저가 지나간 흔적을 지운다고 꼬리를 흔들어 결국은 저가 지나간 흔적을 고스란히 남긴 격’이다. ‘공무원은 공문으로 말한다’는 점에서 의회활동에 대한 시 집행부의 사전 정지작업 및 무력화 시도가 탄로나자 서둘러 이를 감추려는 발언이기 때문이다.

시·의회간 시정추진협의는 첫 회의가 열리자마자 일부 의원들로부터 역시 신랄한 비판을 받아야 했다. 첫 회의임에도 불구하고 조희동 행정기획국장의 일방적인 브리핑이 시작되자 열린우리당 부대표인 지관근 예산결산특별위 위원장은 이를 제지하고 회의 개최 자체는 물론 회의 내용에 대해서도 집중 문제점을 비판했다.다.

회의 개최 자체에 대해 지 위원장은 “사전에 충분한 협의가 없었고 상임위원장·간사만 듣고 다른 의원들에게 전하는 것은 의회 위상상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시·의회간 시정추진협의 자체를 근본적으로 재검토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회의 내용에 대해서도 지 위원장은 시 집행부의 의제 설정의 일방성을 비판했다. 이와 관련, 그는 근거로서 “진짜 지역은 물론 시정 현안들인 청소년육성재단 구성 관련 논란, 창곡․송파신도시(위례신도시) 구상, 고도제한 추가완화제, 시립병원 설립, 공기업 이전대책, 제1공단 활용방안, (1단계 재개발 추진상황, 중동 도시환경정비사업 등)구시가지 재개발, 공동도매물류센터 설립대책, 모란장 활성화, 백현유원지 활용방안이 회의 자료에 단 하나도 의제로 설정되어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열린우리당 고희영 의원은 “성남시에 지금 당장 필요한 것은 시·의회간 시정추진협의가 아니라 패쇄된 브리핑룸을 다시 열어 지역언론을 비롯한 언론과  모든 성남시민들을 염두에 둔 브리핑을 활성화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쓸데없는 짓 하지 말고 브리핑제도만 잘 운영해도 문제를 최소화할 수 있다는 비판인 셈이다.

고 의원의 이 같은 내용의 발언은 지방자치제 운영을 시·의회로 구성되는 공식기구에 한정하는 좁은 시야를 뛰어넘어 시민적 시선에서 제기한 발언이라는 점에서 시 집행부 입장에서도 시·의회간 시정추진협의의 중단을 대신할 수 있는 대안을 제시한 발언으로 평가된다.

한나라당 김재노 의원은 “시·의회간 시정추진협의가 사전에 의회와의 협의가 미흡했을 뿐 아니라 소속 상임위인 도시건설위에서 이미 문제점들을 지적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무시하고 올라온 의제가 있다”며 추진 배경에 강한 의구심을 드러냈다.

▲ 시정추진협의회에서 조희동 행정기획국장의 일방적인 브리핑이 시작되자 열린우리당 부대표인 지관근 예산결산특별위 위원장은 이를 제지하고 회의 개최 자체는 물론 회의 내용에 대해서도 집중 문제점을 비판했다.   ©성남투데이

실제로 이날 상정된 회의 의제에는 도시건설위에서 ‘배보다 배꼽이 큰 사업’, ‘외지인 및 특정인에 대한 과다특혜’, ‘사업우선순위 타당성 취약’ 등 이미 도시건설위원들로부터 충분히 문제점들을 지적받은 자연취락지구 정비사업(수정구 건설과 소관)이 또다시 올라와 눈총을 받았다.

한나라당 유근주 의원은 “알맹이가 없다”며 회의 내용을 문제삼았다. “의제 자체가 상임위 활동은 물론 업무 청취와 중복된다”는 것이다. 공연히 시 집행부가 시간 낭비하며 헛질하지 말라는 뼈 있는 일침이다.

유 의원은 또 “교섭단체 대표단과 미리 상의해서 했어야 잡음이 없다”며 시·의회간 시정추진협의가 교섭단체 무력화 시도임을 비판하고, “시 집행부가 고칠 것은 고치고 안 할 것은 안 해야 한다”고 지적해 시 집행부의 의회 사전 정지작업 및 무력화 시도가 중단되어야 한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이날 시·의회간 시정추진협의 회의에는 전원 참석한 시 집행부와는 달리 14명의 의회 상임위원장 및 간사들 중 윤창근 의회운영위 간사, 정종삼 사회복지위 간사, 장대훈 도시건설위 위원장, 이영희 윤리특위 위원장이 불참해 그야말로 형식적인 회의에 그치고 말았다.

문길만 경제환경위 위원장, 최윤길 사회복지 위원장은 회의 시작과 동시에 회의장을 빠져나갔고 이상호 자치행정위 위원장 역시 회의 중간에 빠져나갔다.

이날 회의 도중 빠져나간 이상호 차지행정위 위원장은 회의 종료 후 분당의 모음식점에서 열린 양측이 참석하는 저녁식사를 겸한 술자리에 다시 나타나기도 했다. 

이 술자리는 의원측에서는 이상호 자치행정위 위원장을 비롯해 이형만 의회운영위 위원장, 김재노 도시건설위 간사, 황영승 예산결산특위 간사(모두 한나라당 의원들)만이 참석했으며 처음부터 이 시장이 참석해 ‘위하여!(?)’를 연발하며 이끌었다.

이날 의회 운영위는 물론 시·의회간 시정추진협의 회의에서 눈 밝고 입 바른 의원들의 발언을 모아보면 ‘시·의회간 시정추진협의는 삼류영화에 불과하다’는 지적으로 요약된다. 또 이들 의원은 ‘저질영화의 품격을 높이든가 그럴 능력이 안 되면 상연을 즉각 중단할 것을 요구했다’고 볼 수 있다.

한편 성남투데이의 취재 결과, 행정기획국에서 추진한 시·의회간 시정추진협의는 시 집행부 내부에서조차 전혀 사전의견 수렴 및 조율 없이 일방적으로 추진된 것으로 드러나 시 집행부 내부시스템이 망가질대로 망가진 것으로 판단된다.

또 일부 시 공무원들은 시·의회간 시정추진협의를 기획하고 추진한 행정기획국 정책기획과 관계공무원들에 대해 “제대로 기획하고 추진해도 결코 녹녹치 않은 시·의회간 시정추진협의를 관계공무원들이 과연 수행할 능력이 있는지 의심스럽다”는 의견을 나타냈다.

정책기획과 K 과장은 이대엽 시장 라인으로 분류되는 공무원이며 S 기획팀장 역시 이대엽 시장의 공직선거법 위반 관련 2심 재판 당시 이대엽 시장을 위해 증인으로 나서 공직사회의 주목을 받은 바 있다.

시 공무원들, 의원들의 뒷 얘기들을 통해 드러나는 것은 행정기획국 정책기획과에서 기획하고 추진한 시·의회간 시정추진협의는 시장 라인에 있는 일부 맹목적인 충성파 공무원들이 의회만 개회되면 이리 터지고 저리 터지는 이대엽 시장을 위해 무리하게 프로젝트를 추진했다는 함의다.

열린우리당 의원들은 25일 열린 시정추진협의의 첫 회의를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하겠다는 입장으로 알려져 앞으로 이대엽 성남시가 시·의회간 시정추진협의를 무리하게 이어가기는 힘들 전망이다.

* 25일 열린 시·의회간 시정추진협의에 올려진 의제를 둘러싼 문제점을 상세하게 다룬 분석기사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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